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디지털시대에 마음치유 위한 필사(筆寫) 유행

매일종교 뉴스1팀 | 기사입력 2016/04/19 [06:49]
“복잡하고 힘든 일에 소통을 위한 에너지 충전”

디지털시대에 마음치유 위한 필사(筆寫) 유행

“복잡하고 힘든 일에 소통을 위한 에너지 충전”

매일종교 뉴스1팀 | 입력 : 2016/04/19 [06:49]

불경, 성경 등을 필사하는 작업은 사람들의 마음치유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고 최근에는 명문장이나 명시를 직접 손으로 옮겨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국일보가 18일 보도했다.
 
서점가에서는 “지난해 컬러링북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필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필사가 관심을 받자 필사책, 만년필 등 필기구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필사 관련 서적 판매량이 상반기보다 17.5배 증가했다.
 
특이한 것은 20대 여성 등 젊은 층이 필사 유행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손 글씨보다 키보드에 익숙한 가장 디지털화된 세대가 필사의 매력에 빠졌다. 사람들이 필사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치유’효과를 꼽는다. 필사라는 단순작업을 통해 자신을 괴롭혔던 생각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찾기 때문이다. 나해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손쉽고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것이 필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필사는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 행동교정과 함께 치매 환자 재활 등 다양한 정신장애 환자의 보조적 치료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격려와 용기도 얻는다. 시나 좋은 글귀들을 손쉽게 따라 쓰면서 감정이 이입돼 감동과 함께 누군가 내 옆에서 힘을 내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나 교수는 “감정표출, 감정정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뇌 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또박또박 글씨를 쓰는 행위 자체가 뇌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김성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글을 쓰는 행위는 언어기능을 관장하는 전두엽, 두정엽 등을 활성화 시킨다”고 말했다.
 
성취감,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나 교수는 “한 페이지를 다 베끼거나, 시 한편을 다 쓰고 나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자기 스스로 뭔가를 완수했다는 ‘성공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집단적이고 획일화 된 표현수단에 지친 대중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찾기 위한 안간힘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찬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마음드림의원 원장)는 “필사는 그 순간의 감정, 에너지,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폰트”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필사를 넒은 의미로 보면 소통을 위한 도구”라면서 “복잡하고 힘든 일상으로 소통이 방전된 현대인들이 필사를 통해 다음 소통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