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질환 치료에 획기적 변화, ‘몸과 분리된 뇌’ 윤리적 논란도
미 과학자, 죽은지 4시간 된 돼지 뇌세포 되살려뇌 질환 치료에 획기적 변화, ‘몸과 분리된 뇌’ 윤리적 논란도
미국 과학자들이 죽은 지 4시간이 지난 돼지의 뇌를 일부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학계는 지금까지 뇌는 4분 이상 혈액 공급이 멈추면 바로 뇌사 상태에 들어가며 뇌세포는 되살릴 수 없다고 믿어왔다.
이 같은 통설을 뒤집은 이번 성공은 뇌 손상·질환 관련 치료법 개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과 함께 ‘몸과 분리된 뇌’ 등 윤리적인 논란도 일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국 예일대 의대의 네나드 세스탄 교수 연구진은 죽은 돼지의 뇌에 인공 혈액을 넣는 방식으로 돼지 내 일부 세포 기능을 일정 시간 재가동시키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사후 4시간이 지난 32마리의 돼지의 사체에서 뇌를 분리한 뒤, '브레인EX'라는 시스템으로 동맥에 보존제·안정제, 산소 등이 포함된 혈액 같은 특수용액을 집어넣었다.
그 결과, 돼지의 뇌 일부 신경·혈관세포 기능이 정상화되는 등 정상 구조를 되찾았다. 또 뇌 세포를 파괴하는 염증 반응이 줄어드는 한편 신경세포끼리 신호를 주고 받는 시냅스 반응도 감지됐다. 이런 과정은 6시간 동안 지속됐다.
하지만 인식 및 지각 같은 고차원적인 뇌 기능은 재활성화 되지 못했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네나드 세스탄 교수는 “이번 연구로 향후 뇌졸중 등 뇌 손상·질환에 의해 정지된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연구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몸과 분리됐지만 살아 있는 뇌를 인격체로 보아야 하는지, 이런 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등 논란거리들을 남겼다는 것이다. 현인수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는 이날 논평에서 "인간의 뇌도 복원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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