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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도 興亡盛衰, 그러나 미래는 밝다”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3/11/18 [09:54]
화평서신

“종교도 興亡盛衰, 그러나 미래는 밝다”

화평서신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3/11/18 [09:54]
 
◈ 인터넷 매일종교신문 창간을 전후해 각 종교의 지도자들과의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가톨릭, 개신교, 불교, 천도교, 민족종교, 이슬람교 지도자에 이어 마지막 차례로 원불교의 지도자를 만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중이 큰 종교이며 국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인된 종단을 위주로 했습니다. 이들 종교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종교의 미래는 밝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비록 종교간 갈등, 종교내 파벌과 교권다툼 등으로 종교가 세상에 걱정을 끼친다고 하지만 모든 종교지도자들의 마음은 한결같이 ‘자신의 신앙을 바탕으로 한 좋은 세상만들기’였습니다.  
 
◈ “하느님은 숫자와 양으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다. 교회의 신장보다 영적 성장이 중요해졌다.”(김희중 대주교), “모든 종교에 도(道)가 있다. 사랑을 파는 종교에서 사랑을 나눠주는 종교가 되야 한다.”(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장), “이 세상의 이치는 밥 한그릇의 이치를 아는데 있다. 종교는 세상, 창생, 세속을 먹고 살아야 한다.”(박남수 천도교령), “종교지도자들이 공부해야 종교가 바로 선다. 신도수 자랑보다 하나님 말씀 제대로 전해야 한다.”(나채운 성서학자), ‘’종교와 믿음보다 신뢰가 중요, 신뢰할 수 있는 종교인이 돼야 한다. 병 없으면 의사 필요없듯, 고통없으면 종교 필요없다.”(정산 스님), “개종 강요나 선교를 하지 않는 실천의 종교”(신만종 이슬람중앙회 이사장) 등의 발언에서 종교의 본질과 지향점은 모두 같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원불교 김대선 평양교구장과의 만남은 ‘매일종교신문 릴레이 대담’의 피날레로 장식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자기종교 교리에 국한되지 않고 이웃 종교와 협력하는 ‘일원(一圓)주의’를 기본으로 삼는 원불교의 교리가 매일종교신문의 발행 취지와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김 교구장은 ‘소태산, 부처, 예수, 공자가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며 ‘이웃종교와 같이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종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3대에 걸친 독실한 원불교 집안입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근본신앙으로 성직자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웃종교와의 이해와 협력을 통해 좋은 세상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신념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원불교 성직자인 첫째 아들을 개신교인 며느리와 맺었으며 출가를 앞둔 둘째 아들의 현장실습을 이탈리아 성당으로 보냈습니다. 그 자신도 목사, 스님, 수사 등과 어울려 ‘사인방(四人幇)’이라 불리며 이웃종교와의 교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보기가 좋았습니다. 100년의 역사가 안된 원불교가 많은 사람들을 감화시켜 위상을 갖춘 종교로 자리잡은데는 이러한 종교심성이 커다란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원불교가 모든 종교의 장점을 취해 시대화·생활화·대중화의 개혁에 앞장섰기 때문에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생활과 심성에 깊이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릴레이 대담에 나서 주신 각 종교의 지도자들도 일반사회에서 피상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과는 달리 모두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종교의 미래는 밝다’는 확신이 생긴 것입니다.
 
◈ 남산제례문화원이 원구단에서 전통제례의식에 따라 개최한 ‘단기 4346년 개천축제’(11월 5일)에서는 제가 천고문을 올렸습니다. 비록 대종교의 위상이 낮아져 개천절에 대한 주위의 관심은 없어졌으나 이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기도와 정성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들과 함께 봉행의식을 치르며 종교의 본질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각 종교의 신앙교리는 다를 수 있지만 그 교리가 추구하는 영원추구, 이상적 삶, 좋은 세상 만들기는 일치했습니다. 종교는 다르더라도 이러한 공통 지향점을 놓고 이웃종교, 종파와 덕담을 나누며 사랑과 정성을 함께 하면 ‘창조주 신, 사람, 만물’ 모두에게 기쁜 세상이 될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 종교에도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있는 듯 합니다. 시대와 국가, 지역에 따라  종교의 부침(浮沈)이 있습니다. 세상사회에서 보수는 부패하고, 진보는 분열하며 진퇴를 거듭하듯이 종교 역시 그런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 종교가 추구하는 종교심만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밝힌 종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68%가 종교는 믿지 않지만 하나님을 믿고 있다.”고 했습니다. 무신론자 혹은 불가지론자라고 인정한 사람은 6%에 불과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종교심성을 갖고 있습니다. 각 종교가 부패, 배타성을 떠나 좋은 세상 만들기에 나선다면 이들은 각자의 성향에 맞는 종교로 돌아 올 것이란 생각입니다.
 
올 초 영국에서 처음 선보인 소위 ‘무신론자들을 위한 교회’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신앙이 아니라 휴머니즘을 추구합니다. 휴머니즘도 중요한 종교심의 하나입니다. 만약 각 종교가 이들 마음까지도 포용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꿈같은 상상을 해봅니다. 그리고 지난 종교지도자들과의 대담에서 그런 종교의 밝은 미래를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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