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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세계불교47●베트남 불교(4)

이치란 | 기사입력 2017/12/21 [07:32]
상좌부파와 대승불교 공존

현대세계불교47●베트남 불교(4)

상좌부파와 대승불교 공존

이치란 | 입력 : 2017/12/21 [07:32]
필자는 지난 12월 10일부터 11일 양일간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국제 불교연맹 총회에 다녀왔다. 매일종교신문에 ‘베트남 불교’를 연재하다보니, 베트남 스님을 만나자마자 사진부터 찍었다. 학술논문이 아닌 이상, 요즘은 사진 자료가 함께 들어가면 현장감도 있고,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 베트남 스님을 보자마자 관심을 갖고 대화도 나누고 사진촬영도 했다. 우리 불교식으로 따지면 부 종정 급에 해당하는 큰 스님이다. 베트남 불교승가회는 국가에서 공인한 유일무이한 국가공인 불교단체이다. 물론 이 분의 국적은 베트남이지만, 사실은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활동하는 캄보디아 출신 비구스님이다.         

베트남불교의 긴 역사에서 보면, 베트남 불교는 중국적 대승 불교권에 속한다. 그렇지만 21세기인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베트남 불교는 대승과 상좌부가 공존하는 양상이다. 남 베트남의 캄보디아 국경 지역은 상좌부 불교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지역이다. 문제는 베트남에서 이 지역을 흡수했기 때문인데, 이 지역은 캄보디아 땅이었기에 불교도 상좌부 불교전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의 상좌부는 매우 이른 시기에서 부터이다.  
▲ 지난 12월 10-11일 인도 델리에서 개최된 국제불교연맹 총회에 참석한 베트남불교 승가회 부회장(가운데), 왼쪽은 표충사 주지 법기스님, 우측 필자. 매일종교신문에 ‘베트남 불교’를 연재하다보니, 베트남 스님을 만나자마자 사진부터 찍었다.   
 
이른바 참족(Cham)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말레이계 민족을 말한다. 타이에도 약 4천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족은 이슬람 수니파에 속하며, 이들 국가에서 참족은 7세기에서 15세기까지 존속했던 참파 왕국의 후예이다. 참파 왕국(192년-1832년)은 베트남 중부 지방에 위치해 있던, 인도네시아계의 옛 참 족이 세운 왕국이다. 이들 옛 참 족은 오늘날 베트남 중부 남단에 거주하는 참족의 직접적인 조상이 된다. 당나라에서는 임읍(林邑)이라고 불렀고, 일시적으로 환왕국(環王國)이라고 자칭하였다. 송나라 때에는 점성(占城)이라고 불렀다. 참파의 이름은 인도식 왕의 이름과 함께 이 나라가 일관해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참파 왕국은 인도 문화의 가장 동쪽 전초지였다. 그러므로 문화적·종교적으로는 인도풍의 영향권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한동안 평화를 구가하다가 8세기경부터는 베트남과 당나라의 압박을 받았고, 거기에 해상왕국 스리비자야의 대두로 해상 활동이 억제되어 중개무역도 쇠퇴했다. 13세기에 원(元)나라 원정군을 격퇴시켰으나 15세기에 계속해서 베트남의 공격을 받아 17세기에 멸망했다.  
▲ 나뜨랑 지역의 참족여인들의 춤.     
 
베트남 중부 동남단은 한때 힌두교와 불교가 공존했던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불교 유적은 전멸했고 힌두유적은 형해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기에는 인도에서 오는 불승(佛僧)들이 남인도나 실론에서 인도네시아를 경유해서 바로 중국의 남단으로 오는 것으로 알지만, 대개 베트남을 거쳐서 왔다. 그러므로 처음엔 이 참파왕국의 지역을 거쳐서, 또는 하노이 지역을 경유해서 중국으로 들어 왔던 것이다. 역으로 인도구법을 떠났던 중국의 승려들은 베트남을 거쳐서 인도네시아를 경유, 인도로 향했다. 고대 중세 시대의 베트남은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중국 내륙에서 밀고 내려오는 이른바 중국식 대승불교의 위력은 대단했다. 북부는 중국식 대승불교가 남쪽은 상좌부파 불교가 자리 잡고 있지만, 베트남이 사회주의공화국이 되면서 종교는 어느 정도 국가의 통제를 받고 있어서 관제불교의 영향권에 있다고 해야 하겠다.    
▲ 파나가에 있는 힌두사원 유적.    

베트남 정부가 비록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종교정책을 쓰고 있지만, 베트남 정부와 공산사회주의의 정책에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베트남 불교는 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수의 승려들이 베트남을 떠났고 유럽 미국 호주 등지에 정착했다. 전쟁기간과 포스트 전쟁 기간의 베트남 불교는 이들 해외 지역에서 공백을 메꾸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해외 베트남 일부 빅슈와 불자들은 베트남의 민주화를 주창하기도 한다. 호치민은 베트남의 통일 영웅과 국부로 존경받고 있으나, 호치민이 승려생활을 했다는 기록은 공식적으로는 없었지만, 비공식 소식통에 의하면 호치민은 5년 정도 승려 생활을 했다고 한다.     

베트남 불교는 중국 한국 일본 대만과 더불어서 한문 경전어와 《사분율》을 공통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아시아 권 대승불교로 분류되어 왔으나, 이미 한문 경전어가 사라져가고 있다. 캄보디아 출신들의 테라와다 비구와 공존이라는 인도식 부파불교가 연출되고 있어서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 베트남 불교의 한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스님들.     

베트남 빅슈와 빅슈니는 노란색 승복을 입고 홍 가사를 수하고 있으며, 선종의 빅슈들은 치의 색의 승복과 가사를 수하기도 하나, 대체로 노란색과 홍 가사로 통일되고 있으며, 젊은 빅슈니 학생들은 회색을 입고 있었다. 틱낫한 대선사도 최근 베트남 전통의 치의 색 승복에 황색 가사를 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베트남불교는 대승 빅슈 1만 명. 빅슈니 3만 8천명, 캄보디아 출신 테라와다 비구 5천명과 약간의 테라와다 사미니 등이 1만 6천여 사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국립 베트남 승가회에 소속되어 있다. 하노이와 호치민시에 베트남 불교대학이 있으며, 각 불교대학에 약 1천여 명의 빅슈.빅슈니가 현대식 불교교육을 받고 있으며 캄보디아 테라와다 비구들은 별도로 교육을 받고 있다. 베트남 마하야나 빅슈의 수는 크게 늘지 않고 있으며, 빅슈니 수는 증가하고 있으며, 테라와다 비구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데, 테라와다 비구와 마하야나 빅슈의 수가 동수가 될 것이라는 베트남의 한 전문가의 전망이 가슴에 와 닿았다.  
▲ 인도 국제 불교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틱 티엔 탐 스님이 앉아 있다.     
보검 이치란 박사: 해동 세계불교연구원장 (www.haedongacade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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