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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상-도 닦기 아주 좋은 사회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1/05/31 [10:55]

생활수상-도 닦기 아주 좋은 사회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1/05/31 [10:55]

도 닦기 아주 좋은 사회


저는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 과거 종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기독교를 비롯하여 이런저런 종교를 접해 보기도 하였으며, 길거리에서 만나는 기독교 전도사나 대순진리교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도 싫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종교에 심취한 사람들 거의가 상당히 폐쇄적이며 편협한 사람이 많아 답답했습니다.

평소 그 종교에 대해 궁금한 것이나 교리의 오류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면, 오로지 자기종교가 최고라고 하면서 무조건적인 믿음만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본인 스스로 자기가 얼마나 편협하고 맹목적인 믿음의 사람이란 걸 모르더라는 겁니다. 일반인보다 더 넓은 아량과 자유로운 사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더라는 거죠. 게다가 종교에서 어느 정도 직책을 지닌 사람들은 일반인이 지니지 않은 크나큰 진리나 정신적으로 높은 경지에 올라있다는 오만함을 가지고 비 종교인(일반인)들을 얕잡아보더군요.

“당신이 뭘 알겠나. 허허허. 제가 다 이해합니다. 그럴 수 있어요.”라든가 “당신이 마음을 열지 않으니 나의 말이 제대로 들리겠소?” 뭐 이런 -되려 내가 해 주고 싶은- 말을 매우 관대한 사람인 것처럼(속마음으로는 부글부글 끓는 게 보이는데) 쉽게 하더군요. 그래서 요즘엔 이런 사람들과 말 섞는 것 자체도 싫어합니다. 얘기해 봐야 어떤 합일점이나 공감에 도달하기는커녕 괴리감과 실망스런 마음만 더 커지니까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닌데 상당수가 그렇더라는 거죠.

일전에 어느 종교단체 사람들이 집집마다 돌며 포교활동 하던 걸 자주 보곤 했는데 그들은 노크를 하며 “아저씨, 물 좀 주세요.” “저, 절에서 왔는데요.” 이런 식으로 말문을 열더군요. 이거 왜 떳떳이 자신의 종교단체를 밝히지 못하고 물을 달라느니, 절에서 왔다느니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더군요. 자기 스스로 자기 종교를 신앙하는 것이 부끄러운지, 이미지가 안 좋다는 걸 아는 건지. 거 참. 그 하나만으로도 마이너스입니다.

종교의 맹목적 믿음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어떨 때는 저 사람 마음이 여리고 참 순진한 사람이구나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다단계사업에 빠져 열심히 하면 떼부자 되겠구나 하는 사람의 순진무구한(?) 마음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쨌든 남이 어떤 종교에 다니든 저하곤 상관없는 문제이고, 본인의 선택에 의해 집과 가족을 버리고 종교에 심취하는 것이니 제가 간섭할 문제가 아니지만, 그들의 사고가 답답하여 그냥 하는 말입니다.

신이 종교를 만든 것도 아니고, 또한 신이 종교를 운영하는 것도 아닙니다. 종교는 인간이 만들고 인간이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 많은 허점과 오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해 돛이 돼야 할 종교가 오히려 닻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종교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겠구나 생각됩니다.

덧붙여 진리갈구라든가 도를 닦는 것, 마음의 평안 등 종교적 배움을 꼭 산 속이나 교당에 들어가서 해야만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과 부대끼며 사회적 갈등과 모순 속에서도 자기만 바로 서 있다면 충분히 진리탐구와 영혼의 성숙을 가져올 수도 있음을, 오히려 이렇게 실전(?)에서 갈고 닦은 진리와 영혼의 성숙이야 말로 속세와 인연을 끊은 사람들이 이뤄낸 진리탐구와 영혼의 성숙 못지않은 깨달음의 값어치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일상의 생활 속에서도 보통의 목사나 스님들 이상의 충분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현 우리사회는 ‘도 닦기 아주 좋은 사회’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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