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웨삭의 날 국제대회에 대한 평가와 의의(상)
전회에서 제14차 유엔 웨삭의 날 국제총회에 대한 간략한 스케치를 한 바 있다. 유엔 웨삭의 날 행사는 태국의 MCU(마하쭐라롱꼰불교대학교)가 주도하고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스리랑카 출신 비구들과 정부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 사실상 현대 불교계에서 세계불교 특히 테라와다(上座部)전통을 전승해서 주도적으로 유지·발전시키고 있는 나라는 태국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지원과 승가의 후원아래 세계불교의 여러 전통을 망라해서 출가승과 재가 지도자들을 초청해서 잔치를 베풀고 있다. 그렇지만, 영어(英語)라는 국제어의 마력 때문에 태국불교는 지도력과 조직력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스리랑카 불교가 뒤에서 일정부분 뒷받침해주고 있다. 태국에서 웨삭의 날 행사가 열려도 스리랑카에서는 대통령이나 수상이 참석할 정도로 적극적인 참여를 해왔다. 이번 제14차 대회는 스리랑카 정부의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유치해서 국제총회를 비교적 잘 소화했다는 평가이다.
이번 유엔웨삭의 날 국제총회의 주제는 ‘사회정의와 지속적인 세계평화를 위한 부처님의 가르침’이었는데, 다소 추상적인 주제이긴 했지만 그런대로 주제에 부응하는 여러 앵글에서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아마도 현재 세계불교기구 가운데서는 유엔 웨삭의 날 기념국제대회가 가장 규모도 클 뿐 아니라 참여하는 학자나 지도자들의 비중이 크다고 할 것이다. 스리랑카가 영국식민지를 겪은 나라이기에 영어에 대한 통용이 자유롭고 스리랑카 관계자들의 영어 소통 또한 불편함이 없었다, 게다가 인도 모디 수상은 원고 없이 즉석 영어연설이 뛰어났고, 그의 불교 인식에 대한 지평이 깊고 넓었다는 평가였다. 불교 발상지의 나라였지만, 인도의 원형불교에 대한 전통과 유산을 지금은 그 주도권과 발언권을 스리랑카에 내어준 상황에서도 모디 수상은 전 세계 불교지도자급 고승과 재가 지도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참석자들은 매우 고무적인 인상을 받았으며, 수상의 불교유적 보호와 불교도 저변확대에 정책적 배려를 하겠다는 의지에 박수를 보냈다. 스리랑카에서는 비단 불교라는 관점에서만이 아닌,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도 인도에 의존해야하는 입장이어서 모디 수상에 대한 예우는 초특급 국빈대우였다.
이번 유엔 웨삭의 날 행사 일정은 11일부터 시작되었다. 각국 대표들은 등록을 마치고 힐튼 호텔의 환영만찬에 참석해서 국회의장의 환영사와 함께 상견례로부터 시작되었다. 12일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8시 30분까지 반다라나이케 국제 기념컨퍼런스 홀에 도착, 각국별로 아침 예불을 올렸다. 스리랑카는 불교부 장관 제도가 있어서, 이번 행사 조직위원장은 위제야다사 라자팍세 불교부 장관이 맡았고, 공식적인 환영사를 했다. 다음은 유엔 웨삭 국제 위원장인 태국 MCU 총장 프라 브라마하 푼딧트 스님의 인사말씀이 있었다. 다음은 스리랑카 라닐위크레마싱헤 수상의 인사말씀이 이어졌고, 나렌드라 모디 수상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이어서 스리랑카 시리세나 대통령의 인사말씀으로 대회는 최고 절정을 이룬 가운데 오전 회의가 거의 채워졌다. 점심 후에는 각국 지도자들의 친선 메시지 낭독이 있었다. 한국불교에서는 자승 총무원장의 메시지를 사회부장 정문 스님이 대독했다. 저녁에는 웨삭 문화 축전(디야타 우야나)이 다채롭게 개최되었다. 한국불교대표단은 나가난다 국제 불교대학 봉축법회에도 참석해서 영축산 통도사 방장 지종원명 대종사와 전 총무원장 의현 스님이 법어와 축사를 했다.
13일에는 주제발표와 분과별 토론이 있었으며, 저녁에는 문화대공연이 있었고, 14일에는 캔디로 장소를 옮겨서 불치 친견과 폐회식과 2천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페라헤라 행진을 관람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차회에서 유엔 웨삭의 날 국제대회에 대한 평가와 의의를 좀 더 부연하고 스리랑카 불교탐방을 일단락 지으려고 한다. (스리랑카 콜롬보.캔디=보검 이치란 박사·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해동 세계불교연구원장· www.haedongacademy.org)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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