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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비 내린 저녁의 감상

신명상 | 기사입력 2022/09/20 [06:30]
늘상 바뀜의 변화는 느끼지 못하고 겨울도 따라서 곧 이어질 것이다

9월, 비 내린 저녁의 감상

늘상 바뀜의 변화는 느끼지 못하고 겨울도 따라서 곧 이어질 것이다

신명상 | 입력 : 2022/09/20 [06:30]

 


9
, 비 내린 저녁의 감상
 

 

9, 어느 저녁 조용히 비가 내렸다

비의 기척 어떤 알림도 없이.

 

소리 없이 역시 비는 그치고

잠깐 시간의 거리를 두고

깜짝 충격 같은 전율에 멈칫한다

기온 감촉의 차이가 완연한 것이다.

 

바람의 기운부터 결이 틀리고

날빛의 빛갈도 다르다

 

내 마음 아롱곳 않고 틀림없이

가을은 한층 깊이 있는 것 같다.

 

구름 한가득 고이며

하늘은 흘러 퍼져 내리고

부유스름한 한 묵화처럼

흐릿한 흑백의 명암이 아련하다.

 

차츰 회색빛 어둠이 짙어 지며

두꺼운 검은 구름이 쌓여 간다

 

흑빛갈로 입혀지는 하늘

내 의향 여기 어디에도 역시 없고

한 날이 지나고 있는 것이다.

 

조용히 비 내린 잠시 동안

바람의 기운도, 날빛의 빛갈도

다른 감각으로 이렇게 새삼 다가왔다

 

오가는 계절 생각의 겨를도 없이

어느새 가을이 된 것이다.

 

마음 아쉬움은 또 마음 뒷전에 놓고

느린듯 하나 어긋남 없는 계절

 

늘상 바뀜의 변화는 느끼지 못하고

겨울도 따라서 곧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새 계절은 바로 바로 올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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