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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이집트 반정부시위를 보는 다양한 視角들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1/02/14 [10:07]

Focus: 이집트 반정부시위를 보는 다양한 視角들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1/02/14 [10:07]

Focus

이집트 반정부시위를 보는 다양한 視角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손을 잡았다…민주화 시위현장

기독교 선교의 기회될까…기독교, 기대半 우려半

이집트에 이슬람 神政체제구축…이란 촉구

비종교적으로 개혁된 국가돼야…이스라엘 이슬람혁명에 두려움

이집트-이스라엘 평화협정 유지…미국 심기불편

인민대중은 역사의 주체…북한 ‘반미 자주화’에 초점


 

이집트 반정부 시위사태를 보는 시각이 종교별, 나라별 입장에 따라 제각각이다.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신정체제를 구축한 이란의 하메이니는 지난 5일 “이집트 국민은 종교에 입각한 국민의 정권이 출범할 때까지 절대 물러나지 말라”고 촉구했는가 하면, 이러한 변화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시위 사태 속에서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이 이집트의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비종교적 개혁국가의 선택을 바랐다.

기독교계에서는 선교 기회를 엿보고 있다. 8000만 이집트 인구 중 1200만명의 콥트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기독교의 땅 이집트의 새로운 정부가 미국과 원만한 관계가 유지될 경우 유례없는 선교의 호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것이다. 인구의 15%가 기독교인인 것이 바로 선교의 자산이라고 본다. 반면 북한은 반미를 내세우며 “근로인민대중이야말로 역사의 주체”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집트 차기 정권이 미국과 협력하는 정권 수립이냐, 무슬림형제단을 중심으로 하는 신정 정권이냐에 따라 중동의 내일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슬람 종교와 정치철학을 완성하는 곳은 이집트이다. 이슬람교가 창시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이지만 이집트의 이슬람대학 알 아즈하르 등이 종교철학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집트 사태를 놓고 자국과 자기 종교에 이로운 입장을 더욱 거세게 요구하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이슬람바람이 불고 있고, 유럽 등지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상황에서 이집트 사태 추이는 주시해야 할 사안이다.


무슬림과 콥트교인 감동적 화합 연출


그러나 시위현장에서의 모습은 감동을 연출했다. 독재자 퇴진운동은 이집트의 종교 갈등마저 사라지게 했다. 연초 20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던 무슬림과 콥트기독교인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면서 친구가 됐다. 손에 손을 잡고 인간띠를 만들어 연대를 과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5일 성명을 통해 “이집트의 시위는 이슬람봉기가 아니라 불공정하고 권위주의적인 체제에 대한 대중의 항거로, 여기에는 모든 계층, 모든 종교, 모든 분파가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무슬림형제단의 부각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미성향의 이슬람정치단체가 미국 중동전략의 교두보 역할을 해온 무바라크정부를 대체하는 상황을 현 이집트사태의 향후 시나리오 중 최악의 하나로 보고 있다. 이집트 최대 야권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6일 정부와 협상에 나서며 시위 정국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기 시작하자, 이를 바라보는 미국의 심기는 불편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형제단을 “이집트 내에서 단지 하나의 분파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또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잘 조직돼 있고 반미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집트정부를 대표해 야권과의 협상을 진행 중인 술레이만 부통령과의 통화에서 정치개혁은 “불가역적이고 시급하며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과감하고 신뢰할 만한 조치”를 촉구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술레이만이 정보국장으로 일할 당시 무슬림형제단을 비판한 사실은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드러났다. 술레이만은 2008년 한 미국 정부인사와 만나 “무슬림형제단은 무장한 극단주의자들을 양산해내는 무리들이다. 만약 이란이 활동이 금지된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한다면, 이란은 우리의 원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술fp이만을 이번 협상 파트너로 등장시킨 것은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다.


신정체제냐, 기독선교의 기폭제냐


각국의 입장을 달리하는 국가 지도자들. 무바라크, 하마네이,네타나후

 

콥트교인과 이슬람의 감동스런 화합은 시위현장에서일 뿐 앞으로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이 더욱 거세질 소지가 많다. 이집트 시위사태에서 서방에서 정치적 이슬람주의 조직으로 여겨진 ‘무슬림 형제단’의 역할이 주목받으면서, 이집트를 이란에 빗대 ‘수니파 이란’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이니가 “이집트 군도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며 “이집트 군의 적은 시오니스트 제국(이스라엘)이지, 자국 국민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스라엘과 서방국가들은 “이집트에는 민주주의를 바라는 세력과 이란과 같은 급진적 이슬람 신정체제를 원하는 집단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함으로써 각자의 속셈이 극명하게 갈렸다.

‘정치적 이슬람주의’로 불리는 이데올로기의 뿌리가 이란보다 이집트에 있다는 사상적 자긍심에다, 이슬람의 ‘정통’을 자부하는 수니파의 종주국 이집트 입장에서 현재로선 소수 시아파 하메이니의 발언을 불쾌해 하고 있다. 그러나 신정국가를 꿈꾸는 최대 이슬람운동조직 무슬림형제단의 향방과 활동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더욱이 기독교계가 당장 이집트시위를 선교의 기회로 보고 있음이 이슬람에 자극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많다. 기독교계에서는 “무너진 민심에 접근하기 쉬워 복음전파의 가능성도 확대될 수 있다”고 보는 것. “사회 변혁의 시기에 이집트 국민들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복음전파의 기회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 역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 중동의 관문인 이집트를 교두보로 선교하려는 기독교의 신심과 그에 대응하려는 이슬람의 신심이 맞부딪치면 갈등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권형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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