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통합한 사상가가 28세 무렵 저술...20책 53권
19세기 사상가 최한기의 유교 13경전 정수 집약 ‘통경’ 발견동·서양 통합한 사상가가 28세 무렵 저술...20책 53권
19세기 조선의 독창적인 사상가 혜강 최한기(1803~1877)의 저서 ‘통경’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고문서연구실은 부여의 함양 박씨 종가가 기탁한 고문헌 자료를 연구하던 중 최한기의 저서 ‘통경’을 최근 발견했다. ‘통경’은 지금까지 이름만 알려져 왔을 뿐, 실물은 확인되지 못했다.
'통경'의 경우, 최한기가 책을 저술했다는 내용과 서문 일부만 전해져 왔다.
이번에 발견한 '통경'은 모두 20책 53권으로 이뤄져 있다. 시경, 서경, 논어, 맹자 등 유교에서 중요한 경전 13개를 아우르는 '십삼경'(十三經) 내용을 주제별로 분류해 해설한 책으로 유교 문명의 정수를 집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경’을 처음 발견한 이창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통경’을 최한기가 28살 무렵 저술한 초기작으로 추정했다. ‘통경’은 십삼경의 전체 내용을 학부, 사물부, 의절부와 같이 3개의 범주로 나누고, 각 부 아래에 총 271 조목을 배치해, 전체 내용을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십삼경 각각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색인기능의 목록도 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 250장도 실었다.
장원석 책임연구원은 "책 표지와 내지에 최한기의 저서라는 글이 하나도 없었다. 분석 결과, 기존에 알려진 서문 일부 내용과 같고 최한기의 주요 사상과도 일맥상통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한기가 유가 경전을 연구해 '통경'을 펴낸 것은 그의 철학이 개화파의 선구라는 학계의 통념보다 훨씬 더 전통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는 증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통경’을 발견한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6일 오전 ‘통경 발견 보고 발표회 겸 세미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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