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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종교 모습 살펴본 아시아 종교평화학회 창립식 참석기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12/12 [12:14]
종교의 대물림 사라지고 장례문화 변화 속 일본불교의 위기

일본 종교 모습 살펴본 아시아 종교평화학회 창립식 참석기

종교의 대물림 사라지고 장례문화 변화 속 일본불교의 위기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3/12/12 [12:14]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미얀마 민주화 지지 일인시위 촬영 협조한 일본인에 감사

 

아시아 종교평화학회 한일 및 세계학자들 모여 1116일 일본에서 창립학술회의가 있었다. 아시아종교평화 준비모임(2021.2.18.-20)으로 다녀온 이후 코로나가 전 세계를 확산하면서 그동안 중단된 모임이다.

 

아시아종교평화학회(이하 평화학회)1116일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시 소재 쇼센지(정천사)에서 국제종교문화연구회(일본) 레페스 포럼(한국) 주관으로 종교의 무엇이 평화인가, 아시아적 맥락에서라는 주제 열린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회장에 기타지마 기신(요카이치 대학 명예교수, 정토진종 스님, 일본 종교사상/인도, 아프리카학) 부회장 이찬수 (종교 평화학) 인권평화연구원장이 선출되었다. 쇼센지는 회장 기타지만 스님이 거주하는 사찰이다.

 

주지 스님이 맡은 소규모 학회, 외부행사에도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 신도가 주로 연세가 있는 분들이 참석자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신도 동원형 대한민국 불교계와 달리 노스님 내외가 준비했다.

 

일정 가운데 WCRP 국제활동 지원 의원 간담회가 중의원 회관에서 있었다. 건물 밖에는 집회가 있었지만, 한국 국회 앞 노숙농성과 달리 조용히, 그 주변을 지나는 경우가 아니면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로 자신들의 주장을 하고 있다, 경찰관 역시 살기가 사라진 눈으로 교통정리 하듯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침묵 속에 가려진 냉혹한 법 집행이 있는지 외형적으로는 평온한 시위가 있다.

 

한국사회와 다른 시위문화와 공권력 대처 모습이다. 이와 같은 모습은 나고야에서 1박 후 정천사로 가는 길에서도 보았다. 역 주변에서 인사사고가 발생했다. 안내방송은 곧 재개될 것이라는 안내가 있지만, 그 시간은 알 수 없었다. 학생들은 책을 보고 직장인들은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발을 구르고 초조해하는 사람 대부분 관광객이다. 다른 나라에서 휴대전화로 대체 교통편을 검색하는 사람도 대부분 외국인이다.

 

이번 일본방문은 개인적으로는 학술대회 참석을 겸해 일본 종교단체 현황을 파악하고 싶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신사는 그곳을 종교시설로 바라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잠시 여유로운 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었다. 내가 다녀온 작은 마을 내 신사에는 관리인을 만날 수 없었지만, 마을 주민들이 수시로 찾아와 기도하고 있었다. 반면 불교사찰 마당에는 고급 승용차가 있었지만, 사람의 그림자를 찾을 수 없었다. 그 가운데 개점휴업(?) 상태인 듯 우편물이 우편함에 방치되어 있거나 마루에는 먼지가 그득했다.

 

▲ 온통 고층건물 밀집 지역인 신주쿠 도심 한복판에 있는 하나조나 신사  © CRS NEWS

 

늦은 시간 처음으로 혼자 지하철을 이용 찾아간 하나조나 신사의 경우 신주쿠 도심 한복판에 있으며 주변은 온통 고층건물 밀집 지역이다.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잠시 들려 신사 특유의 기도를 하기도 한다. 길거리에는 풍속업에 종사하는 젊은 남자(혹 여자)를 광고하는 차량이 시내 곳곳을 누비고 있었다. 처음에는 신곡을 발표한 아이돌 가수의 홍보차량으로 착각해 여러 장 사진으로 담았다. 이른 저녁 시간에는 술 취한 젊은이들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 신점을 주로 보며 무속을 알리는 정동수 법사의 사무실엔 내방객이 줄을 이었다  © CRS NEWS

 

그 가운데 하나조나 신사에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내 주변에 몰려와 말을 걸어왔다.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도망치듯 뒷걸음질했지만 결코 불량기가 있는 젊은이들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곳 직장인들은 한국에서처럼 세련된 가방보다 낡은 가방을 들고 다녔다. 신주쿠에는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해도 불편하지 않은 한국인 거리가 있다. 그곳에 들려 서울식 돌솥비빔밥을 먹을 수 있었다. 한글 간판 사이로 유명한 만신의 광고와 한국 마사지 광고도 보였다. 이곳에서 만난 신점을 주로 본다는 정동수 법사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종로 3, 신설동 등 여러 곳에 신자손들을 위한 법당을 운영 중이다. 이날 점심은 정동수 법사가 해결해 주었다.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내방객이 줄을 이었다. 일본에도 신자손을 여럿 두고 있다. 지역 문화 축제에도 참석하여 한국 무속을 알리고 있었다.

 

▲ 도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사찰로 도쿄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방문하는 센소지 절의 전경과 축제 모습  © CRS NEWS

  

한국 유트뷰에 자주 소개하는 센소지 절은 도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사찰로 도쿄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방문한다. ‘하사쿠라 관음이라는 애칭으로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는 절이다. 이곳에는 고려 승려 혜허가 그린 <수월관음도>가 소장되어 있다. ‘벼락의 문이라는 뜻으로 가미나리몬(雷門)에서 시작되는 상가 거리는 명성과 달리 주로 중국산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찾아간 날 지역축제가 있었다. 

 

▲ 센소지에서 산통을 흔드는 관광객  © CRS NEWS

 

한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필수 코스(?)라는 말처럼 한국어 대화가 많았다. 사찰 경내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으로 점을 치는 산통이 있는 곳이다. 점은 일정 액수를 놓고 산통을 흔들어 댓가지를 뽑고 그곳에서 알려주는 번호에 담긴 종이를 찾아 읽고 자기 스스로 진단하는 단순한 방식이다. 주로 휴대전화 번역기를 통해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 대부분 좋은 내용이 담겨있지만, 간혹 기분 나쁜 운세가 나오면 그곳 두고 온다. 한국인을 포함 외국인들은 대부분 호기심에 점을 친다. 그리고 그 결과지는 기념으로 가져가는 예도 있다. 센소지를 비롯하여 유명 신사, 사찰은 부적류 판매가 주 수입원처럼 보였다. 대부분 직원이 그 일을 담당하지만, 일부 사찰은 승려가 직접 판매와 상담을 하고 있다.

 

정토진종 대곡파 나고야 별원 법당 한편에는 언제나 공연이 가능한 무대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내가 방문한 날 아침 한참 촬영 중이다. 배우의 휴식시간에 한 가지 부탁을 했다. 내 휴대전화에 일인시위 사진을 부탁했다. 일본 연예인 손에 내 모습을 담는 만족감은 그들이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 사라졌다. 그와 함께 인증사진이 더 좋은 추억인데 늘 돌아서 후회하는 행동은 이곳 일본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남보다 한발 늦게 출발하고 두 세 발 늦게 도착하는 만성적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 개인사찰 건물과 외부에 모셔진 납골  © CRS NEWS

  

한국불교에서 재정 위기 해결방법으로 도입한 납골 문화, 납골의 원조 일본불교는 결코 안정적 수입을 보장하는 장미빛 청사진은 아니었다. 도심에 있는 작은 절, 일본식 묘지에는 최근 입주한 흔적(사람)이 없다. 사찰이 도심에 위치해 협소한 이유도 그 가운데 하나 지방 사찰의 경우 인구감소로 신자수의 급격한 하락으로 절을 찾는 이들이 크게 줄고 있다.

 

일본불교 위기의 근본적인 이유는 고정고객 덕에 포교를 포기하면서 오랫동안 현실에 안주해왔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에서 공통으로 안고 있는 종교의 대물림이 사라졌다. 이곳 일본 역시 부모가 다니는 절, 믿는 종교와 무관하게 새로운 종교를 찾는 현상이 뚜렷하다. 인구절벽, 인구소멸이란 주장처럼 인구소멸 시대 새로운 장례문화 속에 일본불교는 얼마나 지속할지 하는 의문은 든다. 새로운 장례문화는 납골 후 풍선 등 기구를 이용 하늘에서 장례 지내는 방식이다.

 

▲ 우에노 공원에는 한국인 왕인 박사의 비와 부조  © CRS NEWS

 

우에노 공원에는 한국인 왕인 박사 비가 있다. 왕인은 전라남도 영암 출신으로 일본에 천자문을 전파했다. 1937년 세워진 이 비석에는 공자가 죽은 지 760년 후 한국에서 태어난 왕인 박사는 일본 황실의 태자들에게 충신요제의 도를 가르쳤다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우에노 공원 입구에는 도쿄의 대표적인 재래시장 아메야요코초 시장이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아메리카에서 비롯된 시장 이름이다. 한국 전쟁 이후 시장에는 양키물건이란 이름의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을 파는 구석이 있었다. 한국 정부에서는 외국 물건 유통을 막기 위해 심한 단속을 했다. 물건 압수는 기본이고 심한 경우 인신구속도 가능했다. 이곳 일본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 재래시장은 저렴한 물건을 팔 듯 이곳 시장도 저렴한 물건을 팔고 있다. 주변에 있는 훼미리마트에는 실내에 의자 등이 제공되지 않아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들은 주변 거리에서 간편하게 한 끼 요기를 해결하고 있다.

 

우애노 공원 주변에는 예술대학과 박물관들이 여럿 있었지만, 하루 반나절 시간으로 다니기는 역부족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6시간 정도 귀가 시간이 포함된 시간이다. 우애노 대불을 방문한 아침 일본 방송에서는 한국 입시를 소개하면서 시험 한 번으로 인생이 좌우되는 제도라고 했다. 대불은 입시와 승진 시험에 영험하다는 소개를 보며 아침 방송에서 들은 한국사회 한 번의 시험이 일생 길흉화복을 좌우하는 기자의 논평이 특정 사회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란 생각을 가졌다. 

 

▲ 도쿄타워 옆에 있는 조조지 절은 법연 스님을 종조로 하는 정토종 사찰이다.  © CRS NEWS

 

도쿄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새로 부상되는 도쿄타워 옆에 있는 조조지 절은 시내 중심부에 있는 사찰이다. 법연 스님을 종조로 하는 정토종 사찰이다. 한때 3천여 명이 넘는 학승이 있었다. 13세기 고려 시대 때 대장경 목판으로 세계기록유산 후보로 거론하고 있는 팔만대장경 목판을 간직하고 있다. 법연은 일본의 대표적인 정토진종 종조 친란의 스승이기도 하다. 조조지는 최근 특정 종교단체 신자 자식으로부터 살해된 아베 신조의 장례가 치러진 곳으로 유명하다. 사찰 경내에는 웅야신사가 있다. 우리나라 사찰에 흔히 있는 삼성각처럼 일본의 고유신앙인 신사를 불교가 포용하듯 경내에 함께 있다. 우리의 법당 같은 건축물인 본당 뒤편에는 도쿠가와 집안 묘소가 있다. 일본 여행 중 유일하게 입장권을 구매 후 둘러본 곳이다. 본당 안에는 정토종의 종조 법연이 모셔져 있다. 어린 나이 혹은 세상구경 조차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영아들을 위한 지장보살 공간이 있다. 그 끝에는 관세음보살이 있다.

 

▲ 조소사 본당 뒤편에는 도쿠가와 집안 묘소  © CRS NEWS

 

일본은 신사의 나라다. 신사와 사찰이 많은 나라에 한국 개신교는 열정적인 선교를 하고 있다. 대부분 한국 교단에서 파송된 교직자들은 파송지 주민보다. 교포세대 선교에 더 열심이다. 가장 큰 원인은 언어장벽이다. 

 

▲ 필자 장정태 박사는 천리교, 이치단 신궁, 조소지, 하나조나 신사 등서도 한국에서 이어가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식과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일인시위를 가졌다.  © CRS NEWS

 

이번 여행 겸 학술행사는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동국사, 구세군 병원, 대한민국 법연과 일본 정토종을 종조 법연이 정토종 대본산 조조지에서 만났다. 법연은 일본 정토진종 종조 신란상인의 스승이기도 하다. 정토종 대본산 조조지, 도쿄타워, 우에노 대불, 우에노 공원 신사, 센소지, 센소지 이존불,하나조나 신사. 신사, 정토진종 대곡파 별원, 별원 회관, 이스타 신궁, 신사, 천리교 교회, 시내 야경, 일본에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식과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일인시위를 가졌다. 그때마다 기꺼이 사진 촬영에 협조해준 분들이 있다. 일본 여행을 온 외국인부터 시작해서 현지에 유학,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입국한 외국인, 일본 사람 등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일본 분들은 전쟁반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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