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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종교, 할리우드에게 길을 묻다-8가지 에피소드로 읽는 종교와 영화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3/08/27 [09:03]
이경기 지음․ 책보출판사․ 올 칼라 480p, 정가 14,800원

서평● 종교, 할리우드에게 길을 묻다-8가지 에피소드로 읽는 종교와 영화

이경기 지음․ 책보출판사․ 올 칼라 480p, 정가 14,800원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3/08/27 [09:03]
 
소망을 지향하는 종교와
감상을 유도하는 영화를 흥미롭고 진지하게 융합
 
이경기 지음․ 책보출판사․ 올 칼라 480p, 정가 14,800원
(책보출판사: 02-702-6176, 저자 연락처: 010-7570-6488)


▲     © 매일종교신문
“종교는 심오하며 난해하다. 영화는 대중적이며 흥미롭다.
그러나 경건하기만한 종교에 심취하게 되면 가슴에 쉽게 와닿고 감동적인 것이 된다. 오락적인 영화도 깊이 들어다 보면 심오한 이념과 철학이 담겨 있다.

종교와 영화의 이러한 양면성을 융합, 조화시킨다는 게 여간 힘들지 않다. 재밌는 영화 속에서 경건한 종교의 의미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가톨릭, 개신교, 불교, 이슬람, 힌두교, 라마교 등 세상에 존재하는 종교의 역사와 교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1호 영화칼럼니스트 이경기 씨가 이러한 어려운 작업을 해냈다는데 찬사를 보낸다.”


영화평론가 이경기의 ‘종교, 할리우드에게 길을 묻다-8가지 에피소드로 읽는 종교와 영화 이야기’(책보출판사․14800원)의 추천사 서두에 실린 내용이다.
추천사의 제목은 “영화와 종교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읽자”이다.

필자가 이경기 평론가에게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그가 68번째 책을 출판했고 다산 정약용 선생에 버금가는 저술물 600권을 목표로 했다는데 있지 않다. 그가 어려운 경제생활 속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세상의 흐름을 알고, 그것을 책에 담아냈다는데 있다.
 
그는 평생 외골수로 영화에 열정을 쏟았지만 그가 쓴 영화이야기에는 그가 읽은 세상이 담겨있다.
‘삐따기 평론가’라는 닉네임은 그가 어느 한 곳의 이념이나 가치관 등에 치우쳤기 때문에 붙여진 게 아니다. 같은 영화를 보면서도 다양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영화 속에서 종교이야기를 끄집어 낸 것 역시 세상의 흐름, 종교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서는 불가능하다. 특정종교에 치우쳐도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갈 수 없다. 물론 저자가 특정종교에 심취해 있지 않은 관계로 여타 종교에세이처럼 종교적 감흥을 일으키거나 감동을 제공하진 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이 책의 장점이 될 수 있다. 종교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드라이하게 전달함으로써 포괄적인 종교세상을 담담하게 들여다보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동물의 종교적 의미를 다루는가 하면 종교의 가장 큰 덕목인 사랑을 영화 속에서 끄집어 내기도 한다. 종교 영화의 색상을 통해 그 의미와 사연을 풀어 내고 숫자의 의미도 탐구해 놓았다. 음식과 종교의 관계를 영화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가운데 뿌리깊은 종교의 관습을 이해시킨다.

저자는 서문에서 “대다수의 항목이 기독교적인 관점에 한정됐고 아마추어적인 관점에서 종교를 거론했다.”며 자신의 지적 교양이 일천함을 고백했다. 그러나 그것은 겸손이다. 책속에는 부분적이나마 다양한 종교와 신앙이 등장하며 ‘종교의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현실적이며 객관적인 ‘영화속 종교이야기’를 펼쳐 나갔다고 본다.


현실적이며 객관적인 ‘영화속 종교이야기’


▲     © 매일종교신문
필자는 저자를 볼 때마다 영화 속 등장인물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영화를 통해 세상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들여다보는 혜안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세상물정과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이다.

때론 그를 보며 영화 시네마천국(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주인공 ‘토토’를 연상하게 된다. 토토는 어린시절 홀어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면서 영화를 동경하다가 후에 로마의 유명감독이 된다. 저자 역시 경찰 고위간부였던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영화관을 다닌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데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에게 마지막으로 전해 준 것은 극장표 4장이었다. 그에게 영화는 동경 대상이자 한이 되었다.
 
38살에 홀로 되신 어머니와 힘겨운 생활을 하면서도 평생 영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언론사 등 직장생활의 용돈은 거의 영화관련 책을 구입하는데 썼다.

평범한 생활이 아니었다. ‘세계영화대백과사전’(전2권․ 한국언론인협회, 2005) 등 국내 최다 영화 전문서를 펴내는 집념을 보였다. 그러나 많은 저서들이 출판사나 포탈사이트에 무단전재 되는 등 영화 속 인물같은 피해를 보고 궁핍한 생활의 악순환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즐거운 추억과 극장표 4장을 남겨 준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직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집필과 인터넷 영화신문 운영에 매달리고 있다. 

‘종교, 할리우드에게 길을 묻다’도 그 집념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진 역작이다.
필자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그가 그동안 누적해왔던 피해의식에서 벗어나길 기도한다.
영화를 알고 싶고, 또한 종교를 두루 섭렵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 될 뿐만 아니라 외골수 저자의 평생작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 그에겐 영화가 종교이며 종교가 영화이기 때문에 종교영화서적이자 영화종교서적인 ‘종교, 할리우드에게 길을 묻다’의 출간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란 믿음을 갖게 된다.

어렵던 토토가 유명감독으로서 성공하게 되었듯이 그가 다산 선생에 버금가는 저술가가 되고 대중적 관심을 모아 경제적 형편도 피어서 홀어머니가 활짝 웃으실 날을 간절히 바란다. 책 서평에서 이러한 개인적 소망과 감상을 쓰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소망을 지향하는 종교와 감상을 유도하는 영화를 다룬 것이기에 자연스럽다. (신민형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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