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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티베트 승려에 중국 헌법·국가안전법 등 시험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03/27 [21:07]
테스트의 목표 “종교보다 국가가 우선한다”

中, 티베트 승려에 중국 헌법·국가안전법 등 시험

테스트의 목표 “종교보다 국가가 우선한다”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03/27 [21:07]

300만 명 인구 중 승려는 모두 46000, 3만 명에 법률 테스트 진행

 

중국 서남부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의 라마 불교 승려들이 최근 중국 헌법 등에 대한 시험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승려들의 법률 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최근 중국 당국의 종교 탄압과 맞물려 종교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티베트 자치구 사법부가 지난 25일 티베트 라마 불교 승려와 여승 등 3만 명에게 법률 의식 향상을 목적으로 법률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승려들이 치른 시험 과목은 중국 헌법과 국가안전법, 반테러리즘법, 반간첩법, 사이버 안전법, 종교 사무에 관한 규정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되는 법률 테스트는 현지 티베트어로 한 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필기시험과 문맹자를 위한 구술시험으로 이뤄졌다. 시험을 본 승려 중 98% 정도가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티베트자치구 내 모든 종교 행정 업무 담당 승려들은 법률 테스트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자치구 수도 라싸의 한 승려는 밝혔다. 티베트 내에는 모두 1787개의 불교 사원이 있으며, 300만 명 정도의 인구 중 승려는 모두 4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베트자치구 당국은 이번 테스트가 종교보다 국가가 우선한다는 목표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자치구 당국은 국가의 법이 종교 규정보다 우월하며, 종교 규정을 지키는 것보다 법률을 준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승려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불교 승려들이 티베트 지역의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법률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승려들이 법률을 잘 알아야 불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중국이 국가 정책을 더 잘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종교 단속에도 불구하고 티베트 지역은 인도로 망명한 달라이 라마 14세의 망명정부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분리 독립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티베트족 거주지의 달라이 라마 초상화 제거와 티베트어 사용 금지 등 중국 당국의 탄압에 맞서 승려와 주민들이 종교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며 분신하는 등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티베트 지역의 종교 및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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