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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신지학적 인간론(10)’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6/08 [09:37]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신지학적 인간론(10)’

정영부 | 입력 : 2023/06/08 [09:37]

신지학과 표준이론의 비교

 

근대 신지학은 19세기 후반 서구에서 극성(極盛)한 심령주의(spiritualism)의 토양위에 1875년 블라바츠키가 신지학회를 창시하면서 발흥하였다. 그러나 신지학은 종교가 아니라 영성에 대한 합리적 지식이 그 지향(指向)이라는 태생적 속성으로 인하여

1) 자연과학과는 일정한 유격(裕隔)이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학문이라는 명분에 매달려 그 체계를 세우기 위한 현학적 논리와 깊이를 지나치게 추구하여 넘을 수 없는 신비(神祕)와 천기(天機)마저 캐어 담으려다가 그 교의가 중구난방과 자가당착에 빠졌다.

2) 교리(敎理)가 아닌 교의(敎義)가 기반임으로 인하여 신도(信徒)보다는 학도(學徒)에 의존하게 되매 자연히 종교에 비하여 사업성이 떨어지게 되어 생존력과 영속성 양면에서 절대 열위에 있었다.

3) 서양의 각종 비전(祕傳)과 동양의 힌두철학 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불교의 생소한 제론(諸論)까지 모두 통합하여 한 바구니에 담으려다 보니 이해가 부족하거나 논리가 복잡해지고 심지어 교의 간에 여러 모순이 발생하였다.

4) 부족한 신비를 채우기 위하여 동포형제단이니 태양로고스니 아스트랄여행1)이니 하는 비합리적인 요소를 가미하다 오히려 신뢰를 상실하였다.

5) 신의(神意)는 단순하고 명백할 수밖에 없음에도 스스로 이 진리에서 벗어났다.

6) 조직력이 부족함으로 인하여 시간이 갈수록 신지학 내에서 점점 교의가 엇갈리고 이론의 갈래가 나뉘었으며 훗날 뉴에이지의 많은 종파들이 그들의 논리를 차용하여 변질시키는 통에 더욱 중구난방이 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위와 같은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주목할만한 사실은 서양의 각종 비전(祕傳)과 인도철학의 전통을 종합하여 인간이 여러 가지 물질로 이루어진 체()로 구성되어 있다는 다신체론과 이에 따른 다층적 저승론의 체계를 확실히 세웠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논지는 이후 여타 종교에 알게 모르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나아가 여러 뉴에이지의 교리형성에 바이블이 되었다.

 

한편 표준이론과 신지학의 주장 간에는 중요한 교의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이미 이런저런 논의 중에 중요한 사항은 언급하였으나 다시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2)

 

1) 신지학에서는 체()의 가짓수가 7가지3) 정도로 많으나 표준이론은 육체와 생기체, 정신체, 양심체로 구성된 혼 그리고 영이다.

 

2) 신지학에서 인간의 각 체는 체를 구성하는 고유한 물질이 있고 그 체는 동일한 물질로 만들어진 저승의 계()와 생시(生時)에도 통한다고 하나 표준이론의 혼은 구성요소인 정신체와 양심체가 개인의 자아 발전 정도에 따라 그 구성비율이 다를 뿐이고, 혹시 혼이 생시에 저승과 통한다면 혼이나 영 전체로서 통하는 것이지 신지학처럼 구성하는 각 체가 다의식론(多意識論)적 의식을 가지고 자기의 저승과 통하는 것은 아니다.

 

3) 신지학의 영혼육 이론은 표준이론의 그것과 다르다. 1로고스에서 발출된 영인 인간모나드는 아트마-붓디-마나스라고 불리는데 이는 각각 영과 혼의 영적 부분 그리고 혼을 뜻한다. 이 셋은 인간모나드의 구성요소가 아니라 측면(側面)으로서 이 세 측면은 개인의 영적 수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연이어 발현한다. 따라서 신지학에서 영혼의 수준은 마나스만 있는 혼적 영혼, 붓디체가 발현된 영적 영혼, 열반의 경지를 넘어선 영이 된 신적 영혼 이렇게 나뉜다. 결국 표준이론의 영과는 달리 신지학의 영은 상위정신체격인 하위마나스(하위멘탈체)와 양심체격인 상위마나스(상위멘탈체, 코잘체)를 포함한다. 신지학의 영은 표준이론에서 혼으로 보는 상위정신체와 양심체를 포함하는 것이다. ‘인간모나드는 인간 세상으로 하강하면서 동물의 혼인 각혼에 승()한다. 따라서 신지학에서 사람의 구성요소는 육체와 동물의 각혼과 인간모나드 세 요소로 구성되는 셈이다.

신지학의 일반이론에서 명종 후 영은 그 수준에 따라 아스트랄계에서부터 하위멘탈계인 데바찬 그리고 상위멘탈계인 코잘계를 순서대로 거치며 생활하다가 붓디계나 아트믹계까지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영의 수준이 낮으면 당연히 해당계에서 다시 환생한다. 이 단계적 상승과정에서 영은 아스트랄체와 멘탈체(하위 마나스의 옷) 그리고 코잘체(상위마나스의 옷)4)는 그 경험만 흡수하고 해당계를 통과하면서 모두 벗어던진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신지학에서 인간모나드의 승(, 탈것)인 각혼은 아스트랄체다. 또 각혼의 세상은 아스트랄계이다. 이드인 각혼은 아스트랄계에서 인간모나드인 아트마-붓디-마나스와 헤어진다. 이후 인간모나드는 멘탈계와 코잘계를 거치며 멘탈체와 코잘체를 버린다. 이때 각혼인 이드는 아스트랄체의 속성으로 아스트랄계에 체와 함께 남는 데 비하여 에고는 각혼이 아닌 인간모나드의 속성이므로 그의 옷인 멘탈체와 코잘체만 멘탈계와 코잘계에 남기고 인간모나드의 삼위일체를 구성하여 상위계로 떠난다. 물론 수준이 낮은 자아의 영혼은 하위계에서 환생을 위하여 다시 하강한다.5)

 

4) 신지학은 어느 계부터 천국인가. 표준이론에서 천국이란 원칙적으로 영이 가는 곳이다. 신지학은 이런 곳이 어디인가? 일부 번역서에는 멘탈계부터 천국이란 말을 붙이지만 실질적인 천국은 붓디계나 아트믹계로 보인다. 그러나 붓디는 영적 영혼이지 영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영적 영혼이라도 영의 속성이 있다고 보아 붓디를 하급영이라고 보고 붓디계와 제1영계를 대충 매치시켜 보자(부록3 ‘저승의 구조참조). 그렇다면 아트믹계는 아트마(모나드)의 세계이고 표준이론의 제2영계 정도이다.

 

5) 표준이론에서 영과 혼은 명종 후 즉시 헤어져 자기 수준에 맞는 계로 각각 직행한다. 이때 하급혼은 중음계로 중급혼은 심령계로 고급혼은 준영계로 직행하며 영 또한 하급영의 제1영계나 중급영의 제2영계 또는 고급영의 제3영계로 직행한다. 거기에서 중급영 일부와 고급영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영은 각자 단계에 맞는 절차를 거쳐 환생한다. 이때 신지학의 각 계와의 표준이론의 저승의 계를 매치해보면 중음계는 신지학의 아스트랄계, 심령계는 멘탈계, 준영계는 코잘계와 매치시킬 수 있을 것이다.

 

6) 신지학자들은 인간의 각 체()를 구성하는 물질이 에테르의 정묘(精妙)성에 따른 종류일 뿐 속성은 같다고 주장하나 표준이론은 혼의 구성체인 생기, 정기, 양기는 모두 기에서 진화(進化)하였으나 물성뿐 아니라 속성도 다른 것으로 본다.

 

7) 신지학은 제2로고스의 에너지가 광물계를 형성하고 다시 그 생명력이 광물에 스민 이후 거기에서부터 진화를 시작하여 식물과 동물의 혼으로 몸과 함께 영적 진화를 해왔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표준이론의 각혼의 탄생스토리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표준이론의 각혼은 이후 사람의 지혼을 거쳐 영으로 진화하지만 신지학의 다수론에서는 제1로고스로부터 발출한 모나드가 동물의 각혼에 작용하여 이를 개체화시켜 인간모나드 즉 사람의 영혼인 아트마-붓디-마나스를 창조한다. 그리고 그것이 윤회를 거듭하며 고급영으로 진화한다.

 

8) 신지학의 생기체인 에테르체(또는 Linga Sharira)命終시 윤회체와 함께 몸에서 빠져나오며 몇 시간 후 소멸한다고 한다. 그러나 표준이론의 생기체는 생기계(에테르계)로 가며 그중 수승한 생기체는 생혼으로 진화하여 진화의 중요한 체인을 구성한다. 신지학에서는 다만 식물의 혼(생혼)은 광물의 혼에서 진화한다는 막연한 주장만 하고 있다.

 

9) 신지학은 어차피 인간모나드는 전부 영이니 모든 사람은 영을 가지며 이들은 명종 후 전부 영계에 다녀올 수 있다. 그러나 마나스적인 인간모나드는 혼의 수준에 불과하므로 멘탈계나 코잘계에서 다시 하강하여 환생한다. 붓디계에서 다시 하강하는 인간모나드도 있다. 표준이론에서는 영을 가진 사람이 인구의 10%에 불과하지만 이들 영은 명종 후 모두 영계로 복귀한다.

 

10) 한편 표준이론에서는 불교의 보살에 해당하는 고급영은 육화하여 환생하며 그 수는 지구 77억 인구 중 10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신지학의 보살인 아세카(asekha)는 육화하는 존재들6) 외에 고급영들의 영적 집단(hierarchy)인 대백색형제단7)을 따로 구성하여 인류를 계몽하고 그 역사를 이끌어 간다. 신지학의 대부분 교의는 이들로부터 채널링된 것이다.

 


<註釋> 

1) 1. 멘탈여행도 있다. 수면 중 멘탈체만 몸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이는 신지학의 다신체론과 표준이론의 영혼육이론 간의 큰 차이다.

 

2. 멘탈 여행은 아스트랄 여행보다 고차원적이다. 여기서 동원되는 신체는 아스트랄체가 아니라 멘탈체다. 멘탈체는 멘탈 차원에 잠재된 모든 경이로운 감각을 지니며 그 작용은 초월적이며 표현불가능하다. 멘탈체로써 활동하는 사람은 육체와 아스트랄체를 벗어놓고 떠나며 어떤 이유로든 그가 아스트랄 차원에 모습을 나타내고자 하면 자신의 아스트랄체를 가지러 갈 필요도 없이 단지 의지력을 한번 발휘함으로써 일회용 아스트랄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아스트랄체의 물현은 종종 마야비루파(mayavirupa)라고 불리며, 그것을 처음으로 만들어내려면 자격이 있는 스승의 도움이 필요하다(리드비터, 투시5. 멘탈 비행을 통한 방법 참조).

 

2) 표준이론은 신지학도가 볼 때 신지학과 매우 유사한 이론 구조를 가진다. 표준이론과 신지학의 관계를 시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표준이론의 뼈대는 신지학과 무관히 세워졌다.

2. 신지학과 표준이론의 유사점은 표준이론의 객관성을 보증하는 용도로 매우 적합하였다.

3. 그러나 그 유사점은 오히려 신지학과 표준이론 간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할 지경이 되어 표준이론을 정치(精緻)하게 하였다.

신지학과 표준이론이 비록 따로 섰으나 그 뼈대가 근사(近似)하여 살을 붙여보니 둘 다 코끼리가 되었다. 따로 섰으나 近似한 것은 模寫가 아니라면 진리에 近接한 이유이니 오히려 기쁜 일이다.

 

3) 블라바츠키의 인간의 7본질에 의하면 제7본질 오라의 란, 6본질 붓디(Buddhi), 5본질 마나스(Manas), 4본질 카마와 카마루파(Kāma-Rūpa), 3본질 프라나(Prana), 2본질 링가 샤리라, 1본질 스툴라 샤리라(육체)이다(부록4 ‘영혼육의 구조참조).

 

4) 하위마나스는 표준이론의 상위정신체, 상위마나스는 표준이론의 양심체에 해당한다.

 

5) 미주 205 ‘신지학의 영혼론참조

 

6) 신지학에서 대백색형제단 멤버는 육체를 가지지 않으므로 표준이론의 보살은 그들 중 육화한 대스승과 비교될 수 있겠다(미주 218 ‘신지학의 형제단과 대스승 그리고 그 제자참조).

 

7) 신지학의 형제단과 대스승 그리고 그 제자

 

1. 대백색형제단(Great White Brotherhood)

대백색형제단은 히말라야 형제단(Trans Himalayan Brotherhood) 혹은 티벳 형제단( Tibetan Brotherhood), 아데프트 형제단(Brotherhood of Adepts) 등으로 불리는데 다른 이승 또는 지구에서 진화 끝에 이미 높은 경지에 도달한 초인(超人)들로서 그들 사이에는 서열이 있다. 그 제일이 마하트마(Mahatma). 형제단은 인류역사 초기부터 인류를 가르치고 인도하면서 종교의 기본 진리를 각 민족과 나라에 그들의 개성에 맞추어 전해 주었으며 위대한 종교의 창시자들이 모두 이 형제단의 일원이었다고 한다. 블라바츠키를 지도한 쿠트후미나 모리야 대스승도 형제단 소속이다. 이들은 지금도 인류의 진화를 지켜보고 인도하며 진리를 원상태로 보존하다가 필요시 사람들에게 진리를 다시 들려준다. 형제단 멤버는 모두 고정된 육체는 없지만 생명체이며 시기에 맞게 수많은 형태를 취한다.

 

2. 대스승(Master)과 제자

형제단 멤버 중 일부는 인간과 초인 사이를 연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서, 자신의 제자가 될만한 조건을 갖춘 이들을 제자로 받아들인다. 이들이 대스승이다. 대스승들의 목표는 받아들인 제자들의 진화를 앞당기고, 그들이 위대한 형제단에 참여해 인간을 위한 영예로운 선행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대스승들은 항상 인간들을 지켜보면서 큰 덕행을 실천하고 인류의 이익을 위해 이타적이고 희생적인 일을 하며, 지적(知的)인 노력을 통해 인류에게 봉사한다. 또한 헌신적이고 독실하며 순수한 마음을 가진 모범적 인간을 찾아 그에게 영적 도움을 주려 한다. 그렇게 찾은 영혼이 성장 잠재력이 있고 자신이 받은 도움을 인류에게 되돌려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를 제자로 삼아 영적 능력을 급속히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하고 편달한다. 제자는 스승을 알지 못하지만 스승은 제자를 알아보고 그의 노력을 지켜보며 발걸음을 인도하고 진화에 가장 적합한 상황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그 결과 제자들은 우선 육체가 잠든 시간에 아스트랄계에 나와 열심히 일하면서 그곳에 온 영혼들을 돕는다. 사고로 죽은 희생자 영혼들을 위로하며 배움이 부족한 영혼들을 가르치고 도움이 필요한 영혼에게 수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준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대스승의 자비로운 활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조력자로서 숭고한 형제단의 활동에 미력하게나마 참여하게 된다(애니 베산트 고대의 지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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