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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 스님 화합정신 기리는 문화예술공간 ‘무산선원’ 개원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9/15 [20:02]
마당에 성모마리아상 설치...가톨릭신자 신달자 시인 참여 매달 시낭송회

무산 스님 화합정신 기리는 문화예술공간 ‘무산선원’ 개원

마당에 성모마리아상 설치...가톨릭신자 신달자 시인 참여 매달 시낭송회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2/09/15 [20:02]
▲ 2018년 입적한 무산 조오현 스님   


마당에 성모마리아상 설치...가톨릭신자 신달자 시인 참여 매달 시낭송회

 

서울 북악산 자락 삼청각 옆에 암자 '홍련사'를 리모델링한 문화예술공간 '무산선원' 19일 개원한다.

 

이 선원은 2018년 입적한 '무애(無碍)도인' 무산스님의 화합과 상생의 정신을 선양하는 공간이다. 생전 문화예술을 각별히 아꼈던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문화예술인들이 언제나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든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무산선원 주지 선일스님은 15일 개원 소식을 알리며 "매달 시와 소설 낭송회 및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화예술인들이 무산선원을 적극 활용하도록 장소와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홍련사라는 작은 암자를 리모델링해 태어난 무산선원은 약 660(200) 부지에 작은 법당과 강당 등 두 개 동으로 이뤄졌다.

 

법당 좌우와 뒤편 벽면에는 무산스님이 생전 남긴 그림을 복원해 누구나 법당 주변을 돌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강당에는 스님이 남긴 그림 10여점과 유골함, 가사(袈裟)가 전시돼있다. 시조와 그림에 능했던 스님 작품에는 사람들이 화합하며 차별과 분별이 없는 세상에 사는 모습이 담겨 있다.

 

마당에 있는 석조 불상 옆으로는 약 2높이의 성모마리아상도 들어설 예정이다. 누구나 종교 구분없이 선원을 찾아와 안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종교 간 화합의 상징이기도 하다.

▲ 오는 19일 문을 여는 '무산선원'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시낭송회가 열릴 예정이다. 사진은 기념 촬영하는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왼쪽부터), 시인 신달자 씨, 무산선원 주지 선일스님. 연합뉴스     © 매일종교신문

 

무산선원은 개원 당일 첫 시낭송회도 연다. 불교 선원에서 여는 시낭송회는 시인 신달자 씨의 아이디어다. 가톨릭 신자인 신 씨는 생전 무산스님과 인연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개원을 앞두고 선원을 찾은 자리에서 '문화예술인이 함께하는 시낭송회를 여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내놨다.

 

첫 시낭송회에는 정호승 시인과 원로인 이근배·오세영 시인이 참석해 자작시를 낭송한다. 배우 신영균 씨도 만해 한용운의 시 '추야몽(秋夜夢)을 들려줄 예정이다. 안숙선 명창은 개원 기념 공연을 한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권영민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문학평론가)"무산스님이 세상을 떠나신지 벌써 4년이 지났다""무산스님은 늘 경계를 무너뜨리고 여러 세계를 넘나든 어른이다. 시와 소설·음악·미술을 모두 아우르고 함께 문화예술인과 담론을 즐겼다"고 소개했다.

 

권 교수는 "무산선원 개원을 계기로 만해스님이 보여줬던 민족과 자주독립을 향한 깊은 뜻을 계속 받들겠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살기 어려워지는데, 시낭송회를 통해 위로받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많은 문화예술인의 동참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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