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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헌금으로 부동산 투자' 추기경 등 바티칸 재판에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1/07/04 [11:38]
한때 교황청 2인자 안젤로 베추 포함...교황 명령으로 2년간 수사

'신자헌금으로 부동산 투자' 추기경 등 바티칸 재판에

한때 교황청 2인자 안젤로 베추 포함...교황 명령으로 2년간 수사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1/07/04 [11:38]

 

 

한때 교황청 2인자 안젤로 베추 포함...교황 명령으로 2년간 수사

 

신자들의 헌금으로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추기경직을 박탈당한 안젤로 베추(73. 사진)추기경이 바티칸 재판에 넘겨졌다. 4,700억원 규모의 '런던 부동산 스캔들'에 연루된 다른 개인 5명과 기업 4곳도 함께 기소됐다.

 

교황청 공보실은 3(현지시간) 성명에서 2년간의 조사 끝에 베추 추기경 등에 대한 공판기일이 오는 27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황청 국무원이 신자들 헌금으로 조성된 베드로 성금을 부당하게 사용해 영국 런던의 고급부동산 등에 투자했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국무원은 교황청 자금관리와 재무활동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국무원은 2013년 이탈리아 사업가 라파엘레 민초네가 운영하는 펀드를 통해 런던 첼시지역 고급부동산 지분 절반 등에 2억유로(2,687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2018년까지 18,000만유로(2,418억원)의 투자손실이 발생했는데도 국무원은 오히려 추가 투자를 했다. 결국 2018년까지 총 투자액이 35,000만유로(4,702억원)에 달했고 상당한 손실을 냈다.

 

이 부동산 스캔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명령에 따라 20197월 조사가 시작되면서 알려졌다. 런던 건물의 인수 비용을 재융자하려 국무원이 15,000만유로(2,015억원)의 대출을 요청한 것에 처음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로써 베추는 추기경으로서 처음 바티칸 형법에 따라 기소된 오명을 안게 됐다. 횡령과 권한남용, 위증교사 등의 혐의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국무원 국무장관이었던 베추 추기경은 스캔들 전까지는 차기 교황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인물이다. 교황청 조사에서는 그가 런던 부동산 투자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지목됐으나 자신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성명에서도 자신은 결백하며 음모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민초네와 또 다른 브로커 잔루이지 토르치는 횡령과 사기,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교황청 금융감독기구인 금융정보원(FIA) 수장을 지낸 레네 브룰라르트와 컨설턴트 체칠리아 마로냐도 각각 권한남용과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기소된 기업은 스위스 기업 2곳과 미국·슬로베니아 기업 각각 1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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