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27호 Trend & View1 :교황, 이슬람 등 종교계의 뭇매 맞는 스티븐 호킹 ‘무신론’

매일종교신문 | 기사입력 2010/09/27 [16:49]

27호 Trend & View1 :교황, 이슬람 등 종교계의 뭇매 맞는 스티븐 호킹 ‘무신론’

매일종교신문 | 입력 : 2010/09/27 [16:49]

Trend & View 1

“과학보다 더 큰 지혜가 존재한다”

교황, 이슬람 등 종교계의 뭇매 맞는 스티븐 호킹 ‘무신론’


사진 왼쪽부터 교황 베네딕토 16세,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알리스터 맥그래스,그리빈

 

리차드 도킨스 등 무신론을 주장하는 베스트셀러작가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9월9일 ‘위대한 설계(원제: Grand Design)’라는 책을 출판함으로써 ‘무신론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와 함께 종교계의 뭇매를 맞고 있다.

호킹 박사는 1998년에는 ‘시간의 역사’에서 조물주의 가능성을 받아들였으나, ‘위대한 설계’에서는 우주는 신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우연히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교계에서는 무신론을 주장한 호킹 박사의 물리학적 논거들에 대해 종교지도자들은 호킹의 방법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그것이 무신론의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빅뱅이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났다고 하는데, 그건 “왜 물질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영국을 방문 중인 9월17일 “과학이 인간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며 정면 반박했다. 그는 전적으로 과학적인 관점에서 종교를 부인하는 것을 경고하고 “당신은 스스로 절대 협소해져서는 안 된다”며 “세상은 좋은 과학자들을 필요로 하나, 과학이 삶의 도덕적 차원을 무시할 경우 과학적 관점은 위험하고 협소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성공회 수장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는 “신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은 우주 내에서 한 가지 현상이 다른 현상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종교는 세세한 물리적 이론과 일일이 다투려 하지 않는다는 것. “신에 대한 믿음은 모든 만물이 궁극적으로 의존하는 ‘지성을 갖춘, 살아있는 행위자’가 있음을 믿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유대교 최고지도자인 랍비 조다단 헨리 색스 경은 호킹의 논리 전개에 “기초적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과 종교는 다르다”며 “과학은 설명에 대한 것이지만, 종교는 해석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경은 우주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게 됐는지에는 기본적으로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색스 경은 “종교와 과학간의 상호 적대는 우리 시대의 저주 중의 하나”라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학보다 더 큰 지혜도 존재한다”며 “과학은 우리가 왜 존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로 가장한 과학은, 과학으로 가장한 종교만큼 흉하다”고 비판했다.

영국 무슬림위원회 의장 이맘 이브라힘 모그라는 “우리가 우주와 지금까지 창조된 것들을 바라볼 때, 그것을 존재하게 만든 누군가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 누군가가 전능한 권능자”라고 말했다.


“물리학 법칙 자체가 無에서 有를 못 만들어”


<도킨스의 신>과 <도킨스의 망상> 등을 잇달아 발간하며 무신론자에 대한 대응이론을 내세웠던 알리스터 맥그래스(57) 영국 킹스칼리지 교수는 “물리학 법칙 자체가 무에서 유를 만들 수는 없다”며 ‘우주는 신의 창조가 아니라 중력법칙으로 만들어졌다’는 스티븐 호킹의 주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맥그래스 교수는 “중력법칙이나 물리학 등은 어떤 조건에서 발생한 결과에 따른 설명일 뿐이지 법칙 자체가 특정 세계를 창조할 수는 없다”며 “이 같은 점에서 호킹은 과학적 무신론자들이 주장해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출신 천문학자 존 그리빈은 ‘유신론 대 무신론’ 대립의 논쟁의 확산을 경계했다. 그는 영국 방송에서 무신론과 유신론이 “둘 다 맞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물리학자들은 ‘모든 것에 대한 이론’이라는 M이론을 통해 우주 생성을 설명한다. 호킹 박사는 다중 우주 속에서 최소한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이 적어도 하나는 존재하며 그것은 곧 전적으로 우연에 의한 것이라는 가설의 핵심 논거로 M이론을 사용했다. 그렇다면 M이론이 새로운 우주를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블랙홀을 통해 가능하다 할지라도 생성된 또 다른 우주가 전적으로 현재의 중력과 같은 현상들을 만들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그리빈은 그것이 바로 신의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둘 다 맞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그리빈은 “양쪽 모두 내 의견에 기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영국의 이론물리학자였던 폴 디랙의 전기를 집필한 그러햄 파멜로는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과학과 종교간 논쟁은 가장 눈길을 끌지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이중목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