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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대부' 김흥룡 전 나사로의 집 원장 별세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22/08/27 [10:13]
죽음의 위기 넘긴 뒤 목사 안수, 30년간 봉사

'쪽방촌 대부' 김흥룡 전 나사로의 집 원장 별세

죽음의 위기 넘긴 뒤 목사 안수, 30년간 봉사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22/08/27 [10:13]
▲ 쪽방촌 대부' 김흥룡 전 나사로의 집 원장. 유족 제공. 연합뉴스   


죽음의 위기 넘긴 뒤 목사 안수, 30년간 봉사

 

서울역 부근 쪽방촌에 목욕탕 겸 쉼터 '나사로의 집'을 만들어 30여 년간 봉사한 김흥룡(金興龍) 목사가 26일 오후 4시께 부천성모병원에서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엽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1939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나 중학교 졸업 후 시작한 탄광 광부 일이 너무 힘들어 군 제대 후 무작정 상경했다가 서울역에서 1년 정도 노숙하며 구걸을 한 경험이 있다. 이때 목욕을 하지 못해 비참했던 경험이 후일 '나사로의 집'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이후 찹쌀떡 장사, 이발소 조수, 고교 급사, 방범대원, 의료 공장 노동자를 거쳐 1975년 보리차를 끓이는 일용직 사환으로 한국은행에 들어갔고, 2년 후 정규직 도서관 사서가 됐다. 걸인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잠바 벗어주기 운동''지하철 내 서적 제공 운동'을 벌였고, 이 일로 대통령 표창과 서울시민대상 등을 받았다.

 

19781차 수술로 오른쪽 콩팥을 제거했고, 19852차 수술로 왼쪽 신장의 3분의2를 도려낸 뒤 "살려 주시면 남은 삶은 헐벗은 이웃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고, 죽음의 위기를 넘긴 뒤 신학 공부를 시작해 1993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 2002년 SBS TV에 방영된 고인의 모습.연합뉴스  

 

1995년 퇴직 후 19975월 은행 퇴직금 3천만원을 털어 서울역 부근 쪽방촌에 50평짜리 목욕탕 겸 쉼터인 '나사로의 집'을 설립했다. 건물 옥상에 비닐하우스로 교회도 만들었다. 걸인들을 먹이고 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목욕을 시켜주고 이발도 해줬다. 주변에서 헌 옷을 모아 나눠주기도 했다. '거지 왕초'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런 와중에 2006년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2010년 위암 판정을 받고 두번 수술 끝에 위를 모두 들어냈다.

 

아들 김범석 목사에 따르면 고인은 2019년까지도 나사로의 집 봉사를 중단하지 않았고, 신장 결석이 생기고 위암이 피부암으로 번진 뒤에야 결국 하늘로 떠났다.

 

'나는 무엇으로 남으리'(1995, 갑인출판사), '이 생명 다시 태어난다면'(1997, 교음사), '아빠 쪽방에서 함께 살아요'(2001, 문학관), '쪽방에도 봄은 온다'(2006, 문학관books), '오늘도 태양은 나를 위해 떠올랐다'(2008, 코람데오), '쪽방동네 거치왕초'(2012, 우리하나) '사망-마지막 사명에 도전하라'(2019, 코람데오) 등 저서를 남겼다.

 

유족은 부인 문금자씨와 사이에 2(김한석·김범석), 며느리 이군자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29일 오전 6, 장지는 화성 함백산추모공원. 032-340-7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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