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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 고통을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시키는 황성원 작가의 개인전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1/11/23 [11:39]
12월 24까지 지웅파인아트갤러리서 개최...‘빛과 우연이 빚어낸 감각의 세계’ 보여줘

육체 고통을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시키는 황성원 작가의 개인전

12월 24까지 지웅파인아트갤러리서 개최...‘빛과 우연이 빚어낸 감각의 세계’ 보여줘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1/11/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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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까지 지웅파인아트갤러리서 개최...‘빛과 우연이 빚어낸 감각의 세계보여줘

 

앞으로 나아가 끝내 피우려 하는 그 숙명이, 그렇게 나를 아름답고 벅차게 하는구려.

그대의 마음이 참 맑은가 보오.”

 

육체의 고통을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시키는 황성원 작가의 다섯번째 개인전 <Winter, Flower>이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지웅파인아트갤러리에서 22일부터 1224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겨울, >이라는 제목으로, 상반되지만 매력적인 두 개의 존재들을 표현했다.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작품들로 구성해 현실 밖의 자연에서는 공존할 수 없지만 서로를 찬양하는 듯한 이미지들이 선보인다. 겨울을 연상하는 차갑고 고독한 이미지,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반대로 화려하고 화사한 꽃의 실루엣을 감상할 수 있다.

 

응용회화를 전공한 황성원 작가는 교통사고와 강직성 척추염의 고통이 극심해지면서 붓이나 나이프가 아닌 카메라를 들고 이를 도구 삼아 빛과 바람의 그림을 그려내는 작가가 됐다. 빛과 우연이 빚어낸 감각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가이다.

 

움직이는 모든 관절이 아프고. 앉고 서는 일이 고통스러운 그는 한정된 공간에서 몸이 허락할 때만 작업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터치할 때, 마치 전기고문처럼 손가락이 저릿하고 머리가 짓눌리는 압박감이 생긴다. 24시간 통증을 계속 참아야 하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고통을 각오하고 일을 한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열정과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구원지자 숙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는 말한다. “너무 아파서 죽고 싶었을 때,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던 햇살은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얼음장 같던 몸과 마음을 따스한 온기로 감싸주는 느낌이 마치 제가 빛의 일부분이 되는 것 마냥 물아일체(物我一體)가 되는 심정입니다.”

▲ Untitled, 2021, 23 x 35, 아크릴 액자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아트디렉터  아눅은 황 작가의 마음을 읽어 냈다. 그리고 황 작가의 밝은 면을 캐치해서 거기에 맞는 사진을 골랐다. 아닌게아니라 이번 전시작품에서는 지난 네 번의 전시와는 다른 밝음이 느껴진다.

 

아눅 아트디렉터가  이번 전시에 붙인 글은 전시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듯 하다. 황 작가도 그의 글에서 삶이 힘겹지만 한편으로는 항상 고통스럽지만은 아니어서 숙명처럼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끝내 꽃을 피우는 맑고 단아함으로 삶의 의지를 표현했다” “그래서 이번 제 작품에서는 빛이 더욱 도드라지는 것들을 선보이게 되었다고 말한다.

 

다음은 아눅의 글 내 마음이 밝은 가 보오全文.

 

그대의 흔들려 있는 잔상들이 내 머릿속에 남겨놓은 여운은 온통 밝고 따뜻하다오.

그것들과 함께 흔들려져 저 멀리의 세상에 스며들었던 것처럼,

눈앞에 선명하게 온전한 형태로 보이는 것들 보다도

나는 그것들에게 흠뻑 적셔져 본 것 같소.

 

그대의 심연에는 어떠한 일렁임이 있었을까.

 

11월에 꽃이 피었다하오.

. 안쓰럽지 않소.

 

매서운 추운 바람 불어 오려는 그 떄에 그 꽃봉오리 피우느라 그녀석 얼마나 마음 졸였겠소

그 꽃봉오리 얼마나 힘을 주었겠소

 

아직은 첫서리 내리기 직전, 피워낸 그 떨림에

나는 참으로 눈물겹소.

 

그러한데도, 그 흔들린 꽃나무들이, 물결들이 참 따뜻하오. , 밝소.

겨울꽃이 피워낸 그 치열한 소음이 참 벅차오.

 

그대, 그대의 손이, 걸음이, 앞으로 나아가 끝내 피우려하는 그 숙명이.

그렇게 나를 아름답고 벅차게 하는구려.

 

그것들을 보고있자니 참. 살아 볼만하오.

80의 노인이 되어 주름진 손으로 그대의 등을 쓸어 내주고,

일곱살배기 어린아이가 물장구치듯 해맑게 장난을 치고 싶소.

 

이렇게, 다시 보아하니

 

그대의 마음이 참 맑은 가 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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