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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성리학의 이기론(理氣論)’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4/21 [09:40]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성리학의 이기론(理氣論)’

정영부 | 입력 : 2023/04/21 [09:40]

성리학의 이기론(理氣論)

 

도가(道家)에서는 무병장수를 위하여 기를 잘 기르고 보존하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자면 생리적 필요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연금술과 호흡법을 개발시켰다. 그런데 유가(儒家)의 생각은 달랐다. 생리적 욕구인 기는 오히려 다스리고 제어해야 할 대상이었다. 공자(孔子)혈기를 조심하라고 했고 순자(荀子)인간과 동식물에 공통된 힘은 기이나, 인간이 인간다우려면 이성으로 기를 제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맹자는 의지가 굳으면 기를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송대의 주희에 이르러 신유학에서의 기는 생리적 욕구를 넘어 존재를 구성하는 물질적 요소의 자격을 부여받았다. 자연세계의 구성원인은 물론 인간의 감정·의지·사유까지 포괄하는 것이 기의 역할로 이해된 것이다.

 

신유학(新儒學)인 성리학에서 기는 본래 유동적, 활동적이어서 원초 태극(太極)의 혼일적(渾一的) 기는 음양(陰陽)으로 자체 분화되고, 그것은 다시 오행(五行)으로 갈라진다. 모든 사물의 생성과 변화는 이 음양오행이 서로 갈등, 조화하는 과정이다(1). 그런데 이와 같은 기의 운동과 변화에는 일정한 질서가 있다. 주희는 이 질서를 리()라고 하였으며 우주를 주재하는 원리인 는 흠 없이 선하고 완전하기에 세계는 본래 조화롭고 질서가 잡혀 있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를 인간사(人間事)에서도 실현해야 할 이념으로 보아 가 만물과 인간과 본성(本性)을 구성한다고 하고 이를 성즉리(性卽理)’라고 하였다.

그러나 ()’의 연원을 보면, 비록 유교 경전인 주역에도 가 언급되고 있지만, 원래 장자나 불교의 화엄경의 개념(2)이었던 것이 유교에 도입된 것이다. ‘()’ 또한 논어와 맹자에 나타나고 있지만, 이보다 노자, 장자의 도가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성리학은 불교나 노장사상에서 이와 기를 도입하여 형이상학적 체계를 갖추었다.

 

한편 성리학에서 는 천리(天理)이니 이는 곧 섭리(攝理) 같은 것으로(3) 신의 존재는 확신 못 하고 아쉬운 대로 그 행하는 이치만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도가의 영향이 크다. 도학(道學)에서는 섭리를 라 하고 그 실체는 라 하였는데 이는 유학(儒學)에도 큰 영향을 끼쳐 종국에는 기일원의 세계관을 유학에 꽃피웠다.(4)

 

성리학의 형이상학적 체계는 근원적 존재를 라는 원리적 측면과 라는 형질적 측면의 개념에서 중심 개념을 이로 잡느냐 기로 잡느냐에 따라 크게 두 개의 입장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이()철학, 곧 주리론(主理論)의 입장이고 또 하나는 기()철학, 곧 주기론(主氣論)의 입장이다.

주기론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장횡거(張橫渠 1020~1077)와 소강절(邵康節 1011~1077)이 있다.(5) 이들은 기를 최고의 유일한 존재근원으로 인식하고 여기에서 다양한 물질적 존재가 발생하고 전개되어 나오는 것으로 파악하는 기일분수론(氣一分殊論)(6)’을 주장했다. 이들은 는 기껏해야 운동의 질서 내지 규칙성, 즉 기의 법칙인 조리(條理)에 불과하여 기에 대해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리()는 기의 원인자도 아니고 주재자도 아니라고 주장한다.(7)

 

이에 비해 주리론자인 정이(程頤 1033~1107)와 주자(朱子 1130~ 1200)만물은 모두 다 하나의 천리(天理)이다.”라고 하며 하나의 궁극적 존재인 에서 모든 사물이 전개되어 나온다는 이일분수론(理一分殊論, 理氣二元論)(8)’을 주장했다. 여기서 를 사물의 구성요소로 본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Form)이요, 우주의식 정도로 본다면 플라톤의 이데아(Idea)에 해당하며, 존재자로 본다면 는 곧 하느님이다. 이러한 이기논쟁(理氣論爭)은 훗날 원명(元明)시대와 청()을 거치며 왕수인(王守仁 1472~1528), 왕정상(王廷相 1474~1544) 등에 의하여 장횡거의 기본체론(氣本體論)이 그 세를 굳혔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자의 성리학이 내내 득세하여 정도전(1342~1398) 이래 성리학의 정통설인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이 주류를 이었고 이황(1501~1570)에 이르러 그 정점에 다다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서경덕(1489~1546)의 기론(氣論)적 자연관이 나타났으며 이이(1536~1584)에 이르러서는 정통 성리학에서도 기발리승(氣發理乘)의 기일원론적 주장이 등장하였고 조선 후기로 갈수록 기일원론이 우세하였다.(9)

 

한편 성리학은 마음은 성(, 본성)과 정(,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10) 주자는 말하기를 성은 타고난 본성인 본연지성(本然之性)과 현실로 구현된 성인 기질지성(氣質之性)으로 구분되는데 본연지성은 리이고 기질지성은 리와 기가 혼합된 것이라고 한다.(11)

이를 표준이론에 비추어 보면 두 가지로 해석되는데

 

1) 본연지성은 영()이요 기질지성은 양심이며 정()은 정신체다.

2) 본연지성은 의 양심이며 기질지성은 의 상위정신체의 높은 쪽(지성)이고 정()은 상위정신체의 낮은 쪽(감정, 욕구)이다.

 

성리학이 영의 존재에 무지(無知 또는 無記)하다는 점과 리()가 기의 조리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주자는 2)의 뜻으로 말하였겠다.

 

▲ 主理論 입장의 이황과 主氣論 입장의 이이

 

한편 후대의 이황(李滉 1501~1570)은 그의 사단칠정론을 통해 주리론(主理論)적 입장에서 사단(四端)은 이()에서 나오는 마음이고 칠정(七情)은 기()에서 나오는 마음이라 했다. 그렇다면 인 사단은 표준이론의 양심이며 기인 칠정은 정신이니 역시 위 2)의 입장에 가깝다. 그런데 그는 는 천리(天理)로서 도()요 순리요 기가 유래하는 천지의 본체라고 주장한다. 이는 영()을 부인하다 보니 이()를 위로 무한히 확장시킨 개념으로 보인다.

 

반면 이이(李珥 1536~1584)는 주기론(主氣論)적 입장으로, 사단과 칠정이 모두 기에서 유래한다고 하며 본연지성은 따로 없고 있다면 기질지성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한다. 표준이론식으로 읽으면, 기질지성이 혼이고 본연지성은 혼의 일부인 양심이니 따로 구분할 일이 아니라는 것으로 사단은 양심체, 칠정은 정신체에 속하는 것이고 양심체와 정신체 모두 기에서 연원한 혼의 구성체이니 이이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결국 이황은 사람의 마음을 분석하여 양심 이상(以上)은 리라 했고 정신 이하(以下)는 기라 하였으며, 이이는 양심이 리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 리()가 어디서 기원하였느냐를 따지며, 이는 정신 즉 기에서 유래하였으니 기가 천하의 근본이라고 하는 주장이다. 결국 본연지성이 양심이라면 이이의 말이 맞을 것이나 사실은 본연지성이 영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황이 이치를 좀 더 제대로 본 것이다.(12) 결론적으로 표준이론으로 보면 본연지성은 천래(天來)한 리이니 영()이요 혼은 천지의 생의(生意)로 탄생한 것이며 기질지성은 리인 영과 혼이 만나 만들어진 혼의 양심체부분이다. 그렇다면 1)이 맞는 셈이다.

 

한편 성리학자들은 근원적 존재를 신() 대신 태극(太極) 또는 무극(無極)이라는 우주의 이치를 상정(想定)하였다. 여기에서 라는 원리(原理)라는 원료(原料)가 나와 이것이 양기와 음기로 나뉘어 五行(, , , , )으로 세상만물을 구현한다고 하면서 사람 또한 리와 기로 구성되는데, 죽으면 이산신멸(理散神滅), 와 기는 혼과 백이 되어 흩어지고 정신은 소멸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들이 보기에도 사람 어디인가에 자아의 주체가 있어 보이고 또 실재하는 귀신의 존재를 경험하지 아니하였을 리가 없어, 자아의 주체는 어떤 식으로든 영속(永續)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을 것이니 결국 사람이 죽으면 바로 소멸되는 것이 아니고 조상신이 되어 수대(數代)를 후손들에 붙어서 같이 산다는 앞뒤가 잘 안 맞는 구실과 논리체계를 만들어 그 귀신을 기리고 복을 구하는 제사를 지냈다. 또한 그들이 감지(感知)한 태극은 다른 말로 섭리. 섭리(攝理)는 다스릴이고 다스릴이니 다스리는 존재를 전제한다. 그러니 앞으로는 섭리인 태극을 말하고 뒤로는 섭리의 主體인 옥황상제와 천신을 인격화하여 이를 최고위급 귀신으로 믿고 복을 구했다.

표준이론에서 태극은 당연히 창조주 하느님이고 기는 하느님께서 물질세계에 불어넣으신 생명력이며 리는 하느님의 섭리다. 기의 조리인 셈이다. 그러니 태극을 하느님으로 보면 표준이론과 성리학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저러나 동양의 儒彿仙은 모두 창조주를 뺀 天理, 佛性, 만을 각각 이야기하였으니 서로 간에는 비록 큰 차이를 두고 있으나 표준이론으로 볼 때 그 세계관이 대동소이하다.

 

사실 기독교와 표준이론도 큰 차이가 없고 불교와 표준이론 사이에도 별다른 점이 없다. 무속(巫俗)도 마찬가지요 영지주의, 신비주의도 모두 마찬가지며 뉴에이지도 그렇다. 이는 표준이론이 통합이론인 이유도 있지만 사람들이 진리로 믿는 모든 종교와 사상은 대부분 모두 진리이기 때문이다. 진리 간의 소소(小小)한 차이점을 부각시켜 이를 기화로 금권을 누리고 사는 정치와 교회가 문제일 뿐이다. 즉 수준이 낮은 자아를 가진 못난 혼()이 문제이다. 하늘은 항상 진실을 보이는데 하늘의 자식(子息)들이 스스로 진실 앞에 눈을 가린다.

 

순자(荀子)수신(修身)’편에 치기양심(治氣養心)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기를 다스리고 마음을 기른다라는 말이다. ‘몸과 마음의 양생(養生)을 위하여 선기(善氣)를 섭취, 배양하고 사기(邪氣, 惡氣)를 물리친다로 봄이 적당하리라. 아무튼 기를 다스림으로써 마음을 양생하라는 뜻이니 이는 荀子가 마음의 근원이 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못난 혼들에게 실천적인 발전을 교훈한 말이라고 여겨진다.

 

<註釋>

1) 유학의 우주생성론은 최초, 三經 중 하나인 ()에서는 太極 兩儀四象 八卦라는 구조를 가졌으나 송()의 주돈이가 그의 태극도설(太極圖說)에서 太極 陰陽 五行 萬物로 정립한 후 이는 성리학의 자연철학 체계가 되었다.

 

2)

1. 주희의 는 도가의 와 실상 별 다름이 없다. 또한 화엄에서는 사법계(四法界)를 논하면서 이사무애(理事無礙)의 경지를 말한다. 이황은 그의 退溪集에서 만약 사물이 밖에 있다는 것만 알고, 에 이것과 저것의 차이가 없음을 모른다면 이것은 를 다른 것으로 여기는 것이니 안 될 일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가 같은 것이라면 一元이라는 생각으로 연결될 수 있다.

2. 주희는 불교의 五蘊論인간의 모든 감각작용이 곧 성(作用是性)’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그 불합리성을 비난하였다고 하는데 사실은 인간의 모든 감각작용이 곧 식(作用是識)’인 것을 곡해한 것이다. 불설의 佛性이니 대단한 곡해다. 인간의 성은 하늘의 리에서 오는 것인데 감각작용에서 온다고 하니 佛說은 과연 패설(悖說)이라는 것인가? 윤회하려면 성 정도는 돼야 하는데 식이 윤회한다하니 불합리하다는 뜻인가? 성은 리의 反影인데 어찌 윤회하느냐는 뜻인가?

 

3) 創造主 대신 비인격인 하늘을 상정(想定)한 것이고 攝理는 창조주 냄새를 풍기는 영혼학적 단어이다.

 

4) 儒學 쪽에서 道學氣一元을 그대로 주창한 의 장횡거(장재)朝鮮의 서경덕(1489~1546)은 모두 기의 근원을 (성리학이 주돈이의 태극도설이래 이기론에서 사용하는 太極이라는 말 대신) 道學太虛라는 용어를 그대로 가져다 썼다.

 

5) 송대의 철학자인 장횡거(張橫渠)는 기가 태허(太虛)’에서 기원한다고 하면서 태허는 형체가 없는 것으로 기의 본체를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강절(邵雍)의 경우도 세계의 근원을 하나의 기로 보고 하나의 기는 생성할 때 양()이 되고 소멸할 때 음()이 된다는 생성·소멸에 상응하는 음·양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소강절은 수리적 법칙으로서 의 운행과 세계 변화의 질서를 설명하였다.

 

6)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 기본체론(氣本體論)

 

7) 이종란, 기란 무엇인가, 84

 

8) 理一分殊는 하나()이나 그 은 다름()을 말한다. ‘는 하나라는 것은 형이상학적인 의 통일성을 말하는 것이고, ‘이 다르다는 것은 리에서 비롯한 部分들로 구성된 형이하의 현실세계의 다양성을 가리킨다.

 

9) 조선의 이기론(理氣論)

 

1. ()와 기()가 동시에 발한다(理氣互發)는 이황의 주장과는 달리 이이는 가 발하면 가 여기에 승한다(氣發理乘)고 하여 사실상 우주의 기본요소가 기()라는 기일원론을 주장하였다. 그런데 이이의 주장 또한 도 우주의 기본요소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니 그의 주장도 기일원론이 아니라 이기이원론에 속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이는 자연현상을 모두 기의 조화라고 설명하여 결과적으로 기일원론에 가까울 뿐이라는 것이다(이현수, 기철학연구, 115~116쪽 참조). 생각건대 우주가 二元이고 條理이되 를 통솔하는 주인이고 는 그 이라는 것이 이황의 생각이고 가 나타나면 를 쫓아 나타나는 條理라고 하는 것이 이이의 주장이니 條理가 승용차의 운전자냐 단순한 승객이냐의 차이, 主氣論이냐 主理論이냐의 차이로 둘 다 이기이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겠다. 조선의 통치철학이자 건국이념이 성리학이고 性理學인데 어찌 공공연히 기 일원을 주장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이이 주장의 실내용은 기일원론적임은 부인할 수 없다.

 

2. 이황은 사실 이기이원을 넘어 太極으로 궁극의 존재 자체이므로 理先氣後라 하였으니 그의 진심은 理一元의 세계 즉 창조주를 인정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시대에 어찌 그런 말을 뱉을 수 있었으랴. 이이 또한 물질인 에 어찌 난데없는 가 나타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 뒷말을 하고 싶었으나 그도 역시 말 못하였을 것으로 본다. 유교가 국교가 된 한나라 동중서(董仲舒 BC 170~120) 이래 성리학에 천인감응설은 공공연하였으나 천을 이라고 말하지 못한 심정과 같다. 이황이나 이이 정도 되는 사람들에게 영이 없었을 리가 없으니 더욱 그러하다. 그들도 다만 정신문명의 때가 아직 안 되어 도리 없이 曲學한 것뿐이다.

 

3. 이이의 주장은 김장생(金長生 1548~1631), 송시열(宋時烈 1607~1689), 권상하(權尙夏 1641~1721), 한원진(韓元震 1682~1751)으로 이어져 후기로 갈수록 득세하다가 이후 임성주(任聖周 1711~1788), 홍대용(洪大容 1731~1783), 정약용(丁若鏞 1762~1836) 등 서경덕 의 완전한 기일원설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심지어 최한기(崔漢綺 1803~1877)天人感應과 천지의 生意를 부정하고 리에서 도덕적 성격을 제거하여 條理가 아닌 物理로 격하시켰다.

 

10) 주자는 마음()론을 펼침에 있어 본성()과 정감()을 엄격히 구분했다.  ((()과 그 관계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양상을 다룬 성리학이론인 심성론(心性論)에 따르면 심은 성과 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성은 심의 이(), 이고 정()은 심의 동()으로 성의 발현태(發現態)가 정이다. 그런데 정감에는 도덕적 정감인 사단(四端)과 자연적 정감인 칠정(七情)이 있다고 한다. 칠정이 정에 속한다면 사단을 리에 속한 것으로 보는 이황이나 사단이 양심에 속한 것으로 보는 표준이론보다 주자는 사단을 훨씬 아랫것으로 보았다. 이황은 마음이 리의 마음과 기의 마음의 합이고 사단은 리의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라 하였으니 이황의 리의 마음은 주자의 도덕적 정감()인 셈이고 결국 이황의 리는 주자의 정이 된다. 누가 틀렸을까? ()가 발현하면 정이 되고 리의 인의예지가 발현하면 사단인 것으로 보아 같은 말인가? 이리 중구난방이니 심성정(心性情)은 하나로 돼 있다는 심즉리(心卽理)의 양명학이 도래한 것이 아닌가? 답은 표준이론이다. 즉 본연지성은 영()이요 기질지성은 양심이며 정()은 정신체다.

 

11) 주자는 주자어류(朱子語類) 4에서 본연지성은 이()만을 가리키고 기질지성은 이와 기()를 겸칭한 것이라고 하고, 기질지성이란 성이 기 가운데 내재한 상태를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모든 인간의 본연지성은 동일하지만 기질지성은 각 개인마다 서로 다르다. 악할 수도 있고 선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은 기질에 기인한다. 그런데 主理論性卽理란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이 모두 리라는 것인데 기질지성 중 기가 있다는 것은 기 또한 리에서 分水한 것이니 상충하는 바가 없다.

 

12) 이황은 는 천리(天理)로서 도()요 순리요 기가 유래하는 천지의 본체로까지 확장하였으니 의 실체는 영 심지어 하느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리를 혼영까지만 확장했더라면 혼영 또한 기의 진화체이니 이이의 말이 옳았겠으나 천리로까지 확장하였으니 이황의 손을 들어 주지 않을 수 없다. 이황에게는 영이 있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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