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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저격범, "사제 되고 싶다"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6/07/13 [21:12]
교도서서 자신을 용서한 교황 만난 후 성경공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저격범, "사제 되고 싶다"

교도서서 자신을 용서한 교황 만난 후 성경공부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6/07/13 [21:12]
▲ 1981년 저격 현장에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은 저격범 알리 아그차.     ©

1981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저격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터키인 마흐멧 알리 아그차가 “가톨릭 사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12일(현지시간) 방송된 이탈리아의 채널 5 TV 인터뷰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3년) 교도소에 다녀간 이후 오랜 시간 성경을 공부하면서 그것이 다른 어떤 경전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를 환영해준다면 사제가 되어 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 성모 발현 100주년을 맞는 포르투갈의 파티마 성모성지를 순례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그는 “그곳에서, 가능하다면 교황과 함께 나의 영적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81년 저격 현장에서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이탈리아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중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사면 요청에 따라 2000년 수감 19년 만에 풀려나 고향 터키로 돌아갔다. 하지만 1979년 한 터키 언론인을 살해한 죄가 남아 있어 터키에서 10년 더 수감 생활을 했다.
▲ 1983년 교도소에 찾아가 저격범 알리 아그차를 만나고 있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
 
‘회색 늑대들’이라는 터키 민족주의 조직에 가담했던 그는 교황 암살 시도 직전 이란에서 70일간 머물렀던 점을 인터뷰를 통해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터키 정부를 피해 달아난 것이지, 이란에서 호메이니(이슬람 혁명 지도자)를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조사를 받을 때 교황 암살 시도가 소련 정보기관 KGB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그리고 여러 다른 비밀조직과 연관된 듯한 진술을 했다. 하지만 “그 문제는 이탈리아 의회가 이미 조사했기 때문에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그가 쏜 총탄에 쓰러져 대수술을 받은 직후 저격범을 용서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1983년 교도소에 찾아가 거듭 용서의 뜻을 밝혔다.
 
알리 아그차가 파티마 성모 성지 순례를 원한 이유는 교황을 저격한 1981년 5월 13일이 파티마 성모 발현 기념일이고, 교황 자신이 파티마 성모의 도우심으로 죽음의 위기를 모면했다고 여러 차례 고백한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실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피격 당시 총알이 동맥을 몇 밀리미터(mm) 비켜나간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교황은 이에 대해 “총탄이 비켜가게 하신 것은 성모님 손길이었고, 나는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도 죽음의 문턱에서 멈춰 섰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신앙의 신비를 고백하기 위해 파티마 성모 성지를 직접 찾아가 피습 당시 알리 아그차가 발사한 총탄 가운데 지프에 박힌 것을 파티마 성모상 화관에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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