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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 선정, ‘성서 구절 베스트 20’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5/24 [23:24]
대중예술계에서 빈번하게 차용되는 성경 구절 ①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 선정, ‘성서 구절 베스트 20’

대중예술계에서 빈번하게 차용되는 성경 구절 ①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5/24 [23:24]

성경은 할리우드 영화 소재의 아이디어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 영화 칼럼니스트 레오나드 말틴이 일갈(一喝)했듯이 개신교 국가 미국인들의 정신 및 행동 양식의 규범이 되고 있는 것은 성서이다. 수많은 문귀 중 대중예술계에서 빈번하게 차용되고 있는 ‘성서 구절 베스트 20’을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 받고 있는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선정 발표했다. 3회에 걸쳐, 인용 소개한다. 

    
1. 노아의 방주 Ark of Noah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다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replenish the earth'.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한 뒤 이같은 축원을 말한다. 하지만 카인의 살인 행동 이후 인간들의 오만과 방자함은 극한으로 치닫는다. 하나님은 홍수를 내려 이 세상 모든 것을 멸(滅)하게 하려는 계획을 꾸민다.

이때 의로운 노아만은 살리기로 작정하고 그에게 거대한 방주(方舟)를 만들게 한다. 이 방주에는 세상 모든 동물의 암수 한 쌍씩 싣는다. 이후 40일 동안 홍수가 내려 지상의 모든 생물체는 사라지고 방주는 150여일을 물 위에 떠다니다 해발 5,142m에 달하는 아라랏산(Ararat) 꼭대기에 머물게 된다.

3개월 후 노아는 방주에서 까마귀(raven)를 날려 보냈지만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 비둘기를 날려 보냈더니 저녁 무렵 올리브 나무를 입에 물고 귀환한다.

노아는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 잎사귀를 보고 육지에 있는 모든 물이 빠져 나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아의 방주 Noah's Ark’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장편 극영화의 단골 소재로 채택된다.

<블랙 스완>으로 실력을 인정 받은 영상파 감독 다렌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러셀 크로우를 기용한 <노아 Noah>(2014)를 통해 인류 구원자로 선택된 노아의 인간적 고뇌를 화려한 볼거리를 가미 시켜 재현해내 블록버스트 흥행작의 진수를 선사했다.
    

2. 바벨탑 Babel  

구약성서 『창세기 11』에 기술되어 있다. 바벨은 ‘바빌론 Babylon’에서 유래됐다.

인간은 거대하고 높은 탑을 구축해 하늘에 닿으려는 시도를 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행동을 지켜 보다 언어를 분열 시켜 혼란스럽게 만들어 탑 건설을 차단 시킨다.

멕시코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공개한 <바벨 Babel>(2006).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모로코로 여행 온 미국인 부부.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리처드의 두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 국경을 넘는 유모 아멜리아. 사격 솜씨를 과시하려고 외국인 투어버스에 총격을 가하는 모로코의 유세프와 아흐메드 형제. 엄마 자살 이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청각 장애 여고생.

4가지 사연을 통해 인간 사회의 갈등 해소는 바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라는 해법을 제시한다.

성경 ‘바벨’ 신화는 분열과 반목, 갈등을 상징하지만 영화 <바벨>은 연관성 없는 4가지 에피소드를 묶어 내는 화합 메시지를 제시해 이목을 끌어낸다.
    

3. 소돔과 고모라 Sodom and Gomorrah
   


‘타락과 죄악이 도사리고 있는 거리’를 지칭하는 용어가 ‘소돔과 고모라’이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선진국 대도시는 화려한 외양의 모습과는 달리 속깊이 파고 들면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의 탐욕과 욕심이 우글거리는 곳이라는 비판의 소리도 동시에 듣고 있다.

『창세기 19:24-25』에는 ‘여호와께서 유황과 불을 비처럼 소돔과 고모라에 내리사 온갖 들과 성에 거주하고 있는 백성과 땅에 나 있는 것을 멸하셨다’고 기술하고 있다.

‘남색 男色’을 뜻하는 sodomy와 남색자 男色子를 지칭하는 sodomite는 죄(罪)의 도시 ‘소돔’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방탕한 생활에 빠져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다 응징을 받는다는 것은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이 <소돔과 고모라 Last Day Of Sodom And Gomorrah>(1962)를 통해 실감나게 묘사했다.

이태리 도시 나폴리가 폭력의 도시로 전락한다는 것은 마테오 가로네 감독이 <고모라 Gomorra>(2008)를 통해 고발하면서 부패와 도덕적 일탈은 결국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교훈을 제시해 주었다.
    

4. 실낙원 Paradise Lost
   

 
에덴 동산에 기거할 때 아담과 이브는 벌거 벗은 몸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악을 판단하게 만드는 나무 열매를 먹은 이후 부끄러움을 알게 돼 무화과 나무로 신체 일부를 가리게 된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죄로 이들은 동산에서 추방 당한다.

존 밀튼은 이같은 일화를 서사시 『실락원 Paradise Lost』으로 발표한다. 완벽주의 의사 남편과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중년 여성이 출판사 편집장에서 쫓겨난 또래 남성과 만나 금지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불륜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뒤늦게나마 찾아온 사랑의 소중함을 간직하기 위해 두 사람은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본 모리타 요시미츠 감독이 극화한 <실락원 Paradise Lost / 失樂園>(1997)은 순탄치 않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중년 관객들에게 일탈의 공간을 엿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해 공감을 얻어낸다.

이 소재는 장길수 감독이 이영하, 심혜진을 등장 시켜 한국어 버전으로 극화한다.
    

5. 에덴 동산 The Garden of Eden
   

 
지상에 기쁨만이 존재하며 슬픔은 없는 공간이 바로 ‘에덴 동산 The Garden of Eden’으로 지칭되고 있다. ‘에덴’은 ‘환희 delight, 歡喜’라는 의미. 이 곳에는 ‘비손’ ‘기혼’ ‘힛데걸’ ‘유브라데’ 등 4줄기 강이 흐르고 있다.

아담과 이브는 에덴 동산에 기거하면서 모든 열매를 먹어도되지만 단지 ‘선악(善惡)을 깨닫게 하는 나무’는 절대 먹지말라는 하나님의 지시를 받는다.

‘금단의 열매 Forbidden Fruit’로 명명된 것은 뱀의 유혹을 받은 이브가 먹게 되면서 마침내 두 사람은 절대 낙원에서 영구히 추방 당하는 징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로 명성을 얻은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

루이스 감독이 공개한 <에덴 동산 The Garden of Eden>(1928)은 이태리 비엔나의 미모의 나이트클럽 가수가 귀족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지만 기품 있는 청년에게 마음을 뺏겨 결국 귀족과 청년 모두에게 버림 받게 된다. 배은망덕(背恩忘德)의 종결은 그동안 누렸던 모든 호사스러움이 공수표로 돌아간다는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을 존 어빙 감독이 극화한 <에덴 동산 The Garden of Eden>(2008)은 유부남 작가가 1차 대전에 참전한다. 질투심 많은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이태리 여성을 남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 시킨다. 아내의 위험한 게임에 의해 작가는 조강지처와 매력적 정부(情婦) 사이에 놓이게 되면서 진실된 사랑은 고통을 던져준다는 교훈을 제시한다.
    

6. 카인, 아벨 Cain, Abel

낙원에서 쫓겨난 뒤 이브는 장남 카인 Cain과 차남 아벨 Abel을 슬하에 둔다. 카인은 농사꾼, 아벨은 목축업에 종사한다. 카인은 농산물을, 아벨은 어린 양 가운데 가장 토실토실한 것을 바친다.

하나님은 공물을 바치는 카인의 태도를 문제 삼아 아벨의 제물만 받는다. 분노한 카인은 동생을 죽여 인류 최초의 살인자가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하나님은 카인을 살던 곳에서 영구히 추방 시킨다.

카인이 쫓겨 나는 장면은 『창세기 4:16』에 ‘카인이 여호와 앞을 떠나 에덴 동쪽 놋 땅에 거하였다’라고 언급되고 있다.

엘리자 카잔 감독은 ‘형제간의 양보 할 수 없는 갈등’을 극화한 <에덴의 동쪽 East Of Eden>(1955)을 공개한다.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장남만을 편애하는 것으로 변형된다. 질투한 동생은 가출한 어머니가 술집에서 일한다는 것을 형에게 고자질하고 이 사실에 충격 받은 형은 군입대후 전사하고 만다.

질투심 가득한 동생 칼역은 영원한 청춘 심볼 제임스 딘이 맡아 영화 역사를 빛낸 걸작 중 한 편으로 기록되고 있다.

‘카인과 아벨’ 일화는 미국에서는 존 스타인벡이 장편 소설로 발표한다.

국내 작가 황순원도 영향을 받아 『카인의 후예』를 발표했고 원작은 유현목 감독이 김진규, 문희, 박노식을 캐스팅해 <카인의 후예>(1968)로 극화 시킨다. <영화칼럼니스트 이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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