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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봄은 오리

신명상 | 기사입력 2024/03/05 [08:29]

그래도 봄은 오리

신명상 | 입력 : 2024/03/05 [08:29]

 

그래도 봄은 오리

 

눈이 비 되어 온다는

우수, 그 절기가 지나

몇날 두고두고 내리던 비

 

어느 누구 미처

눈치챌 틈도 없이 느닷없이

눈 되어 조용히 뿌린 밤

 

새벽 어둑한 누리로

숫눈이 수북이 덮혀 있다.

 

겨울은 아직 떠나지 않고

빛나는 세상

아름다운 설경을 펼친다.

 

봄이 아마 가까이 있다, 그렇게

한참을 착각했나 보다.

 

정겨운 시절이 올 듯 따사롭고

겨울도 풀릴 듯 비까지 내려

대지를 촉촉이 녹여 주었다.

 

꽃은 이미 어딘가 피었다고

바람결 풍설마저 돌고 있었고...

 

계절의 길목은 예측할 수 없다,

기척 없이 어느샌가 한밤부터

비가 눈 되어 내리고 있다.

 

기다리는 마음으로 먼저

봄이 온 건 아니었는지,

흔들리는 계절의 순간 미리 짚어

헤아리기 그야말로 감감하다.

 

이건 봄의 소식을 시샘하는

숨가쁜 계절의 힘 겨루기일까?

 

그래, 그래도

올 건 기어이 찾아 오겠지, 어엿하니

 

봄은 앞에 환히 필 것이다.

 

▲ 신명상  © CR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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