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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諸行無常

박길수 | 기사입력 2021/11/15 [08:54]
아! 끊임없이 변화하는 내 노후의 아름다운 삶이여!

박길수의 일상에서 찾는 삶의 구원과 행복●諸行無常

아! 끊임없이 변화하는 내 노후의 아름다운 삶이여!

박길수 | 입력 : 2021/11/15 [08:54]

! 끊임없이 변화하는 내 노후의 아름다운 삶이여!

 

산다는 일은 푸른 창공에 하얀 양털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 모양과 비슷한 현상일지 모르겠다. 칠십대를 살고있는 나 같은 사람이 어쩌다가 파란 하늘을 보았을 때, 막연히 마음 속에서 솟아나며 느리게 그려지는, 변화 비슷한 하얗고 풍성한 양털 같은 움직임이 바로 삶일 듯싶다. 눈에 잘 띄지 않게, 아주 천천히 그러나 쉬지않고 움직이는, 신비로운 변화. 그 변화가 바로 내 삶일 것이다.

 

갑자기 여유롭다는 느낌이 들어서 안정과 휴식을 꿈꿀 때, 우리 부부에게 날벼락처럼 사납게 쏟아붓던 차겁고 거칠었던 폭우와 광풍의 무자비가 바로 내 말년의 삶이다. 처음에는 삶이 공포였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일까? 수차 마음 속으로 반문하면서도 나는 일부러 죽을 수는 없었다. 시도때도 없이 변화해오는 두려움이 그때는 바로 내 삶이었다.

 

한때는 새로운 변화에 내심 목말라했다. 어릴 적 나는 변화를 내심 갈망하기도 했다. 일상의 시시콜콜한 변화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야성적 낭만을 소망하던 몸부림이 어릴 적 바램이었다. 당시 젊었던 내 삶의 무변화는 칠월 사막의 짜증스럽던 가뭄과도 같았다. 그래서 조금도 변하지 않을 듯하던 일상은 나에게 숨막히는 지루함이기도 했다. 이제 생각해보니 참으로 무모한 당돌함이다. 세상모르고 철없던 시절이었다.

 

내가 아는 어떤 동네 어르신은 어느날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이제 더 건강하고 밝게 살고 싶었다. 그날부터 그분이 시작했던 몸의 건전한 변화인 "운동"이라는 "백세를 위한 삶의 개혁개방" 때문에, 그분은 근육에 문제가 생겨버렸다. 기어이 넘어졌고 골절이 생겨, 그분은 어쩔 수 없이 누워버렸다. 그후 그 어르신은 일상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그 어르신에게는 마지막 노후 삶의 변화가 침상 위의 휴식이었던 모양이다.

 

 

누구에게나 변화는 온다. 변화를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 그렇다고 변화를 두려워하지도 말아야겠다. 나는 때에 맞게 적당히 그 변화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변화에 맞춰 그 변화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쓸데없는 헛 과욕에 사로잡히는 일도 없을 것 같다. 마음을 충분히 비우고 겸허한 자세로 나에게 다가오는 변화를 받아들여, 결코 내 노후 삶에 한 꼴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변화를 즐길 것이다. ! 끊임없이 변화하는 내 노후의 아름다운 삶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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