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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1.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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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박사의 ‘바둑으로 배우는 성경공부’
바둑으로 배우는 성경공부 14
출판의 실패와 기적같은 만회
기사입력: 2016/09/14 [11:44]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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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필자는 국민일보사를 찾아가 종교와 관련된 부서의 모 여기자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눠보는 순간, 뭔가 큰 착각 속에 스스로 빠져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그 여기자에게 필자의 두 눈앞에 생생하게 나타났던 거대한 손 얘기를 신이 나서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손가락들이 나타내는 성서 지도를 그대로 본 따서 만든 책자 발간에 대한 설명을 필자가 막 이어나가려고 하는 데, 갑자기 그 여기자는 말을 딱 막으며 이렇게 외치듯이 말했다.
 
“잠깐! 그건 내가 들어봐야 할 얘기가 아닌 것 같네요.”
 
마치 단칼에 무 자르듯이 이렇게 말하는 여기자의 말에 필자는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몹시 당황했다.
 
“그 그렇지만…….”
“글쎄 더 들어볼 필요 없겠어요.”
 
이렇게 말하며 여기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필자는 갑자기 온 몸의 힘이 타이어 바람 빠지듯 한꺼번에 모두 새어나가는 듯 한 기분을 느꼈다.
 
“…… 종교에서 기적(奇蹟)이라는 말을 쓰는데, 바로 이런 것이 기적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기적이란 말입니까? 이건 거룩하신 하나님의 뜻일지도 모르니, 일단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시고 나서 무슨 결정이든 지으셔야지요. 이것이 종교부 기자로서 마땅히 해야만 할 일이 아닙니까? 저는 최근 국민일보에 5단 통 크기 사이트로 200만원짜리 광고를 2개, 도합 400만원어치 광고를 낸 고객입니다. 그러니 이런 사실을 대서특필로 기사화해주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신간 안내 정도는 해주셔야 되는 게 도리 아닙니까?”라고 필자는 여기자에게 강력히 따지고 싶었지만, 그러나 웬일인지 그때 필자의 두 입술은 천근만근 위아래로 갑자기 무겁게 짓눌러지는 것이 도무지 입밖으로 말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았다.
 
결국 필자는 기자와 함께 커피 한 잔씩만 마신 채 커피숍(필자는 당시 국민일보사 건물 1층에 있는 커피숍인지 라운지 하는 곳에서 그 여기자와 만났다)을 마치 도망치듯 빠져 나오고 말았다.
 
아, 이거 큰일 났네! 이제 어떻게 하지?
 
두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국민일보사 건물 밖으로 나온 필자는 기분이 울쩍해 지는 게 정신이 온통 알딸딸하기만 했다.
 
‘혹시 내가 하나님께 불경스러운 죄를 저질러 지금 이런 시련을 받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는 했지만, 그러나 필자는 기왕에 여의도를 온 이상 눈앞에 가끔씩 보이곤 했던 여의도를 샅샅히 살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필자는 마치 한 알의 밀알을 요리조리 파먹어 가듯 여의도 내 곳곳을 누비며 한참 걷고 또 걸었다.
 
그날 필자는 해질 녘이 다 되어서야 걷기를 멈추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청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국민일보에 200만 원짜리 광고를 연달아 두 번 쳤던 덕택인지, 손바닥으로 그리는 성서지도(솔직히 책이라기보다는 팜프렛형이지만)에 대한 주문 전화들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신문 광고에 필자의 집 전화번호와 온라인계좌번호(지금은 사용을 하지 않는 계좌번호임)와 함께, 이 전화로 주문을 하면 필자가 입금 확인을 하는 즉시 원하는 주소로 책자를 우송해 주겠노라고 적어놓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렇게 허술하게 준비를 하고 광고를 쳤던 것이 제대로 잘 팔릴 리가 없었다.
광고빨(광고효과)이 한참 먹힐만한 기간임에도 판매부수가 하루 총 20여부를 넘기지 못했다.
 
‘아! 내가 왜 이런 걸 시작했을까. 이런 생고생을 하려고 거금을 들여서 이걸 만들었나?’
 
필자는 그때 돈 걱정 시간 걱정 등으로 몹시 후회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하나의 원칙을 세우고 이를 그대로 따라 실천했다.
 
만약 전화 주문이 오면 입금 확인을 절대 하지 않고 주문자가 불러주는 주소 그대로 지체 없이 그냥 보내준다.
설마하니 하나님을 믿고자하는 사람들인데 돈 몇 푼 이득을 취하고자 거짓말을 하겠는가?
 
그러나 광고빨(광고효과)이 점점 떨어지는지 그 후 며칠이 더 지나자 그나마 드문드문 오던 주문 전화가 갑자기 뚝 끊겨 버렸다. 그때까지 필자가 주문 전화에 맞춰 우편으로 보냈던 책자들은 모두 합쳐봤자 70여부. (당시 도매 총판 00 서점에 100부를 보냈건만 지금까지 아무런 기별이 없다)
 
물론 이 정도의 소량 판매 수익만으로는 400만원 어치 광고비는커녕 편집 인쇄 제작비의 반에 반도 건질 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그러니까 필자는 저 혼자 큰 희망에 부풀어가지고 함부로 나댔다가 결국 큰 손해를 보고 주저앉아 버린 꼴이 되고만 셈이었다.
필자는 하루에 한 건조차도 주문이 들어오지 않자 이제껏 단 한 번도 확인해 보지 않았던 통장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
 
한 눈으로 척 봐서도 통장 속의 잔액과 실제 주문에 맞춰 우편으로 정성껏 보내주었던 책자의 부수와는 큰 차이가 났다. 즉, 70여 명의 사람들이 주문 전화를 걸어와서 필자가 우편으로 일일이 모두 보내주긴 했건만 실제 입금이 된 것은 예상 금액보다 적었다는 말이다.
 
허허……. 참 내! 이런 것도 사기를 다 치나?
 
필자는 그때 몹시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주문을 했던 사람들과 통장의 입금 내역들을 하나하나 일일이 대조해 본다면야 책자를 공짜로 받아 챙긴 자들을 모두 찾아낼 수 있겠지만, ‘전화 주문이 오면 입금 확인을 절대 하지 않고 주문자가 불러주는 주소 그대로 지체 없이 그냥 보내준다’고 나름 원칙을 세웠던 것을 필자 스스로 저버리는 꼴이 되고 만다.
그래서 필자는 통장을 조용히 덮고는, 필자가 저지른 일을 깨끗이 마무리 짓는다는 차원에서 청주 세무서로 달려가 도서출판 야베스를 자진 폐업 신고해 버렸다.
 
하나님!
믿음이 부족한 저에게 왜 하필 그런 손모양들을 보여주셨습니까?
차라리 믿음이 강한 종들이나 경제적 능력이 있는 신도들에게 그런 걸 보여주셨더라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을 터인데 말입니다.
솔직히 저에게 사심(私心)이 없었다고는 말 않겠습니다.
그러나 제 딴에는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고자 어렵게 벌였던 일이온데 이렇게 큰 손해를 입혀주시다니요?
저는 믿음이 부족함을 잘 알고 있기에, ‘복에 복을 더하사’라는 야베스의 기도처럼 하나님께서 저에게 엄청난 복을 내려주시는 걸 원하지 않사옵니다.
다만 제 실수로 인해 제가 손해 봤던 것을 적당히 복구하는 정도만으로도 이제 저는 만족하게 생각할 것이옵니다.
 
필자는 아무리 기도해 봤자 하나님의 응답을 받아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불평하듯 그저 이런 말을 몇 번씩이나 되뇌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필자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요란하게 전화가 걸려왔다.
한꺼번에 200여부를 어디 어디로 빨리 우송해 달라는 주문 전화였다.
필자는 잠시 두 귀를 의심했다.
 
아니, 한꺼번에 200부를? 이걸 가지고 무슨 교재로 쓸 것도 아닐진대 어떻게 그렇게나 많이?
 
다소 의심스럽긴 했지만 그러나 필자는 주문자가 원하는 수량만큼 포장을 해서 택배로 보내주었다. 어차피 어디 가서 팔수도 없는 책자들을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있으면 뭐하는가!
사기를 당하든 말든 이런 식으로라도 조금씩 처분하는 것이 좋은 일이지.
 
그런데 그 후로도 계속해서 100부, 200부씩 주문이 연달아 들어왔다.
솔직히 그때 필자는 거의 속는 셈치고서 달라는 대로 모두 보내주었다.
만약 그때 필자가 자포자기 하는 기분만 갖지 않았더라면, 도대체 어느 누가 이렇게나 많이 한꺼번에 주문해가는 지를 알아보고자 노력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저 주문이 오는 대로 부지런히 책자들을 우송해 주기만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거짓말같이 연이어 들어오던 책 주문 전화들이 갑자기 딱 끊어졌다.
 
어라? 가만있자 혹시…….
 
필자는 그때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에 은행 통장을 얼른 열어보았다.
 
아!
 
그때 필자의 입에선 가벼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최근 계좌에 입금된 금액들을 모두 합쳐보니 필자가 ‘손바닥으로 그리는 성서지도’를 제작했다가 손해를 보았던 전체 금액과 거의 맞아 떨어졌다.
전체 제작비는 물론, 신문광고비 400만원까지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이 연재의 내용은 언제라도 객관적인 검증을 할 수 있습니다.)
<바둑학 박사· 바둑의 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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