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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32) 불교입문 수계 절차, 법장부 사분율 전통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8/07 [05:40]
교리상으로는 상좌 대승 밀교로 분류되지만, 승가윤리 규범(율장)은 동일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32) 불교입문 수계 절차, 법장부 사분율 전통

교리상으로는 상좌 대승 밀교로 분류되지만, 승가윤리 규범(율장)은 동일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8/07 [05:40]

오늘날 불교가 고등종교로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종교학적 맥락에서 불교는 인도 아시아를 넘어서 서구에서도 고등종교로서 연구대상임에 틀림이 없다. 유럽은 말할 것도 없지만,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에서도 불교는 신행적(信行的)으로나 학술적으로 고등종교로서 매우 주요한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이란(페르시아)계인 소그드인 유력자들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있다. 이 그림은 프레스코화로서 동부 타림 분지 베제클리크 동굴 사원 벽화다.(8세기)  © CRS NEWS

 

물론 한국에서의 불교 교세(敎勢)는 갈수록 미약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불교라는 종교의 내용이 약화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시대의 불교를 담당하고 있는 자들의 전법 포교에 대한 노력과 전략을 탓할 뿐이다. 그렇지만 서구에서는 불교연구 분야도 현대 종교학적 측면에서 광범위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교연구는 철학 부분이 단연 주류가 되겠지만, 불교문학 불교사학 연구자들도 많다. 물론 여러 종교에 해당되지만, 종교사회학이란 분야도 매우 흥미진진하다. 이 분야는 헤겔의 역사철학에서부터, 마르크스의 종교이론, 막스 베버와 뒤르켐으로 이어진다. 종교와 사회를 다루는 분야가 바로 종교사회학이다.

 

▲ 카를 마르크스.

 

마르크스는 종교에 대해서 너무나 무자비한 평가를 내렸다. 헤겔 철학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무신론적 유물론의 입장에서 종교나 철학을 인간의 다양한 욕망의 투영으로 파악했다. 이에 대해서 막스 베버는 견해를 좀 달리했다.

 

베버의 주요 저작들을 살펴보면, 종교 사회학, 정치 체제, 조직 이론, 행위의 합리화를 다루고 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저술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다. 이 책에서 베버는 서방과 동방 문화가 각자 발전하는 방식의 여러 원인 가운데 종교가 한 요소였다고 주장한다. 금욕적인 칼뱅주의라는 특정한 성격이 서구의 합법적 권위, 관료제, 자본주의 발전에 영향을 끼쳤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가 마르크스적 맥락처럼 순수하게 유물론적이지 않고 소유 관계, 기술, 지식의 발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종교적 이상과 개념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 막스 베버.

 

베버에 따르면, 문화의 세계는 이른바 가치의 세계이므로 가치를 떠나서는 어떠한 사회과학 연구도 진전되지 않는다. 여기에서 가치는 자기의 견해나 관점에 기초한 성격과 자기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성격이 모두 있으므로, 과학의 이치나 체계에 부합한 지식을 얻으려면 가치문제를 신중히 다루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종교사회 학자로서 영향을 끼친 분은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다비드 에밀 뒤르켐(1858~ 1917)이다. 사회학(Sociology)이라는 이름은 오귀스트 콩트에 의해 시발되었지만, '사회학'이 도대체 뭘 어떻게 연구해야 하느냐에 대해서 제대로 제시한 것은 에밀 뒤르켐이 최초이며, 통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현대사회학의 실증론적 기조를 창시했다. 그러므로 사회학의 종주(宗主)라는 평가를 받는다. 

 

▲ 다비드 에일 뒤르켐.

  

그는 종교사회학적 맥락에서 종교 생활의 원초적 형태들에 대하여 천착했다. 그는 종교의 기원을 인류학적으로 분석했다. 사회 통합의 접착제였던 종교의 권위가 허물어진 혼란의 시기에 사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무엇인가 탐구할 목적으로 종교의 기원을 인류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그는 자연계에 그 어떠한 사물도 본래 신성하거나 세속적인 것은 없다. 초자연적 표상 체계를 예찬하는 종교의식을 통해서 집합 의식을 내면화하여 사회 통합이 강화된다. 요컨대 종교의 본질은 사회적 산물이며 개인은 종교적 실천을 통하여 집합 의식을 내면화하여 소속 집단 이나 사회에 통합되는 것이다.”라고 담론을 전개했다. 뒤르켐은 종교가 사회에서 수행하는 기능적 역할에 대하여 강조한다.

 

종교란 신성한 것(the sacred; 초자연적 신 아님)에 대한 신념과 의례의 통합된 체계이며 애초에 종교는 사회에 대한 숭배이다. 종교(토테미즘)는 가장 원초적인 사회 제도이며 가장 강력한 집합 의식(collective consciousness), 때로는 집단적 열광을 공급한다. 사회의 분화와 더불어 종교는 덜 중요해졌으며 대신 과학과 개인 숭배가 부상한다. 현대적 종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로서 종교는 사회생활의 기초적 범주를 제공했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불교의 부파를 논하면서 왜(?) 근현대 종교사회학자들의 간략한 종교에 대한 논점을 제시하는가? 이다. 이제 불교도 종교사회학적 연구가 절실하며, 불교라는 종교와 사회의 관계설정은 어떠한가에 대하여 심도 있는 분석과 종합적인 평가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부파불교도 이런 종교사회학적 분석틀을 대입하여 담론을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왜 부처님 승가가 분열하고 가지를 쳤느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승가가 왜 분열했는가에 대해서만 포커스를 맞추지만, 승가가 왜 분열했는가에 대한 당대 사회환경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 실크로드의 주요 경로. 

 

긴 불교의 승가 역사에서 비록 승가의 정치적 사회적 모습은 변화했지만, 모든 부파가 승려입문의 통과의례는 원칙론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승가 윤리 규범은 하나도 변화가 없이 그대로이다. 역사적으로 이 원칙을 지키지 않는 불교는 소멸하고 말았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불교는 분명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사활의 문제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불교와의 보편적 공통 문제는 아닌 듯 하다. 한국이라는 사회와 종교간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전개되는 한국불교의 위기설이다. 기독교 내에서의 종파 간의 문제가 종종 이단시비로 번진다. 불교 내에서의 부파와 종파가 해가 갈수록 어지럽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아시아불교평화회의(abcp) 간담회에 참석한 보검스님(좌에서 두 번째).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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