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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어떻게 할 것인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6/18 [17:09]
각자도생의 민심- 정부·청와대·정치 등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종교와 언론에도

메르스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어떻게 할 것인가

각자도생의 민심- 정부·청와대·정치 등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종교와 언론에도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6/18 [17:09]
 
메르스 사태에 대한 미디어 비평을
종교에 대한 사회적 불신에 비추어 본다
 
메르스 사태가 수그러 들기는커녕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 자체뿐 만 아니라 경제적 불황이 커가고 정부·청와대·정치의 무능함 등 사회적 불신도 깊어진다. 그래서 각자도생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로 불신을 당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메르스를 이용해 덕을 보려는 것 같이 언론도 ‘메르스 장사’를 하고 있다는 불신이다. 끝갈 데 없이 번져가는 메르스 상황을 보도하면 ‘공포장사’, 사회적 불안을 조장하지 말자며 메르스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거나 의료진 미담 등을 보도해도 ‘감성장사’라고 호도한다. 삼성을 혹독하게 비난하는 보수 신문들을 향해 광고 의식한 기사라고 비난하고, 정부·청와대의 발표를 그대로 전달하거나 그를 연속 질타해도 정치적 기사라고 의심한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니 각자 알아서 판단하고 살자는 것이다.
 
실상 언론이 그런 면면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메르스 관련 수천가지 뉴스 중에 더 자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해 보도할 수 밖에 없으며 더욱 파장을 일으키는 내용을 비중있게 다루는 것이 언론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뉴스선택과 비중의 책정에서도 진정으로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고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보도해야할 것이다. 그렇게 보도하더라도 불신이 가득찬 대중들은 색안경을 끼고 언론을 보겠지만 진정한 정신이 담겼다면 언젠가 그런 정성을 알아줄 날이 있을 것이다.
 
사회적 불신이 만연하는 한, 신문이 이래도 저래도 불신을 당하기 마련이다. 다음의 18일자 신문 1면 톱 제목만을 보고도 그랬다.
 
한국: “알아서” 말뿐…자가격리 관리 손놓고 있다
조선: 과도한 공포가 키우는 ‘메르스 불황’
중앙: ‘메르스 머슴’ 자청한 옥천군 160명
동아: “감염 두렵지만…환자 못살릴까 더 두렵다
경향: 4대강은 ‘물 찰랑’ 주변은 ‘가뭄 쩍쩍’
한겨레: 군산·평택 기지서도 미, 탄저균 실험 의혹
국민: 메르스 장기화 국면…수개월 갈 수도
서울: 격리 6500명…통제 사실상 ‘먹통’
세계: ‘바이러스와 전쟁’ 의료진에게 힘을…
 
속수무책, 자가격리의 문제를 지적한 한국, 서울을 비롯해 메르스 장기화를 우려하는 국민의 보도가 나름대로 현재의 가장 큰 이슈이겠으나 독자들은 ‘그래서 어쩌겠다는 말이냐’ 라는 식으로 그에 대한 기대조차 안한다.
 
한국 1면 톱 기사(채지선, 손효숙 기자)는 격리자 현장을 취재해 실감나게 그 허수룩함을 지적했다. 그리고 곧 격리자가 1만명이 넘을 것이란 예상을 해 놓아 불안감을 키웠다. 그리고 결론으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격리통보를 무시하고 다중이용 시설을 활보해 ‘공포’를 전염시키는 이들의 시민의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하며 “격리자 안심에 기댄 관리 시스템으로는 메르스 확산을 잠재우기 어렵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그러나 독자에 보기엔 현 상황에서 그저 지적과 대책 촉구로만 그칠 것이 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불신 때문이다.
 
한편 동아와 세계의 의료진에 대한 격려기사, 중앙의 관련 미담기사에 대해서는 위급한 상황에 대한 전달과 대안마련은 않고 거꾸로 ‘감성기사’로 독자들을 끌어들인다고 비난한다.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의 실패를 강조한 경향, 미국의 탄저균 실험 의혹을 1면 톱으로 제기한 한겨례에 대해서는 이렇듯 중차대한 상황에 그 속성을 버리지 못하고 반정부, 반미 진영의 색깔을 여지없이 드러내놓고 있다고 비판한다. 물론 일부 극렬진영에게는 환영받지만 대다수 국민들에게 총체적 불신을 당하고 있는 언론 상황이다.
 
<언론의 사명을 드러내주는 기사-
파장·영향력 위한 기사와 사설보다 진정성 갖춘 칼럼들>

 
중도정론지를 표방해 집에서 구독하고 있는 한국일보의 지면을 보면서 언론에까지 번진 사회적 불신을 다소 해소하는 18-19일자 칼럼을 눈여겨 보았다. 종교가 각자도생으로 흐르고 있어 전반적인 종교적 불신을 형성하는 상황에 빗대어 볼 수 있는 문제이다.
 
한국의 18일자 30면 칼럼 ‘메르스 괴담’(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은 뉴스포탈의 메르스관련기사가 1만 건을 넘어섰다는 내용으로 정확한 정보제시가 괴담을 없애고 공포감을 없애준다고 했다. 파장과 영향력, 흥미를 앞세운 기사와 신문의 논조를 제시하는 사설과는 다른 차원의 메르스 관련기사라고 할 수 있다.
 
1만건이 넘는 내용중에서 수십 건을 취사선택, 비중에 따라 정리하는 신문지면은 더욱 더 정확성과 공정성이 필요할 것이다. 이 칼럼은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였지만 한편 언론의 역할도 지적해야 마땅했다.
 
8면에는 박대통령이 삼성병원장을 질책하는 커다란 사진이 배치됐다. 허리를 굽힌 조심스러운 자세가 인상적이다. 이 사진만 보는 독자들은 박대통령의 대처 활동만을 크게 보도한다며 빈정댔을 것이다. 그러나 함께 배치한 기자의 눈 ‘박대통령 메르스 행보 국민에 몸 더 낮춰야’가 그러한 비판을 잠재웠다.
 
‘자신 탓은 모르고 삼성 탓만 하는 대통령’이 메르스에 전념해야 하는 병원장을 청주까지 불러 생색내기 해프닝을 벌인다는 SNS상에서의 비판이 한국일보에 전해지는 것을 방지했다. 최 기자는 그간의 박 대통령의 유탈이탈적 화법과 행적을 차례로 지적하며 국민에게 지탄받고 있는 상황을 전달했다. ‘나몰랑’ 등 감정적 진보언론의 표현, 저열한 SNS식 비판을 삼가하고도 중도적인 자세로 차분하게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30면 칼럼 ‘이재용 리더십 시험대’(이충재 논설위원)는 여타신문이 사설과 기사에서 '이재용의 삼성'을 노골적으로 압박한데 비해 삼성의 역사를 거론하며 삼성의 미래를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17일자 30면 이준희 칼럼 ‘다시 국가란 무엇인가’는 메르스 사건에만 매몰된 독자와 기자들의 의식을 한편에 비켜서듯, 높이서 바라보는 시야를 제공했다. 현재의 메르스에 대한 공공기능의 붕괴 상황을 정리하며 어떻든 그 상황이 진정된 뒤의 문제를 보게 만들었다. ‘각자도생’의 망가진 불합리한 사고를 다시 재정립하자는 주장이었다. 그것이 언론의 자성이자 역할이기도 했다.(발행·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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