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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파 대종사 “정치하는 사람들, 말만큼만 하면 됩니다”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22/03/24 [20:32]
30일 종정 취임 앞두고 간담회 "사회에 가르침?…나부터 잘하겠습니다"

성파 대종사 “정치하는 사람들, 말만큼만 하면 됩니다”

30일 종정 취임 앞두고 간담회 "사회에 가르침?…나부터 잘하겠습니다"

이중목 기자 | 입력 : 2022/03/24 [20:32]
▲ 성파스님이 24일 오후 통도사 해장보각에서 열린 '제15대 종정 추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종정 취임 앞두고 간담회 "사회에 가르침?나부터 잘하겠습니다"
 

 

스님은 대중 눈높이에 맞춰 잔잔하고 평이한 법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치에 관한 질문을 하자 쓴소리를 던졌다.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 말 얼마나 잘합니까. 말만큼만 하면 됩니다. 그게 나라살림 잘하는 겁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인사를 했다는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서로 내가 먼저 하겠다고 하고, 내가 잘났다고 하면 뭐가 되겠습니까. 새 정부가 잘 하기를 바라고 얼마나 잘 행하나, 두고 볼 일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최고 지도자인 종정(宗正)으로 추대된 중봉 성파(性坡·사진) 대종사는 24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것 등 정치에 관한 질문을 하자 쓴소리를 던졌다고 종교계는 전한다.

 

스님은 중국 당나라 시대 일화를 예로 들었다. 백거이가 도림선사에서 불도란 무엇이냐고 묻자 도림선사는 악을 짓지 말고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며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백거이가 세 살 먹은 어린 애도 알고 있다고 반문하니 도림선사는 팔십 먹은 노인도 행하기는 어렵다고 답한다. 그 동안 정치인들이 대선 국면에서 듣기 좋고 입 발린 말만 했는지 이제는 실제 행동으로 옮길 지 국민들이 지켜볼 때라는 것이다.

 

성파 스님은 불교가 사회의 중심을 잡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바뀌어도, 바뀌지 않아야 하는 면이 있다. 다름 아닌 한국 불교가 우리 정신문화의 주축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자동차 바퀴는 제 마음대로 돈다. 흙밭에도 가고, 자갈밭에도 간다. 그런데 자동차축은 앞과 뒤의 바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게 한국의 정신문화에 있어서 조계종이 해야 할 역할이다.”

 

성파 스님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달라는 말에는 내 처신도 제대로 모르는데 사회에 어떤 가르침을 줄 수 있겠느냐종정으로서 내가 먼저 잘해야지 생각한다, 스님은 불교도 새 정신으로 자정(自淨)하고, 새로운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보다 악랄한 것이 인간의 악심(惡心)”이라며 춘풍이 불면 꽃이 피듯이 큰 권력을 가지지 않은 개인들도 선한 마음을 가지고 한 걸음 양보하면 사회 갈등도 풀릴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연합뉴스   

 

그는 스스로 일개 산승(山僧)”이라 부르며 시종일관 소탈함과 해학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성파스님 임기는 26일부터 시작하며 추대 집회는 30일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된다. 그는 월하스님을 은사로 1960년 사미계를, 1970년 구족계를 각각 받았다. 그는 사회 지도자들에 대해 아상(아집이나 편견 등을 뜻하는 불교 용어)과 인상을 지양하고 공덕림(公德林)을 길러야 한다숲이 우거지면 곤충과 새, 뭇짐승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반목과 질시를 지양하면 나라도 백성도 편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성파 스님은 그림과 글씨, 도예 등 전통 공예에 능하고 전통방식으로 된장과 고추장, 간장을 손수 담가 보급하기도 했다. 그는 예술가도 아닌데 언론에서 부풀려 띄운 게 아닌가 싶다"종정에 오르려고 한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살아가는 방식을 옆에서 가만히 놔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특히 우리 전통문화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저는 우리 불교를 자부심을 갖고 봅니다. 우리 문화를 바탕으로 우리 역대 조사 스님들의 공부를 따르는 것이 도를 아는 길입니다. 우리 민족문화에 대한 자존심도 대단합니다. 이미 1700년 전에 선덕여왕이 있었어요. 서양에 여왕이 생기기 천년 전에 우리에게는 이미 여왕이 있었던 거죠. 정신문화는 우리가 앞서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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