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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부파, 대중부 탄생의 비밀-진보적 부파, 대중부 탄생의 비밀 -대중부와 대승은 한 뿌리인가?

보검 이피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8/28 [08:37]

진보적 부파, 대중부 탄생의 비밀-진보적 부파, 대중부 탄생의 비밀 -대중부와 대승은 한 뿌리인가?

보검 이피란 스님 | 입력 : 2023/08/28 [08:37]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35)

 

한국불교의 뿌리를 찾는 탐구는 정말 멀고 먼 길이다. 한국불교의 뿌리를 중국에서 찾는다고 하면 간단한 문제이겠지만, 결코 그럴 수는 없다. 물론 현재 한국불교는 너무나 중국적인 불교의 또 다른 모습이긴 하다. 그렇지만 한국불교의 뿌리는 인도에 있다. 한국불교가 대승불교라고 할 때, 우리는 인도불교에서부터 탐구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 기원후 50~70년에 지어진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의 칼라 동굴에 있는 그레이트 차이티야(대사원) 입구.  © CRS NEWS

 

▲ 맨 오른쪽에 있는 그레이트 차이티야 동굴 전경.  © CRS NEWS

 

때문에 니카야(부파) 불교를 추적하여 보는 것은 정상적인 경로이다. 마하상기카 즉 대중부는 니카야 가운데 한 부파일 뿐이다. 니카야란 낱말을 만든 사람은 일본 출신 하버드 대학 교수를 지낸 나가토미 마사토시(1926~2000)이다. 히나야나(Hinayana)란 말의 소승(小乘) 대신 이 용어를 만들어 사용함이 시초이다.

 

니카야(Nikāya)그룹또는 집합을 의미하는 빨리(Pali)어 단어로 초기 불교를 의미한다. 인도의 초기 불교는 일반적으로 다양한 수도원 승가 공동체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18개의 수도원 공동체가 니카야(부파)를 구성한다고 본다. 각 부파의 정경(正經)은 똑같지가 않았다. 이른바 중앙아시아와 중국에 전파된 법장부(法藏部담마굽타카)는 보살장(菩薩藏)과 다라니(dhāraṇī)인 총지장總持藏) 즉 진언장(眞言藏)을 포함하고 있다. 법장부파는 사실상 대중부에 속한다기 보다는 상좌부파에 속한다.

 

그러므로 중국이나 일본 한국불교에서 다라니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다 근거가 있다. 그런 많은 사람들이 한국불교의 근본적인 역사적 뿌리를 모른다. 중국이나 한국불교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법장부파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고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데에 아쉬움이 크다하겠다. 

 

▲ 다라니(眞言藏)으로 내용은 주문, 혜택 및 여신 의식에 대한 텍스트.  © CRS NEWS

 

중앙아시아나 중국에 법장부파가 전한 것은 율장(律藏)가운데 사분율(四分律)이다. 사분율(四分律)이란 출가한 승려가 불법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계율(戒律)에 대하여 서술한 계율서이다.

 

한문본은 60권으로 우리나라의 비구가 지키는 250계와 비구니가 지키는 348계가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오부율전(五部律典) 가운데 상좌부(上座部) 계통의 율전을 이어서 엮은 것이다.

 

▲ 사분율의 한문 번역문 일부.  © CRS NEWS

 

전체가 4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사분율이라 한다.

 

1분은 제1권부터 제21권까지로 5() 40()으로 된 원론과 비구의 구족계(具足戒)250계가 수록되어 있다. 250계는 죄를 범하면 교단에서 쫓겨나는 네 가지 바라이법(婆羅夷法), 죄를 범하면 20명 이상의 대중에게 참회해야만 승려로서 남을 수 있는 13승잔(僧殘), 계를 범하면 그 재물을 대중에게 내놓고 참회해야 하는 30가지 사타죄(捨墮罪), 죄를 범한 뒤 대중에게 참회하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90가지 단타죄(單墮罪), 익히고 닦아야 할 100가지의 중학계(衆學戒), 서로의 다툼을 없애고 화합을 얻게 하는 일곱 가지 멸쟁법(滅諍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분은 제22권부터 제36권까지의 15권으로 되어 있으며 비구니 348계가 수록되어 있다. 비구의 250계와는 달리 바라이법이 8, 승잔죄가 17, 사타죄가 30, 단타죄가 178계로서 비구보다 더 세분된 계율을 가지도록 되어 있고, 중학계와 멸쟁법은 같다.

 

3분은 제37권 중간부터 제49권까지이며, 내용은 수도정진기간인 안거(安居) 때에 지켜야 할 사항, 안거하는 동안에 저지른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하는 자자(自恣)에 관한 것, 옷과 약에 관한 것, 악성비구(惡性比丘)를 꾸짖는 법, 죄를 짓고 숨기는 비구를 참회시키는 법, 비구니에 대한 특수한 위의(威儀) 16종의 편장으로 되어 있다.

 

▲ 도솔천에 다시 올라가서 어머니에게 아비담마(구사론)를 강의하고 하강하는 부처님을 묘사한 조각.  © CRS NEWS

 

4분은 제50권부터 제60권까지의 11권으로, 방에 머무는 방법이나 기타 잡법(雜法)에 관한 것, 경전 편찬에 관한 오백결집(五百結集)과 칠백결집 등에 대하여 밝히고 있다.

 

중국 불교 일본 불교 한국불교에서는 매우 중요한 율장(律藏)이다. 출가하여 절에 들어가면 이 사분율부터 배워야 하는데, 율원(律院)에서 율사(律師)가 되려는 승려들이 익히고 있을 뿐이다. 비구 비구니라면 누구나 율사인데, 율사만이 사분율을 배운다는 것은 어딘지 이상하다.

 

대승불교의 전신이라고까지 하는 대중부 즉 마하상기카 니카야 (Mahāsāṃghika nikāya 대중부파)에 대하여 간략한 일별을 해보자. 대중부는 불교 승가 공동체의 근본 분열에서 나온 두 개 공동체 가운데 진보파에 속한 부파이다. 다른 하나는 스타비라 니키야(Sthavira nikaya)이다. 이 파는 상좌부의 뿌리이다. 인도 불교의 모든 부파는 이 두 파에서 가지를 친 것이다. 

 

▲ 중국 요령성 무순에 있는 선연사(善緣寺) 오백라한상.  © CRS NEWS

 

그러므로 중국 한국 일본 불교는 교리 사상적으로는 대중부파의 영향을 받은 대승불교의 전통을 이어 받았지만, 율장상으로는 상좌부의 뿌리인 스타비라 니카야의 법장부 파의 사분율에 의하여 수계 득도(得度)를 하는 전통을 수립했다. 

보검<세계불교 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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