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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와 지역불교 연계 필요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4/01/15 [08:46]
지역불교 한계와 폐쇄성의 문제, 인적교류와 정보교환 절실

세계불교와 지역불교 연계 필요

지역불교 한계와 폐쇄성의 문제, 인적교류와 정보교환 절실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4/01/15 [08:46]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55)

 

연재하고 있는 주제가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이다. 한국불교의 원류는 중국에서 비롯된다. 그렇지만 중국불교는 중앙아시아와 인도에서 연유하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한국불교도 당연히 중국을 경유하여 중앙아시아 인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24년 들어와서 세계불교 운운하는 소주제로 글을 몇 편 쓰고 있다. 나는 국제불교 활동을 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제와 연관하여 세계불교의 동향을 소개하는 것도 결코 무의미 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서 간간히 그때그때 내가 방문하는 나라의 불교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을 방문하였기 때문에 베트남과 관련한 글을 쓰고 있다. 

 

▲ 지역불교 한계와 폐쇄성의 문제, 인적교류와 정보교환 절실  © CRS NEWS

 

현재 국제 불교 기구는 몇 개가 있는데, 거의 모든 국제불교 기구에 필자는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불교를 망라하는 국제기구가 있는가 하면 지역이나 전통이 같은 나라끼리의 국제불교활동 등 다양하다. 전세계 불교 가운데 지역불교나 세계불교를 넘나들면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베트남 불교는 한국불교와도 낯설지가 않다. 왜냐하면 베트남은 대승불교권이면서 상좌부 불교권이라서 한국불교와도 유사성이 많다. 

 

▲ 베트남 중부 고원 달랏 시에 소재한 선종 사찰인 죽림선원.  © CRS NEWS

 

베트남 불교는 크게 보면 동아시아 대승불교의 한 형태이다. 동아시아의 대승불교로서 천태 화엄 교학과 선불교 정토불교가 조화를 이룬 통불교적 불교전통이다. 그렇지만 지역적으로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역사적 상황에 의하여 상좌부 전통(캄보디아)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 베트남 불교는 일반적으로 포용적이고 혼합적이다.

 

베트남 불교가 인도에서 직수입되었는 다는 설도 있긴 하지만, 중국에서 전해진 것이 설득력이 있다. 베트남 불교는 도교와 중국 고유의 영성, 베트남 민속 종교의 특정 요소와 혼합적인 관계를 맺어 왔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테라와다(Theravada, 상좌부) 불교도 존재하며, 토착 신앙과 습합한 불교 형태도 목격된다.

  

▲ 여러 나라의 불교 대표들이 죽림선원 큰 방에 모셔져 있는 조실 스님의 목상 앞에서 기념촬영.  © CRS NEWS

 

불교가 인도 전도단을 통해 기원전 3세기나 2세기에 베트남에 처음 들어왔는지, 아니면 중국에서 1세기나 2세기에 불교가 처음으로 들어 왔는지에 대해서는 상충되는 이론이 있다. 두 경우 모두, 2세기 말까지 베트남은 현재 수도인 하노이 북동쪽에 있는 박닌성(北寧省)의 홍강 삼각주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이 성은 문화적으로 풍요로우며, 전통 민요인 꽌호로도 잘 알려져 있다. 꽌호는 2009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 호안끼엠호에서 꽌호(민요)를 부르는 전통 가수들.  © CRS NEWS

 

박닌성의 루이라우를 중심으로 대승불교가 발전했다. 루이라우는 인도에서 온 불교 전도 승려들이 중국으로 가는 인기 있는 경유지였다. 승려들은 인도 상인들이 인도 아대륙에서 중국까지의 해상 무역 경로를 따랐다. 42장경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Anapanasmrti-sutra)을 포함하여 다수의 대승 경전과 아가마(āgamas, 아함경)가 이곳에서 고전 중국어로 번역되었다.

 

▲ 베트남 북부 교지에서 역경을 한 소그디아(이란) 출신의 강승회 승려.  © CRS NEWS

 

이 지역 교지군(交趾郡)은 베트남 북부 일대를 관할한 중국의 옛 군이다. 소그디안(이란) 출신의 강승회(康僧會)가 이곳에서 역경을 하면서 머물렀다. 이후 베트남은 오랜 세월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과 베트남이 중국에 두 번 합병되었기 때문에 문화적, 철학적, 종교적 유산의 많은 공통된 특징을 공유하게 됐다. 따라서 베트남 불교는 일반적으로 중국불교와 관련이 있으며 송나라 이후 중국불교의 형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875년 독실한 대승불교도였던 새로운 참 왕 인드라바르만 2세가 대승불교를 참파의 국교로 확립하고 동즈엉이라는 대규모 수도원 단지를 건설했다. 그의 왕조는 10세기 후반까지 참파를 계속 통치했다.

 

▲ 베트남 사원을 방문한 국제불교 대표단 일행.  © CRS NEWS

 

딘 왕조(968-980) 동안 대승불교는 국가에 의해 공식 종교로 인정받았으며, 이는 베트남 군주들이 가졌던 불교 신앙에 대한 높은 존경심을 반영하며 금강승(밀교) 부분의 영향도 일부 포함했다. 초기 레 왕조(980~1009)도 불교 승가에 대해 동일한 인정을 제공했다. 이 시기 불교의 성장은 새로 독립된 국가가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이념적 기반이 필요했기 때문에 박식한 승려들을 조정에 등용하는데 기인했다. 그 후 이 역할은 유교에 이양되었다.

 

베트남 불교는 리(Lý) 왕조(1009~1225)에 불교 사원에서 자란 창시자 리 타이 (Lý Thái Tổ)를 시작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리 왕조의 모든 황제는 불교를 국교로 공언하고 승인했다. 이는 쩐(Trần) 왕조(1225~1400)에도 지속되었지만, 불교는 ​​유교의 신흥 성장과 무대를 공유해야 했다.

 

한마디로 베트남 불교는 중국 대승불교의 영향도 받았지만, 매우 이른 시기에 인도 불교와도 직접 교류하는 역사를 갖고 있다. 오늘날 국제불교교류와 정보교환을 가장 왕성하게 하고 있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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