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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000년전 구석기인 얼굴, 단양서 드러나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11/03 [08:35]
“현생 인류 자의식과 표현력 담은 인류문화사적 발견”

3만5000년전 구석기인 얼굴, 단양서 드러나

“현생 인류 자의식과 표현력 담은 인류문화사적 발견”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11/03 [08:35]
3만5000년 전 충북 단양에 살던 후기 구석기인이 돌에 새긴 얼굴 모양 조각이 발견됐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충북 단양군 적성면의 수양개 6지구에서 출토된 유물을 확인하던 중 후기 구석기시대에 사람 얼굴을 새긴 것으로 보이는 돌조각(사진)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돌조각은 가로 2.29㎝, 세로 1.57㎝이며, 약 3만5000년 전 문화층에서 출토됐다. 연구원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등 4개 기관에 해당 토층의 시료를 보내 연대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경우 연구원은 “구석기 사람들이 얼굴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 선을 그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미경으로 보면 입 부분의 가운데를 살짝 아래쪽으로 그려 인중을 나타냈고, 돌의 전반적인 형태가 이마와 턱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또 “3만년에서 3만5000년 전의 후기 구석기시대 유물은 선을 그은 것만으로도 예술품으로 간주된다”며 “얼굴 모양을 새긴 것은 동시대 유물 중 매우 희귀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우종윤)은 ""지난해 같은 층에서 발견된 '눈금 새긴 돌'과 함께 발굴 유례가 없는 희귀 유물"이라고 밝혔다. 학계의 공인을 받게 되면 인류가 사람 얼굴을 돌에 새긴 가장 오래된 것이라 후기 구석기 연구에 도움을 줄 획기적인 유물로 보인다.
 
얼굴 조각과 눈금돌은 같은 문화층에서 발견된 '형제 유물'이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두 유물을 따로 떼서 설명할 수 없다.
 
눈금돌은 당시 구석기인들이 수(數)와 단위 등 숫자 개념을 기호화한 것으로 '세계 역사상 최초의 자(측량 도구)'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전에 가장 오래된 도량형 유물은 뿔로 만든 피리에 정밀한 간격으로 선을 그려넣은 정도였다. 얼굴 조각은 단순한 선이 아니라 인간의 얼굴을 새겼다는 점에서 현생 인류의 자의식과 표현력을 담고 있는 고고학적·인류문화사적 발견이라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구석기 연구자들은 현생 인류의 중요한 특징을 요즘 현대인과 같은 뇌 용량으로 인한 지적 능력의 발현, 자의식의 발생이라고 본다. 인간의 얼굴을 표현했다는 건 '나'와 '우리'라는 존재를 분명히 인식,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 얼굴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 한 전문가는 “인공적으로 조각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시대, 개인에 따라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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