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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난민정서를 조장하는 자의적 코란 해석

매일종교 뉴스1팀 | 기사입력 2018/09/03 [19:45]
왜곡 해석된 ‘이슬람의 13교리’와 코란구절과의 대조

反난민정서를 조장하는 자의적 코란 해석

왜곡 해석된 ‘이슬람의 13교리’와 코란구절과의 대조

매일종교 뉴스1팀 | 입력 : 2018/09/03 [19:45]
박현도 명지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 월간조선에 13개 문건내용 대조 설명    

제주도의 예멘 난민을 놓고 두고 反난민정서를 조장하는 이야기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2014년경 영어권에서 유포된 ‘급진(과격)이슬람과 이슬람국가의 13가지 교리(13 Doctrines of Radical Islam and ISIS)’가 ‘코란에서 가르치는 이슬람의 13교리’란 이름으로 급속도로 퍼지며 공포감을 조성하였다. 이 문건은 ‘코란’에 여성, 비이슬람교 신자를 흉폭하게 대하는 13가지 교리가 있는데,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이슬람교 신자)인 예멘에서 온 난민들이 국내에 정착할 경우 코란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행하여 우리나라 여성들, 더 나아가 전 국민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어 원본이나 우리말 역본(譯本)이나 모두 《코란》 구절을 적시하면서 13가지 교리를 설명하지만, 이들 교리를 인용한 《코란》 구절과 자세히 비교하면 서로 내용이 들어맞지 않는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가 “‘아랍어를 모르더라도 한글 번역본 코란을 놓고 인용 구절과 내용을 잠시 비교만 해보아도 금방 들통날 거짓말로 가득한 문건을 퍼 나르면서 난민 반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며 월간조선을 통해 문건의 내용을 하나하나 코란 구절과 대조해 설명해 놓았다.     
▲ 2014년경 영어권에서 유포된 ‘급진(과격)이슬람과 이슬람국가의 13가지 교리(13 Doctrines of Radical Islam and ISIS)’는 코란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월간조선 사진자료     


1. 사춘기 시작 안 한 여자 아이를 강간, 결혼, 그리고 이혼해도 된다(《코란》 65:4). 

인용 구문으로 제시한 《코란》 65장 4절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다. 아내와 이혼할 때에는 3개월을 기다리고, 임산부일 경우에는 출산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뿐이다. 

2. 다른 사람을 성(性)노예와 노동 노예로 만들어도 된다(《코란》 4:3, 4:24, 5:89, 33:50, 58:3, 70:30). 

적시한 《코란》 구절 6개 모두 성노예나 노동 노예를 만들어도 된다는 교리와 무관하다. 이들 구절은 무슬림 남성의 혼인과 관련한 가르침을 내리고 있을 뿐이다. 

3. 노예와 아내는 때려도 된다(《코란》 4:34). 

일단 《코란》 4장 43절에 노예를 때려도 된다는 말은 없다. 아내가 말을 듣지 않으면 먼저 충고하고, 잠자리를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방법으로 “때리라”고 이른다. 그런데 여기서 ‘때린다’는 말은 아랍어로 ‘다라바’라는 동사인데, 이 말은 ‘때린다’뿐만 아니라 ‘멀리한다’ ‘이별한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코란》이 ‘아내를 때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아내를 멀리하라’고 가르친다고 해석하는 무슬림들도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상당히 많은 이슬람 법학자들이 ‘때리라’는 말과 달리 아내 구타를 금지하였다. 

4. 강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4명의 이슬람교 남성이 필요하다(《코란》 24:4). 

《코란》 구절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말이다. 《코란》 24장 4절은 “정숙한 여성을 비방하면서 4명의 증인을 데려오지 못하는 자들은 채찍질 80대에 처하고 이후 이들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이른다. 강간당한 것을 증명하기 위해 4명의 남성을 데려오라는 말이 아니라 무고한 여성을 4명이 증인 없이 비방하면 매를 때리라는 말이다. 주장하는 내용과 《코란》 구절이 서로 맞지 않는다.    

5. 유대인과 기독교인이 이슬람교로 안 바꾸면 그들을 죽이든지 세금을 내게 한다(《코란》 9:29). 

해당 구절에는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죽이라는 말은 없고 이들이 인두세(人頭稅)를 낼 때까지 싸우라고 한다. 《코란》 구절과 관계없는 말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초기 이슬람 팽창의 주원인은 선교가 아니라 경제였다. 이슬람으로 개종(改宗)하면 인두세를 거둘 수 없기 때문에 개종을 못하도록 한 경우도 있었다. 

6. 이슬람교가 아닌 사람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든지 손과 발을 절단시켜라(《코란》 8:12, 47:4). 

믿지 않는 사람을 십자가형(刑)에 처하거나 발을 절단하라는 말은 없고, 목과 손가락을 자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해 둘 것은 이러한 대상이 문건에서 말하는 대로 ‘이슬람교가 아닌 사람’이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믿지 않는 사람’은 바로 무함마드와 전투를 벌였던 메카의 다신교도(多神敎徒)들을 일컫는다. 622년 자신의 신앙을 인정하지 않고 박해를 가한 고향 메카 사람들을 피해 메디나로 이주한 무함마드가 630년 승리할 때까지 박해자들과 벌인 전투와 관련된 구절이다.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코란》 구절을 현실에 바로 적용하는 현대 무슬림들이 있는가? 이들은 일반 무슬림들이 극단주의 내지 무슬림이 아니라고 분류하는 극단주의자나 테러분자들뿐이다. 

7. 이슬람교가 아닌 사람을 죽이면 천국에서 72명의 처녀를 상(賞)으로 받는다(《코란》 9:111). 

해당 구절은 알라(이슬람교의 유일신을 가리키는 아랍어)를 위한 싸움에서 죽이거나 죽은 사람은 천국에 갈 것이라는 말과 함께 알라가 유대인의 토라, 그리스도인의 복음서, 무슬림의 《코란》에서 그러한 약속을 하였다고 이른다. 천국에서 72명의 처녀를 상으로 준다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8. 이슬람교를 떠나는 사람은 죽여라(《코란》 2:217, 4:89). 

인용한 두 구절 중 2장 217절에는 이슬람을 배교(背敎)한 사람을 죽이라는 말이 없다. 이슬람 신앙을 버리고 불신자(不信者)로 죽으면 이 세상에서 한 행동이 모두 헛되고, 저승에서 영원한 불 속에서 고통을 받으리라고 경고한다. 두 번째 구절인 4장 89절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그들은 너희들이 믿지 않아서 그들과 같이 불신자가 되길 바란다. 그들이 이주하여 알라의 길에 들어선다면 함께하라. 만일 그들이 등을 돌리면 발견하는 대로 죽여라. 동맹을 맺거나 도움을 얻지 말라.” 

이 구절 역시 무함마드의 이슬람 신앙공동체가 자신들을 박해하던 메카 다신교도들과 싸울 때 나온 구절이다. 따라서 이러한 특정한 시간과 공간 상황을 무시하고 이를 보편교리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다. 

9. 이슬람교가 아닌 사람은 목을 베어 죽여라(《코란》 8:12, 47:4). 

이는 위 6번째 항목과 같은 내용이다. 7세기 이 구절이 관련된 역사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해석이다. 

10. 알라신(神)을 위해 죽이고 순교(殉敎)하라(《코란》 9:5). 

해당 코란 구절은 이슬람 공동체를 반대하는 메카인과 싸우던 상황을 반영한다. 이슬람 신앙을 인정하지 않는 메카의 다신교도들을 전장(戰場)에서 죽이고 포로로 잡되 이들이 뉘우치고 예배와 희사(喜捨)를 하면 놓아주라고 이른다. 순교하라는 말은 없다. 

11. 이슬람교가 아닌 사람들을 위협하라(《코란》 8:12, 8:60). 



이 두 구절 모두 무함마드와 싸움을 벌이던 메카인들을 두고 이른 말이다. 

12. 이슬람교가 아닌 사람들의 것들을 훔쳐라(《코란》 8장). 

《코란》 8장은 ‘전리품(戰利品)의 장’이라는 제목대로 전리품에 관한 가르침을 전한다. 전리품을 훔친 것으로 이해하여 코란이 이슬람교가 아닌 사람들의 것을 훔치는 것을 정당화한다고 보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해당 《코란》 구절이 말하는 전리품은 무함마드의 이슬람공동체가 메카의 다신교도들과 전투를 벌인 역사적 상황에서 나온 물품을 말한다. 8장 1절은 전리품의 주인이 알라와 그의 사도인 무함마드라고 하고, 41절은 알라와 사도가 5분의 1을 갖고 나머지는 친척, 고아, 가난한 자, 여행자를 위한 몫임을 밝히고 있다. 

13. 이슬람을 강화하기 위하여 거짓말을 하라(《코란》 3:26, 3:54, 9:3, 16:106, 40:28). 

적시한 해당 구절 5개 모두 어디에도 이슬람을 위해 거짓말을 하라는 말은 없다. 오히려 40장 28절은 거짓말하는 자를 알라가 인도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에서 거짓말을 하라고 권장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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