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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염교회 토요봉사대 -노인가정 돌보기:“할머니가 무릎 꿇고 앉으셨다”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1/05/30 [16:07]

서울 광염교회 토요봉사대 -노인가정 돌보기:“할머니가 무릎 꿇고 앉으셨다”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1/05/30 [16:07]
 서울 광염교회 토요봉사대의 노인가정 돌보기

 

“할머니가 무릎 꿇고 앉으셨다”


집 전경과 봉사대원들이 작업하는 장면

 

3월 넷째 주, 토요봉사대에서 포천 일동에 다녀왔습니다. 포천시 무한돌봄네트워크에서 추천받은 두 어르신이 사는 가정입니다. 답사를 갔는데, 눈앞에 쓰러져가는 한 집이 있었습니다.

처음 복지사님들께서 원하셨던 것은 집수리와 샤워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씻지 않으신다고요. 실제로 수개월간 씻지 않고 살았더군요. 그런데 샤워시설을 세울 수 없어 청소와 집안을 깨끗하게 수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씻지도 않는 분들이라 청소도 하지 않아서 먼지가 수북이 쌓여 봉사하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습니다.

먼저 방에서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사용하지 않는 문을 뜯어냈고, 문짝이 낡아서 새로 짜 드리기로 했습니다. 안쪽문과 바깥문 모두를 말입니다. 세 분 집사님들이 이 일에 매달렸습니다. 톱질하고, 망치질하고, 드릴로 고정시키고, 타카로 고정시키고…. 섬기는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당일 아침 막무가내로 우리를 돌아가라고 하는 겁니다. 우리는 이런 도움 필요 없노라고. 정유석 집사님의 온유하고 지혜로운 말들이 일단 두 분의 마음을 누그러트렸고, 섬길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는 이런데 살 사람이 아니야. 나는 신을 모시는 사람이야, 산신령. 그래서 치우지 않고 하는 건데….”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하나님 믿으셨다는데, 할머니는 하나님 아닌 다른 분을 섬기시네요. 우리도 하나님 믿는 사람들이예요.” 그래도 막무가내로 “나는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니라 산신령을 모시는 사람이야, 함부로 대하면 안 돼!”하시며 고압적인 자세를 견지하셨습니다.

“할머니, 저희는 산신령보다 더 높은 산을 만드시고, 하늘을 만드신 하나님이 보내셨어요. 그 하나님이 할머니네 집에 가서 씻겨드리고, 집수리해 드리고,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려드리라던데요.” 할머니가 멋쩍은 듯이 쳐다보시면서 “그래요?” 하시며 머뭇머뭇 하셨습니다.

그 때 정유석 집사님이 할아버지를 모시고 여관을 빌려 씻겨드리러 갔습니다. 돌봄센터 과장님과 함께. 할아버지는 목욕을 하고 새 옷을 입고 나타나셨습니다. 돌봄센터에서 새 옷을 사 드렸다더군요. 깨끗하게 씻은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광채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한쪽에서는 집 안의 온갖 물건을 꺼내어 버릴 것과 쓸 것들로 분리하는 작업을 하였고, 여성도들은 설거지 거리들을 끌어내어 물을 멀리서 길어다가 씻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정유석 집사님과 위계주 집사님과 용준석 집사님이 다래끼 작업을 맡았습니다. 한 겨울도 춥지 말라고 해드리는 겁니다.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고 있노라니 할머니의 태도가 변했습니다. 마트에서 캔 사이다를 여러 개 사 오셔서 수고들 많다고, 마시고 하라고 하셨습니다.

어느덧 해는 산을 넘어가고, 방 안쪽의 다래끼 작업과 석고보드를 붙이는 작업, 도배와 장판작업도 마쳤고, 문짝도 새 문짝으로 맞춰 달았습니다. 그리고 준비해간 온수매트를 깔아드렸습니다. 할머니가 방 안에서 무릎을 꿇고 너무도 겸손한 모습으로 앉으셨습니다. 감사의 표현이었습니다. 모두 마당에 모여 손을 잡고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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