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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팔레스타인계 6세 소년 증오범죄에 희생…무슬림에 대한 테러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3/10/16 [18:48]
70대 범인 "무슬림은 죽어야 해"…“가짜뉴스가 혐오 부추겨”

美서 팔레스타인계 6세 소년 증오범죄에 희생…무슬림에 대한 테러

70대 범인 "무슬림은 죽어야 해"…“가짜뉴스가 혐오 부추겨”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3/10/16 [18:48]

 

▲ 15일(현지시각) 집주인에게 살해된 6세 어린이 와데아 알파윰.(Wadea Al-Fayoume).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이슬람교에 대한 증오와 모든 형태의 편견과 증오를 거부해야 한다

 

미국 시카고 근교에서 이슬람교도를 향한 잔인한 증오범죄에 의해 팔레스타인계 가정의 6세 소년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군사 충돌이 무슬림에 대한 직접적 테러와 가짜뉴스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슬람에 대한 혐오가 이번 전쟁을 계기로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15(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현지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윌 카운티 경찰은 1급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조셉 추바(71)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증오범죄 혐의도 적용한 상태다.

▲ 6세 이슬람교 소년 살해 용의자 조셉 추바. 일리노이주 윌 카운티 경찰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추바는 지난 14일 시카고 남서부 근교의 플레인필드 타운십의 한 주택에서 6세 소년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소년의 어머니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추바는 모자가 세 들어 살던 주택의 집주인으로, 중동 관련 뉴스를 보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미 최대 무슬림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전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사망한 어린이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각각 12년 전, 9년 전에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로부터 미국으로 이주해왔으며, 이 어린이는 미국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X'(이전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정치인, 언론 매체,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 이슬람 혐오 발언과 반 팔레스타인 인종차별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CAIR이 소년 부친으로부터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집주인인 추바는 14일 소년 집 문을 두드린 뒤 소년 모친이 문을 열어주자 "무슬림은 죽어야돼!"라고 소리치며 그녀의 목을 조르고 흉기로 공격을 시도했다.

 

소년 모친은 가까스로 화장실로 도피해 911에 신고했고, 잠시 뒤 화장실 밖으로 나온 모친은 6세 아들이 흉기에 찔린 것을 발견했다.

 

소년은 26군데 자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소년의 모친도 흉기 공격으로 십여 군데 상처를 입고 심각하게 다쳤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CAIR 시카고지부는 성명을 내고 "최악의 악몽이 벌어졌다""무거운 마음으로 소년과 그의 어머니를 위해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미국 내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향한 증가하는 위협을 추적하며 경계를 강화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하마스나 다른 외국 테러조직이 분쟁을 악용해 지지 세력에게 미국 영토에 대한 공격을 요청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으며, 무시하지도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FBI는 종교 지도자들과 연락해 지역사회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미국 내 유대교 및 이슬람 관련 종교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그 아이의 팔레스타인 무슬림 가족은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평화롭게 살고 배우고 기도할 피난처를 찾아 미국에 왔다"며 피해자가 팔레스타인 출신 이민자의 후손임을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영부인)과 나는 충격을 받았고 진저리가 났다"며 유족과 팔레스타인인, 아랍인, 미국 내 무슬림 공동체에 위로와 기도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끔찍한 증오 행위는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어떻게 기도하고 무엇을 신봉하며, 우리가 누구냐는 것을 이유로 한 공포로부터의 자유라는 근본 가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함께 모여 이슬람교에 대한 증오와 모든 형태의 편견과 증오를 거부해야 한다""미국에서 누군가를 향한 증오는 설 자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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