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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입김 센 미국에 ‘反유대주의' 물결로 갈등 심화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3/12/11 [21:28]
모호한 태도 대학총장 퇴출 압박에 "표현의 자유 존중" 반발

유대인 입김 센 미국에 ‘反유대주의' 물결로 갈등 심화

모호한 태도 대학총장 퇴출 압박에 "표현의 자유 존중" 반발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3/12/11 [21:28]

 

▲ 11월 16일(현지시간) 하버드대에서 열린 시위. 로이터=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유대인 입김이 센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 분위기가 퍼졌다.

 

주요 대학에서는 친()팔레스타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성명 발표나 시위가 이어졌으며 '반 유대주의 발언'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 미국 명문 대학 총장들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유펜의 매길 총장과 하버드대의 게이 총장, 그리고 MIT의 콘블루스 총장은 지난 5일 미 하원 교육위원회 청문회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학내 갈등이 커진 가운데 일부 학생의 '유대인 학살' 주장이 '학칙 위반인가'라는 질의에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등의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 학내 반유대주의 주장에 모호한 입장을 취하다 결국 9일(현지시간)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엘리자베스 매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총장이 지난 5일 문제가 됐던 미 하원 교육노동위원회 청문회 도중 곤혹스러운 질문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AP= 연합뉴스

  

이들의 답변에 비난이 쏟아지면서 미 하원은 이들 대학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고 고액 기부자들은 대학에 대한 기부 철회 의사를 밝혔다.

 

결국 9(현지시간) 엘리자베스 매길 유펜 총장이 전날 사임을 발표했고 게이 하버드대 총장의 거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 미국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왼쪽)

 

청문회에서 이들 총장을 압박했던 공화당의 엘리스 스터파닉 의원은 SNS"하버드와 MIT, 옳은 일을 하라"며 남은 두 총장의 사임을 압박했다. 지난 청문회에서 공화당 버지니아 폭스 하원의원은 "내가 말하는 것은 인종에 기반한 급진좌파 이념에 찬성하는데 내재한 중대한 위험"이라며 "제도적인 반유대주의와 혐오는 이들 대학의 문화가 가져온 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발언을 이유로 정치인들이 조사를 벌이고 기부 철회를 경고하며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학자가 자유롭게 견해를 밝힐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발언을 이유로 정치인들이 조사를 벌이고 기부 철회를 경고하며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학자가 자유롭게 견해를 밝힐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에 대한 침해라고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다.

 

10(현지시간) 저녁 기준 하버드 교수진 최소 570명은 대학 측을 향해 "학문적 자유에 대한 하버드의 약속과 어긋나는 정치적 압박에 저항하라"며 게이 총장을 지지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탄원서에는 "다양한 공동체에서 자유로운 탐구 문화를 수호하는 중요한 작업은 외부 세력에 의해 결정되도록 놔두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이들 교수진 외 더 많은 교수가 서명에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탄원서는 이날 총장 해임 권한을 가진 이사회인 '하버드 법인'에 전달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탄원서를 공동 작성한 앨리슨 프랭크 존슨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는 "우리는 정치적 스턴트 때문에 그(게이 총장)를 잃고 싶지 않다"면서 "게이가 학자이자 동료, 행정가로서 때로 그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NYT는 공화당 등 보수진영에서 오랫동안 미국 명문대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나 사회 정의를 주장하며 '숨 막히는 이념주의'에 매몰돼 있다는 주장을 펼쳐 왔는데, 이번 사태로 이들의 주장이 기회를 포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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