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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육에 대한 나머지 이야기들’ 중 ‘윤회의 의미’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8/25 [10:23]

‘영혼육에 대한 나머지 이야기들’ 중 ‘윤회의 의미’

정영부 | 입력 : 2023/08/25 [10:23]

 

▲ 본지에 130회 연재 중인 「영혼학 그 표준이론」이 ‘지식과감성 출판사’에서 최근 출판되었습니다.

 

이번 130회에는 다음 영혼학 그 표준이론의 제11영혼육에 대한 나머지 이야기들윤회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마무리한다. 

 

윤회의 의미

 

윤회(輪廻, transmigration, metempsychosis)의 사전적 의미는 몸은 죽어 없어져도 넋은 죽지 않고 남아 다른 몸에 옮아 태어나기를 끊임없이 거듭하는 일이다. 윤회는 산스크리트어의 삼사라(saṃsāra)를 번역한 말로, 전생(轉生), 재생(再生), 환생(還生), 유전(流轉)이라고도 한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구르는 것과 같이, 중생이 번뇌와 업에 의하여 삼계육도(三界六道)의 생사 세계를 그치지 아니하고 돌고 도는 일1)이다.2)

우리는 영적 체험을 하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체험을 하고 있는 영적 존재라고 한다.3)인간이기 전에 영적 존재이고 주된 거주지는 저승이란 뜻이다. 체험(體驗)은 몸소 겪는 경험인데 영적 존재가 집을 떠나 이유 없이 인간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리라. 대체 무엇 때문에 경험할까? 그것만 알아도 인생의 의문이 반은 풀릴 것이다.

 

어린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이유가 매를 때리기 위해서는 아닌 것처럼 영적존재가 인간을 체험하는 것은 고통을 겪기 위한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또 학교에 가는 이유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하려는 것이라 해도 공부 못한다고 체벌하면 안 되는 것처럼 이승에서 인생공부를 제대로 못 하였다고 해서 지옥으로 보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학교는 졸업하지만 인간체험은 일정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졸업이 안 된다. 그 이유는 학생은 구태여 100점을 못 맞아도 마땅한 직업이 있고, 유한한 인생이니 졸업을 시켜 주지만 인간은 100점을 못 받으면 진화(進化)4)할 수 없기 때문이다. 누에가 고치를 반만 지어 어찌 나방이 되겠는가.

어린 시절 학교 다니는 것이 분명 재미있는 것만은 아닌 것처럼5)인간의 삶도 분명 썩 재미있는 체험은 아니다.6)아이는 다 못 배웠어도 학교를 졸업한다. 그러나 성주괴공의 억겁시간도 무색한 하느님의 시간안에서는 생을 다하였어도 배울 것을 다 못 배운 영혼에게 인생졸업장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인생낙제(人生落第). 그것이 윤회(Samsara).7)

 

윤회사상은 인도에서 기원하였고 우파니샤드에 처음 나타났다는 주장이 많다.8)그들은 윤회사상이 처음 고대 인도인들이 강우현상과 화장관습을 결합하여, 연기를 타고 천계에 오른 아트만이 비가 되어 다시 지상에 내려온다는 순환의 모습을 소박하게 상상함으로 인해 등장하였다고 설명한다.9)기원전 600년경에 이러한 소박한 생각이 기왕의 업설(業說)과 결합되어 전생의 업에 의해 현생의 과보가 만들어지며 또 현생의 업에 의해 미래가 결정된다는 우파니샤드 기록으로 나타났고10)이렇게 성립된 윤회사상은 불교와 육사외도(六師外道)에 전해져 그들 교리의 한 축이 되었으며 오늘날 힌두교의 보편적인 사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회사상은 인도의 어느 농가에서 기원하여 온 세계로 퍼진 것이라는 식의 소박한 주장으로 정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윤회사상은 아래 윤회사상의 역사에서 자세히 살펴보는 바와 같이 수많은 문명에서 독립적, 다발적으로 나타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대단히 유사하며 경험적이고 현실적이다.

 

▲ 연대미상의 티베트의 생사윤회도. 화정박물관 소장.

 

<註釋>

1) 존재의 수레바퀴(the wheel of existence) 또는 輪回의 수레바퀴(bhavachakra, 바바차크라)에 갇힌 영원한 순례자이다.

 

2) 삼도육계의 순례자

 

 

肉眼이 좋다고 자랑 마라

금방 어두워지느니

 

心眼이 어두움을 부끄러워하라

마음 밖을 내다볼 수 없으니

 

靈眼이 멀었음을 한탄하라

三界六道의 영원한 순례자여

 

3) 1. 예수회 신부이자 고생물학자, 지질학자였으며 종교사상가였던 피에르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 1881~1955)신부의 정곡(正鵠)이다.

2. “You Don’t Have a Soul, You Are a Soul, You Have a Body.”(George MacDonald 1824~1905)

 

4) 1. 각혼이 지혼이 되는 일, 혼이 열반하여 영이 되는 일 이런 것이 진화다. 하급혼이 중급혼 그리고 고급혼이 되는 일은 진급이고 발전이다. “그는 식물에서 동물로 진화했고 동물에서 진화하여 사람이 되었다.” “그는 중급혼으로 발전하여 중음계에서 심령계로 진급하여 갔으며 다시 고급혼으로 발전하여 준영계로 갔다.”

2. 진화에는 工夫에 더해 은총(恩寵)이 필요하다. 합일은 진화를 넘어선 신비(神祕).

 

5) 어린 시절과 환생

 

어린 시절

 

어릴 때에는 싫은 것이 참 많다

공부 하는 거

놀고 싶은데 못 노는 거

먹고 싶은 것 못 먹는 거

잔소리 듣고 혼나는 거

매 맞는 거

주사 맞는 거

키 작고 주먹 약한 거

갖고 싶은 것 많은 거

자고 싶은 잠 못 자는 거

툭 하면 아픈 거

언제 어른 되나 시간 안 가는 거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내 아이들도 그런 것 같더라

확실히 어린 시절은 별로더라

그런데

그렇게 더디던 세월이 점점 빨라지더니

이제는 쏜살되어 금방 늙어 죽겠더라

다시 태어나면 어릴 때 싫은 거 또 해야겠더라

그런데

이런 쳇바퀴가 도대체

몇 번째인지도 모르겠더라

 

그게 싫다면 진작

촌음을 아끼고 광음을 다투어

공부하고 업을 닦고 덕을 쌓았어야 하는데

마음만 태산 같지 우물쭈물 세월만 보내다

누구 말대로 이제

다음 생에 성불하기만 바랄 수밖에 없더라

꽃자리에서 태어나기만 염불하고 기도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더라

제발 제발 그리라도 하옵소사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리나이다

옴 마니 반메 훔. 아멘. 아멘.

하릴없다 하릴없다 참말로 하릴없다

 

6) 1. 그래서 이승은 학교는커녕 그 자체가 지옥이나 감옥이라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어쨌든 진흙탕에서 몸을 더럽히는 사람이 있고 머드팩을 하는 사람도 있다. 재미없는 학교를 재미있게 다니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사람도 많고 감옥에서 개과(改過)하는 사람도 많다.

2. 이승이 지옥인 곳도 있고 감옥인 곳도 있으며 학교인 곳, 심지어 천국 같은 곳도 있다. 이른바 36도다. 또한 같은 이승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팔자는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어쨌든 환생론자 중에서는 어린 시절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 환생하기 싫은 사람도 많으리라. 그래서 성인은 화신(化身)한다.

 

7) 이승을 학교 또는 공부하는 곳으로 보는 진술들

 

1. 브라이언 와이스(Brian L. Weiss 1944~)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최면전문가로, 컬럼비아 대학과 예일대 의대를 나왔다. 그는 ‘Many Lives, Many Masters’란 책을 통해 전생과 환생의 실상을 설명했다. 그는 퇴행최면 전문가로서 자신이 연구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이 지상에 태어난 것은 끊임없는 영적 진보를 위해서입니다. 이 진보의 끝은 기존 종교에서도 말하는 이상적인 인간, 즉 지혜와 사랑의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이 목적을 완수하면, 이 지상에서의 과정을 졸업하고 더는 이곳에 태어나지 않아도 됩니다.” 와이스는 이 지구를 학교로 비유한다. “우리는 이 학교에서 수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이 학교는 다니기 무척 어려운 학교입니다.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고통을 통해서만이 온전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온전한 존재란 증오나 화보다는 연민과 사랑이 넘치고, 조건 없는 사랑이나 비폭력 정신으로 가득 찬 존재를 말합니다. 이런 존재가 되도록 학습하는 장소가 바로 이 지구인 것입니다. 우리가 이 지구 학교를 졸업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수십 생에 마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수천 생을 살아도 그 경지에 다다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언젠가는 이 목표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 방향으로 삶의 이정표를 돌릴 것인가 말 것인가는 각 개인에게 달려 있습니다.”(최준식, 죽음 가이드북중에서)

2. 리처드 바크(Richard Bach 1937~)의 소설 갈매기의 꿈에는 환생에 대한 인상적인 문장이 나온다. “먹는 일보다, 서로 다투는 일보다, 무리 중에서 대권을 차지하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삶이 있다는 것에 대해 처음 생각이 미치기까지 만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삶을 통과해야 하는지 아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은 완성을 발견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추구하기까지 또다시 백 번의 생을 거쳐야 할 거야. 우리가 이 세계에서 배운 것을 통해서 우리의 다음 세계를 선택한다는 말일세.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면, 다음의 세계도 지금의 세계와 똑같은 것일 수밖에 없지. 현재와 똑같은 한계들과 극복해야 할 무거운 짐에 짓눌리는!”

 

3. 모리스 바바넬(Maurice Barbanell 1902~1981)이란 유명한 영매가 전한 메시지도 이 생각과 상통한다. “지상의 삶의 전체적인 목적은 다양한 경험을 가짐으로써 영이 피안의 세계로 가게 될 때에 대비해 가장 잘 준비하게끔 하는 것이다. 성장은 지상에서의 삶의 경험에 의해 빨라질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유의지를 사용할 때 잘못된 선택을 하여 지상에서 사는 동안 성장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된다.”

 

8) 이러한 주장(쿠사노 타쿠미, 천국의 세계, 박은희 옮김 참조)은 역사상 윤회사상이 문헌에 처음 나타난 것이 인도 우파니샤드인 점과 힌두교에서 불교 같은 거대종교가 기원하였음에 기댄 주장인데 그렇다면 인도인들은 윤회보다 더 상품성이 큰 카르마는 왜 이집트에 수출하지 못하였는가. 그리고 함무라비법전은 왜 인도에 수입하지 않았는가. 고대에 그런 수준의 交通은 가능하지 않았다.

 

9) 초기의 윤회사상은 인도의 민간에서 오화이도설(五火二道說)로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오화설은 사람이 죽어 화장하면 달에 가서 비가 되어 지상에 내려와 곡식이 되고, 이 곡식을 섭취함으로써 남자의 육체에 들어가 정자가 되고 모태에 들어가 다시 사람으로 재생한다는 설이다. 이도설은 신도(神道)와 조도(祖道)를 말하는데 신도란 수행자가 오화설을 알고 산림 속에서 고행하면 천계에 태어나 다시는 이 지상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고 조도란 제사와 보시를 행하는 사람은 오화설에 의거해 윤회한다는 생각이다(쿠사노 타쿠미, 천국의 세계, 박은희 옮김 참조).

 

10) 시지프스의 개꿈

 

밤새 무거운 수레를 밀고 언덕길을 오른다

둔덕지고 고랑지고 바퀴 빠지는 진탕길을

낑낑대고 또 낑낑대며

다리에 힘이 다해

탈진하여 쓰러져도

오르고 오르고 또 기어오른다

 

방금

그 생고생 악몽에서 가까스로 깨어났다

무의식 깊은 곳으로 사라져 가는 저 개꿈의 뒷모습이 생생하다

이제 알았다 이제 생각났다

손아귀를 그러쥐고 이를 앙다물고 등짝이 아프도록

떡 땀을 흘려가며 꾸었던 그게 무엇이었는지

처음도 아니다 한두 번도 아니다

똑같은 그 개꿈을 수십 번도 더 꾸었다

 

오늘밤뿐 아니라 그전 언젠가도, 그 전전 언젠가도

같은 곳을 같은 수레를 밀고 수없이 올라갔었다

시지프스인가

생시 언제 그런 수레를 밀어나 보았는가

수레도 아니고 구루마다

新作路에 당나귀 끌던 그 무거운 구루마

 

누구의 하수인이냐 포기할 줄 모르는 睡魔

남은 업보의 청산을 요구하며

다시 잠으로 들어오라 악착스레 발목을 붙든다

자지 말자 일어나자 저 지옥으로 다시는 가지 말자

마침내 떨치고 앉아

내 혼의 처량한 신세를 한탄한다

그 서러운 전생에 묵념한다

 

날다가 떨어지고 솟다가 주저앉고, 그나마 이제 영 걷지도 못하는 꿈

한 학점 부족하여 졸업 못 해, 들은 수업 또 듣고 봤던 시험 또 보는 꿈

주차한 곳 잊어 먹고, 차를 찾아 이리저리 끝없이 헤매는 꿈

하사 삼 년 다녀온 군대에 또 끌려가 이등병만 몇 번째 하는 꿈

 

인생이 다 개꿈인 줄은 내 벌써 알았다만

늘그막의 꿈마저 생지옥이라니

순현법수업(順現法受業)이냐 순차생수업(順次生受業)이냐

금생에 쌓은 업이 너무 많아

차생의 속량을 미리 하는 것이라면

다음 생은 대체 어떤 생일 것이냐

 

무정한 몸뚱아리는 또 졸립다고 아우성이다

저 무섭고 길디긴 수마의 세계로

돈을 지고 들어가랴 사람 사서 돌아가랴

이도 저도 안 되면 밥이라도 많이 먹고

안간힘을 다 내어 다시 들어가랴

 

*어제 게재한 129회 '윤화의 주체'와 오늘자 130회 '윤회의 의미'가 순서가 바뀌었음을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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