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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불행, 창조주 신과 마귀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0/10/12 [13:40]

행복과 불행, 창조주 신과 마귀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0/10/12 [13:40]

행복과 불행, 창조주 신과 마귀


◈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다른 나라보다 후진적이란 말을 듣습니다. 십일조 시주금 등 종교헌금은 선진국 못지 않지만 어려운 이웃과 공익단체에 직접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순수 기부금에는 인색하다고 합니다. 외국의 원조로 발전한 나라가 막상 후진국 원조에는 후진을 면치 못했다는 자성도 있었습니다. 근래들어 이러한 여론이 생겨나면서 우리의 기부문화 의식이 많이 개선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언론에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미담(美談)이 자주 실리고 있습니다. 남모르게 혹은 어려운 가운데 남을 돕거나 뜻깊은 일에 기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명을 줍니다. 지구촌 곳곳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조그만 정성이나마 아픔을 치유하고자 하는 개인과 공익단체도 많아지고 있고 정부도 나라의 위상에 맞는 대외원조를 하려는 노력을 보입니다.

◈ NHN과 재단법인해피빈이 함께 운영하는 기부 포털 해피빈(happybean)에 들어가 보면 우리의 정착된 기부문화의 일면을 볼 수 있습니다. 3천5백만 네티즌들이 수천가지 사연들에 대해 올들어 50억원 가까이 기부한 것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외 사람들의 현장소식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고 있는데 콩이라는 사이버머니를 통해 손쉽게 기부할 수 있습니다. 본지의 네이버 블로그 활동으로도 수십개의 콩(하나에 100원)이 생겼습니다. 하나하나의 사연을 들여다 보며 내가 기부할 대상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관절염을 앓고 있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추운 겨울나기를 걱정하고 10살 소녀 예나에게 몽땅 전달했습니다. ‘행복나누기’의 기쁨을 잠시 만끽했습니다. 그러나 욕창의 고통을 앓고 있는 무의탁 노인,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굶주림에 죽어가는 지구촌 어린이들… 너무나 많은 손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 아팠습니다. 해야할 기부가 많았고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한 포탈사이트가 어떤 종교의 역할보다 큰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손쉽게 기부하는 제도를 만들어 수십억을 모금할 뿐 아니라 전 인류의 아픔을 공유케하는 마당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불행으로 가득 찬 마당이 행복으로 넘치는 광장이 된 것입니다. 불행을 나누면 불행이 반으로 줄어들고 행복을 나누면 행복이 배가 된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 해피빈을 기부하던 날에 불행하게 산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누어주던 ‘행복전도사’ 최윤희 씨가 자살한 사건은 충격이었습니다. 그의 자살소식은 마치 정의와 진실을 기르치는 성직자가 불의한 사건으로 사회면에 오르는 것과 같았습니다. ‘자살’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며 희망을 설교하던 이 였습니다. 얼마나 감당 못할 고통이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하며 상상못할 아픔을 떠 올려 보았습니다. 고통의 크기를 비교해 본다는 자체가 모순이지만 해피빈에 올려진, 도저히 끝이 안보이는 막막한 생활, 감당못할 아픔과 고통과도 비교해 보았습니다. 행복 전도에만 전념했지 자신에게 행복을 전달할 전도사를 갖지 못한 이에 대한 동정심도 일었습니다. 죽음에 동행한 남편의 순애보에 감동한 네티즌들의 댓글을 보며 혹 어려움에 처한 중노년 부부들이 ‘베르테르 효과’로 연쇄 자살사건을 일으키지 않을까도 우려됩니다.

◈ 사람들이 성령으로 존재하시는 창조주 신의 말씀을 분별하기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최윤희 씨나 성직자나 그들의 말만 듣다 보면 바로 하나님의 계시에 준거했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과 마음과 행동에는 신의 우월함, 마귀의 유혹, 인간으로서의  한계가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사람들에게 감화도 주지만 불의와 자살, 거짓 등으로 인간의 기대를 배신합니다. 창조주 신의 뜻을 해피빈에 기부하는 조그만 행복나누기에서 찾아내듯 진정한 창조주 신의 말씀 만이 이 세상에 넘쳐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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