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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흥전리 사지서 통일신라시대 청동인장 출토
절의 위세 보여주는 ‘梵雄官衙之印’(僧官의 도장)도 나와
기사입력: 2017/12/05 [18:57]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매일종교 뉴스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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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삼척 흥전리사지 발굴조사지역에서 통일신라 시대 승단 조직에서 사용한 청동 승관인이 확인됐다. 사진은 흥전리사지에서 발굴한 청동인장.    

“통일신라 승단 조직과 국가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사료”    

지난해 9세기경 제작된 청동정병 2점이 나왔던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에서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인장(靑銅印章) 2점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삼척시청과 대한불교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가 발굴조사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寺址)에서 지난 8월 한 변의 길이가 5.1㎝인 정사각형 청동인장 2점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두 인장은 4호 건물지에 나란히 묻혀 있었고, 인장 한 점은 청동으로 만든 인장함에 보관된 상태였다. 흥전리 사지에서 청동인장이 출토되면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이 절의 위세가 매우 높았다는 사실이 또다시 규명됐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인장들은 끈을 매달 수 있도록 구멍이 뚫린 손잡이가 달렸고, 글자를 돋을새김한 점이 특징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청동인장 중 한 점에 새겨진 글자를 '범웅관아지인'(梵雄官衙之印)으로 판독했다. 범웅은 '석가모니', '부처'를 뜻한다. 따라서 '범웅관아지인'은 석가모니 관아, 즉 승관(僧官)의 도장이라는 의미다.    

이 인장의 서체는 중국 당나라의 관청 도장인 관인(官印)에 많이 사용된 구첩전(九疊篆·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전서체)의 초기 형태로 평가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오늘날과 비교하면 '범웅관아지인' 인장은 장관이나 청장의 인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범응관아'라는 명문은 문헌과 금석문을 통틀어 처음 확인된 용어인데,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과 국가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인장은 경주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전체적인 형태, 손잡이 모양, 서체가 매우 유사하다"며 "인장함에 남아 있는 인주의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새로운 사실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인장에는 '만'(卍) 자처럼 획을 여러 번 구부린 추상적 무늬인 기하문(幾何文)이 새겨졌다.    

청동인장은 인장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다. '삼국사기'와 '고려사' 등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에 관인은 국가가 주조했고, 고려시대에도 국가가 지방 주군(州郡)의 승관인(僧官印)을 거둬들이는 등 관인을 직접 관리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는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간장, 된장, 사찰 음식재료 등을 담은 커다란 항아리를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 터도 확인됐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이 건물지에는 항아리 12개를 묻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통일신라시대 건물지는 남원 실상사, 경주 황룡사지, 성건동 유적 등에서 나온 바 있다.
   
2014년부터 조사가 진행 중인 흥전리 사지는 산맥과 물길이 나뉘는 매봉산 자락에 있으며, 고려시대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신라시대에 국왕의 고문 역할을 한 승려를 지칭하는 '국통'(國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문 조각,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깃발)이 출토됐다.    

삼척시청은 내년 2월 흥전리 사지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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