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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세 모녀의 죽음. 내 가족의 문제다”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3/01 [07:36]
조계종 노동위, “빈민문제에 책임있는 자세 갖겠다”

“생활고 세 모녀의 죽음. 내 가족의 문제다”

조계종 노동위, “빈민문제에 책임있는 자세 갖겠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3/01 [07:36]

조계종 노동위원회(위원장 종호 스님)가 서울 석촌동 지하 1층에 세들어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며 빈곤문제에 대한 관심을 약속했다.
 
노동위는 2월 28일 성명을 통해 “2월 26일 서울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박아무개씨와 큰 딸, 작은 딸이 번개탄을 피워서 숨진 채 발견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지극한 마음으로 빈다”고 밝혔다.
 
노동위는 이어 “이번 세 모녀의 죽음을 우리 문제, 내 가족의 문제로 바라봐야 해결책이 나 올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뿐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이 땅위에 사는 모든 사람이 한 몸이며 내 몸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으로 소외되고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의 문제를 해소해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러면서 “한 사람이 태어나서 배고프지 않고, 최소한의 거주공간, 몸 아프면 치료 받을 수 있는 것은 국가 구성원으로서 권리이고, 국가의 의무이며, 모든 구성원들의 공동책임”이라며 “조계종 노동위원회는 앞으로 빈곤의 문제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나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 세 모녀는 자살하면서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이라는 메모와 함께 70만원이 든 현금봉투를 남겼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한편 세 모녀 자살사건은 우리 복지정책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숨진 박모 씨는 12년 전 암을 앓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건강이 좋지 않은 두 딸을 대신해 식당일을 하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 왔다. 두 딸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발급된 카드빚 등으로 신용불량자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38만원 집세를 내며 세들어 살다가 한달 전쯤 넘어져 몸을 다치자 식당일마저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고 등에 힘들어 했던 이들이지만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의 정부지원 수급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좁은 방 안의 창문은 청테이프로, 방문은 침대 등으로 막혀 있었고 현장에서는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가 발견됐다.
세 모녀는 세상을 떠나며 남기는 마지막 말로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문구를 봉투 겉면에 적었다.
사후 주변에 최소한의 피해까지 생각했던 착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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