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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사회화합의 장 마련한 지관 스님 열반 -“진정한 학승의 표상, 종교평화와 사회통합에도 기여”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2/01/12 [15:18]

종교와 사회화합의 장 마련한 지관 스님 열반 -“진정한 학승의 표상, 종교평화와 사회통합에도 기여”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2/01/12 [15:18]

종교와 사회화합의 장 마련한 지관 스님 열반

“진정한 學僧의 표상, 종교평화와 사회통합에도 기여”


가산당 지관대종사 영결식 및 다비식 모습.

 

1월 2일 열반해 6일 다비식을 치른 지관 스님에 대한 추모는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에 이은 범국민적․범종교적 행사였다. 불자들뿐만 아닌 국민들과 각 종교, 종파의 종교지도자들의 애도가 이어졌으며 북한, 일본 등의 국경도 초월했다. 

지관 스님 열반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톨릭과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민족종교 등 한국종교계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의 추도가 이어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1월 3일 “부디 극락왕생하시기를 기원한다”는 불교식 애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메시지에서 정 추기경은 “평생 학문에 정진하면서도 고통 받는 중생들에게 많은 위로와 사랑을 주셨던 지관 스님의 입적은 불자들뿐만 아니라 큰 어른을 잃은 모든 국민에게 큰 슬픔”이라며 “스님께 편안한 안식을 누리시도록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지관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 조계종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지관 스님이 천주교가 운영하는 성가정입양원을 찾았고, 정 추기경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조계종 사회복지시설인 승가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 회장인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도 “불교의 발전과 종교간 화합에 크나큰 기여를 하신 스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데 대하여 많은 불자와 슬픔을 함께 한다”는 내용의 조전을 조계종에 보냈다. 김 대주교는 스님의 다비식을 하루 앞둔 5일 경남 합천 해인사 보경당에도 조문하고 “큰스님의 덕망과 학식이 깊어 평소 존경해왔다”면서 “학승으로 불교계의 오랜 숙원인 불교대사림 사전편찬이 다른 스님들을 통해 계속돼 완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32대 총무원장 재임 시절, 2년 7개월여 동안 종교지도자협의회 회장으로 모임을 이끌며, 종교화합과 상생을 위해 노력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협의회(KNCC) 총무는 “바른 인간의 길은 요익중생이라 말씀하시며 몸소 실천하시던 지관 스님의 맑은 미소와 경쾌한 발걸음이 여전한지라 더욱 황망한 마음”이라며, “고인의 입적으로 인하여 남은 사람들이 더욱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애도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스님께서는 불교계뿐만 아니라 종교계의 큰 지도자로서 우리 사회 속 종교 교류를 통한 헌신으로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주셨다”고 밝혔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선지식에게 넘치도록 쥐여진 그 학문, 불교대사림에 담고 담고 하셨는데 그것 다 마치지 못하고 훌쩍 떠나셨는지, 정녕 팔 하나가 잘려나간 아픔”이라며 애도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은 “학승, 선승으로 우리 수행인들의 영성을 맑혀주시고 32대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종단을 이끄실 때 공의와 화합에 의한 종단 운영과 수행종풍을 진작하여 승가의 위의와 질서를 바로 잡아주셨고,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도 맡으시어 종교간 화합을 이끄시며 종교평화와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애도하고, “오고 감이 없는 해탈의 품에서 편히 쉬셨다가 다시 우리 곁에 큰 스승으로 오시길 심축한다”고 기원했다.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 정정숙 천도교 교화관장, 변진홍 KCRP 사무총장 등 종교계 인사들도 분향소를 찾아 지관 스님의 입적을 추도했다.

분향소가 마련된 해인사 보경당에는 봉선사 조실 월운 스님, 전 종회의장 지하 스님, 중앙종회 의장 보선 스님, 대흥사 주지 범각 스님, 통도사 율주 혜남 스님, 선본사 주지 덕문 스님, 운문사 승가대학 명법 스님과 강원 학인, 제16교구본사 고운사 대중 스님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종교, 종파, 국경 초월한 조문 이어져


다른 불교 종단의 애도문도 이어졌다.

한국불교 태고종은한국 종교계의 큰 스승이고 불교계의 큰 어른인 조계종 전 총무원장 지관 대종사의 입적에 대해 모든 사부대중과 함께 삼가 애도를 표한다”고 추모했다. “지관 스님은 이 시대의 대표적인 학승이자 선지식으로 후학양성과 한국불교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으며 사회정의, 종교평화와 공존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또한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국민들과 함께하는 삶을 실천해왔다”고 밝혔다.

천태종 총무원장직무대행 무원 스님도 “스님께서 생전에 다져오신 화해와 평화의 길이 더욱 넓고 탄탄하게 우리사회에서 실현되기를 기원한다”는 애도문을 발표했다.

북한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선불교도련맹 중앙위원회는 1월 4일 조계종에 애도문을 보내 “지관 스님은 학승으로서 불교의 현대화, 사회의 민주화와 민족의 화해와 단합, 6·15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헌신하셨다”고 밝혔다.

또 캄보디아 승왕(종정)인 탭봉 스님도 “저와 모든 캄보디아 승가는 불교와 한국인을 위해 헌신하신 지관 스님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다”며 “스님의 위대한 삶과 훌륭한 지도력에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조전을 보내왔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 당의 지도자 등 정치인들의 조문행렬도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1월 3일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정릉 경국사에서 조문하며 “높은 인품과 학문을 오래오래 기릴 것입니다”라고 쓴 뒤 참모들과 위패에 분향하고 합장으로 삼배했다.

‘이판사판’(理判事判) 모두에서 귀감이 된 지관 스님은 1월 6일 해인사 앞마당에서 영결식을 봉행한 뒤 4㎞ 떨어진 연화대에서 다비식을 가졌다.(권형락 기자)


“俗家와 佛家에 대해 부끄러울 뿐 아무런 미련 없다”

원고지 遺訓, “장례 간소하게 하라”


금석문 번역과 계율역사 연구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학승으로 73세에 조계종 총무원장을 맡아 이판(理判)과 사판(事判) 모두에 통달했던 지관 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 역시 걸림이 없었다. 스님의 영결식과 다비식은 그의 유훈대로 조화도 받지 않고 검소하게 봉행됐다. 지관 스님은 지난해 서울 정릉 경국사에서 원고지 8매 분량의 유훈장을 직접 글로 써서 남겼다.

지관 스님은 유훈장에서 문도들에게 무엇보다 다비식을 간소하게 치르라고 당부했다. “상여의 장엄, 화장대의 꽃장엄도 일체 하지 마라”며 “다비장까지 참여한 조객들에게는 점심을 대접하라”고 일렀다. 또한 “다비하는 사찰의 사중(寺中)에 대해서는 추호의 피해도 끼치지 마라”며 “내가 비상금으로 갖고 있던 1억 원을 맏상좌인 세민에게 맡기니 장례비에 보태도록 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금년 80세를 맞이하면서 그간 부처님의 음덕으로 편안하게 살았으므로 양가(속가와 불가)에 대해 부끄러울 뿐 아무런 미련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1982년 경국사에서 부처님께 3천배를 올린 후 발원문(發願文)을 남기고 시작한지 1차 자료수집만 10년을 거친, 가산불교대사림이 지금까지 12권이 출간됐다”면서 “아직 남은 8, 9권을 완간하여 부처님께 고하고 죽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소망이었지만 이는 내 마음대로 좌우할 문제가 아니므로 인연에 맡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관 스님은 한국문화예술발전을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가 문화 관계에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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