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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여자들 [박현선 에세이]~금빛 화살

박현선 작가 | 기사입력 2023/01/02 [11:04]
제1부_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야!

1. 금빛 화살

꿈꾸는 여자들 [박현선 에세이]~금빛 화살

제1부_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야!

1. 금빛 화살

박현선 작가 | 입력 : 2023/01/02 [11:04]

  박현선 작가 © 매일종교신문


박현선 작가는 2020년 44편의 글로 산문집 '용맹이, 사과나무 밑에 잠들다'를 출간하며 산문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2022년 2월 두 번째 산문집 '꿈꾸는 여자들'로 산고를 끝냈다.
 
코로나 펜데믹 시대 일상에 부딪히며 고통받는 이들이 마치 친구에게 위로받는 그때처럼, 부드럽게 화답하는 치유의 글로 엮었다.
 
개인적인 삶은 물론 옹골진 타인의 삶에서 느끼는 감동의 기억 외‘ 생활 부동산’ 상식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겪었던 경험, 사례로 도움을 주고자 집필하였다.
  
1. 금빛 화살
 
백의민족을 상징하듯, 선수들은 흰색 유니폼을 단정하게 차려입었다. 휘익~, 활시위를 당긴다.  화살이 시위 를 떠나 과녁 중심에 ‘쾅!’ 꽂힌다.
 
도쿄 올림픽을 보고 있다. 애국가 가 울려 퍼지자 선수들 눈시울이 붉어졌다. 활의 움직임이 아름답다. 이렇게 선수들은 자신의 몫을 감내하기 위한 날갯짓으로 승리 를 얻어냈다.
 
이날을 위해 멈추지 않고 부단히 정진했을 것이다. 우리는 그래서 그들을 가슴 깊이 끌어안고 찬미한다.
이 살아있는 움 직임에 이끌려 간다. 내 삶의 자세를 두드리며 물어본다. 
 
‘나는 움직 이고 있는가?’ 올곧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행동해 가고 있는가? 
 
소박한 욕심이 허용된다면 살아냄의 옹골진 노력이 빚어내는 삶의 의미 하나쯤 붙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의 시간은 한정된 공간 속에 놓여 있고, 매 순간 나 자신에 닥치는 여러 상황을 견디며 이겨나가길 요구한다.
 
살아가는 일이 운동 경기와 비교되는 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어떤 경기치고 인생살이 자세와 그리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어떤 선수들이든 시합에 출전 하기 위해 오랜 시간 마지막 땀방울 하나까지 쏟아붓는다.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결과는 그동안의 정성과 땀이 표현해 준다. 흘린 땀의 노력에도 패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임의 무게가 그 선수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
 
자신의 전부를 걸고 멋진 승부를 펼쳤다면 패배의 순간을 이겨내고,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날 수 있다. 때론 올림픽에서 목전의 승리를 위한 반칙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용서받지 못할 승자보다는 깨끗한 패자에게 오히려 박수를 보낸다. 욕심으로 승리를 훔친 더러운 승자는 끝내 자신을 속인 자책에 두려울 것이다.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
 
살다 보면 일에 따라 결과를 예측할 순 없지만, 정성 어린 자세로 마주 서는 건, 선수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으리라. 모질게 자신을 다지며, 서두르거나 얄팍함에 빠지지 않고 튼실하게 세상에 맞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생각이 이어진다. 경기가 시작되면서부 터 열기는 달아올랐다. 관중은 저마다 자국의 선수들을 응원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정작 고군분투하는 선수보다 응원하는 사람이 더욱 열을 올렸다. 펜데믹 시대로 1년 늦게 개최된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선수들의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소리를 잃어버린 관중석이 되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어깨가 빠지라고 힘껏 화살을 날렸다. 바람을 가르며 과녁 중심에 화살이 꽂히니, TV로 올림픽을 시청하던 이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른다.
 
승부의 세계는 어디까지나 이성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감성의 세계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집중력으로 뭉쳐진 예리한 눈동자로 활을 과녁에 적중시키는 선수의 얼굴이 요동친다.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사람의 희로애락이 한눈에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진다. 굳은 의지로 꼭 적중시키겠다는 신념이 날개가 되어 과녁 중심을 뚫었다. 선수들의 지난날 행군의 길은 험난했으리라.
 
하지만 ‘기필코 해 내리라.’라는 굳은 신념이 지금의 자리를 만들었을 터. 지루하고 지쳐가는 여름이다.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나도 이겨 낼 수 있어!’라는 극복의 파이팅을 외쳐본다.
 
‘선수들 머리 위로 폭죽 터지듯, 햇살이 쏟아져 내리네!’
 
 박현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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