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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프란치스코 교황 흔드는 보수파 “다음 교황은 정반대의 사람”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1/20 [09:48]
교황 엄호 베네딕토 16세 선종 이후 반발 고조...펠 추기경 쪽지 파장

'진보‘ 프란치스코 교황 흔드는 보수파 “다음 교황은 정반대의 사람”

교황 엄호 베네딕토 16세 선종 이후 반발 고조...펠 추기경 쪽지 파장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3/01/20 [09:48]

 

▲ 2016년 6월 28일 베네딕토 16세(오른쪽)가 바티칸에서 열린 그의 사제 서품 65주년 기념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인사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동성애·피임·낙태 긍정 개혁파프란치스코의 도덕성, 검찰과의 유착 가능성 거론

 

지난달 진보적 프란치스코 교황을 엄호하던 베네딕토 16세의 선종 이후 가톨릭계 보수파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베네딕토 16세가 그간 보수파 구심으로서 '프란치스코 비토' 목소리를 눌러왔지만, 교리 수호를 중시하는 보수파가 더는 참지 않을 분위기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18(현지시간) 바티칸 고위 인사가 지난해 이탈리아 기자를 비밀리에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 비판이 담긴 7장 분량의 쪽지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쪽지는 교황의 도덕성을 직격하고 교황이 추진하는 재정개혁안을 때리는 내용이다. 교황과 검찰의 유착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그러므로 다음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모임)에서는 프란치스코와 정반대의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문장으로 정리되는 쪽지이다.

 

최초의 신대륙·남반구(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계에선 매우 이례적인 개혁파다. 동성애, 피임, 임신중지(낙태)에 전향적이었고, 가톨릭의 식민지배 가담과 사제들의 성추행에 적극적으로 사과했다. 이혼한 신자에게도 영성체를 허용했고, 사생아 세례 금지도 풀었다.

▲ 최근 별세한 보수파 조지 펠 추기경은 교황의 도덕성을 직격하고 교황이 추진하는 재정개혁안을 때리는 내용의 쪽지를 기자에게 비밀리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쪽지를 전달한 바티칸 고위 인사는 지난 10(현지시간) 별세한 보수파 조지 펠 추기경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교계 서열 3위인 교황청 재무원장에 임명했지만, 뒤에선 '다른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펠 추기경은 아동 성추행 혐의를 받기도 했다.

 

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집요하게 흔들었다. 영국 더 스펙터에 익명으로 투고한 글에서 전 교황(베네딕토 16)이 사망하면 프란치스코는 전임자를 더 이상 의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대담해질 것이라며 보수파를 자극했다.

 

베네딕토 16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적극 엄호했다. 바티칸 매거진의 전 편집장인 루세타 스카라피아는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을 때도 그에 대한 충성을 보이며 보수파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렸다그의 죽음은 균형의 종말이라 설명했다. 영화 '두 교황'에 나오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의 우정과 애증이 현실에서도 유효했던 셈이다. 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는 건강을 이유로 2013년 스스로 물러났다.

 

가톨릭 전문 웹사이트 웨어 이즈 피터를 운영하는 마이크 루이스는 이달 들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저항이 매우 심해졌다"올해 10월 열리는 세계주교총회(시노드)가 정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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