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코로나 팬데믹은 사람의 성격도 바꿔 놓았다

문윤홍 대기자 | 기사입력 2022/12/16 [09:36]
코로나 팬데믹 前과 後에 사람들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美대학 연구결과 나와

코로나 팬데믹은 사람의 성격도 바꿔 놓았다

코로나 팬데믹 前과 後에 사람들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美대학 연구결과 나와

문윤홍 대기자 | 입력 : 2022/12/16 [09:36]

사람의 성격에는 나이·고용불안·생활스타일·경제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연구팀이 20229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대유행) ()과 후()에 사람들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와 사람들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팬데믹이 사람들의 정신건강이나 행동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도 다양하게 이뤄졌다.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정신건강 악화에 시달린 반면, 젊은층의 3분의 1은 봉쇄 기간에 오히려 정신건강과 행복도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또 팬데믹 동안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액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플로리다주립대 연구팀은 팬데믹이 보다 기본적인 성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학술 프로젝트 '미국의 이해(UAS: Understanding America Study)' 조사 데이터를 사용했다. UAS는 온라인에서 실험 참여자의 인성 테스트를 종단적(縱斷的)으로 수행한 것으로 팬데믹 이전(2014~20202) 팬데믹 초기(20203~12)그 이후(2021~2022) 테스트에 응답한 7000명 이상의 성격 평가 결이다. 대상자는 모두 미국에 거주했으며 연령은 18~109세로 넓은 편이었다

 

성격 테스트는 성격과 정신 기술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빅파이브(big five) 성격 특성을 이용해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신경성(신경증적 경향)', '개방성' 5가지 모델로 분류해 진행했다데이터 분석 결과, 팬데믹 전과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성격 특성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팬데믹 전과 팬데믹 이후인 2021~2022년의 성격을 비교한 결과 팬데믹 이후 외향성·개방성·친화성·성실성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사람들의 외향성·개방성·친화성·성실성은 나이가 들면 저하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2021~2022년은 통상의 저하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팬데믹 트라우마가 자연스러운 인격 변화 과정을 가속시켰을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또한 성격 변화는 특히 학업과 취업 등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2021~2022년 친화성과 성실성의 현저한 저하와 함께 신경성 증가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안젤리나 수틴(Angelina Sutin) 플로리다주립대 의대 교수는 "2년간에 걸쳐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을 강요당한 후 사회에 복귀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성격 변화 요인의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은 식사나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에 힘쓰거나 여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의 정신건강이나 행복도가 크게 악화됐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아일랜드 왕립외과의학원 소속 조란타 버크(Jolanta Burke) 박사는 "성격은 우리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높은 수준의 성실성·친화성·개방성을 가진 사람은 가장 높은 수준의 행복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격 변화가 사람들의 정신건강이나 행복도에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버크 박사는 친화성·개방성·외향성·성실성의 특성은 모두 주위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특성의 저하가 행복도 하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연구팀은 "팬데믹 사이의 성격 변화를 살펴본 이번 연구결과는 팬데믹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이가 들면 성격도 바뀌는 걸까

 

인간은 일생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경험한다. 개인의 성격이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지에 대해선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대로 사람의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견에서부터 사람의 성격은 나이를 먹으면서 둥글게 된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나이에 따른 성격의 변화 유무는 심리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과학 미디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는 여러 연구 결과를 요약해 보도하고 있다.

 

성격이란 그 사람 특유의 사고·감정·행동 패턴이며, 성격은 고정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미국 심리학자 브렌트 로버츠(Brent Roberts) 일리노이대학교 교수는 "성격은 발달하는 현상이다. 고정되어 넘을 수 없는 정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로버츠 교수가 주장하는 것은 사람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단기적 관점에서는 성격 변화를 거의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조금씩 변화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사람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결과는 많은 심리학자들이 실시한 종단연구(縱斷硏究, longitudinal study: 흔히 평생 동안에 걸친 발달 추세를 연구하기 위해 심리학에서 사용되기도 하고 어떤 질병의 예측 요인을 밝히기 위해 의학 분야에서 시도됨)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고 점이다.

 

2000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빅파이브(big five)라는 다섯 가지 심리적 특성(개방·근면성·외향성·협조성·신경증적 경향)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70대까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52개 종단 연구가 분석되었다. 분석 결과, 참가자의 성격 특성은 10년의 기간 동안 일관된 경향이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브렌트 도네란(Brent Doneran) 박사는

성격의 일관된 패턴은 3세 무렵부터, 혹은 더 일찍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도네란 박사는 "수줍음 많은 3세 유아가 취하는 행동 자체는 수줍음 많은 20대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과는 다르다. 그러나 거기에는 근본적인 핵심이 있다"라고 했다. 사람의 성격을 3세부터 18세까지 추적 조사한 1995년의 연구에서는 3세 시점의 성격 특성이 18세 시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10년이라는 기간은 성격의 변화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수십 년이라는 기간으로 보면 매우 느리지만, 사람의 성격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로버츠 교수의 주장이다. 2018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50년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성격이 추적·조사됐다. 1960년 일단의 심리학자들은 당시 미국에 살던 고등학생 중 5%44만 명을 대상으로 성격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50년 후, 다른 심리학자들이 당시 설문에 응답한 1952명을 찾아내 같은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60대 응답자는 10대 시절보다 안정·자신감·리더십·사회적 감수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와는 별도로 수십 년이라는 기간 동안 사람들의 성격을 추적·조사한 다른 종단연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외향적으로 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인상이 좋아지고 양심적인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심리학자들은 이를 '성숙의 원칙'이라고 부른다. 성숙의 원칙에 따라 성격이 변화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거의 모든 사람에게 이 원칙이 적용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이 변화한 것을 깨달을 수 없는 것은 그 변화가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것에 더해, 자신의 성격을 판단할 때 주위 사람과 비교하는 경향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자신의 성격이 성숙의 원칙에 따라 변화함과 동시에, 자신의 주위에 있는 또래들에게도 성격이 변화하고 있으므로 자신의 변화를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왜 성격이 변화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은 결혼과 자녀의 탄생,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 일련의 극적인 이벤트가 원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다.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대학에 들어가고 취업해서 노동자가 되고, 가족을 갖는다는 라이프 스테이지의 변화에 따라 '자신에게 기대되는 행동'이 바뀌는 것이 성격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로버츠 교수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매우 명확한 암묵(暗默)의 이해가 존재한다"며 암묵의 이해에 따라 생전에 성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나이 들수록 대체로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대체로 더 낙관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나라에서 6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후에는 대부분 덜 신경질적으로 변하며 노년이 될 때까지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빅5 성격검사를 측정하기 위해 질문에 답했는데, 그들은 최소 3차례에 걸쳐 질문에 답했고 연구팀은 그 변화를 측정했다. 55가지 주요한 성격 요소를 측정하는 성격검사로, 성격 요소로는 외향성, 친화성, 신경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있다. 연구 결과, 가족, 직장 등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며 성장함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은 21~60세 사이에 외향성과 성실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성은 특히 여성의 경우 성인기에 감소했지만, 노년을 맞고 주위 사람이 세상을 떠나기 시작할 때 다시 증가했다. 나이가 들수록 성격이 변할 수 있지만 특정한 경우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연령대의 사람에 비해 더 개방적이거나 더 절제력이 있을 수 있다. 반면 큰 사건으로 인해 외향적이고 덜 신경질적이었던 사람이 내향적이고 불안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치매, 정신질환과 같은 심각한 질병 또한 성격과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일상이 만족스럽고 행복한 경우 더 친화력이 있고 감정적으로 안정적이며 내향적으로 될 수 있다. 

▲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 도배방지 이미지

守岩 칼럼 많이 본 기사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