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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소를 팔아 교회에 바친 친구형님
종교로 인해 가족에게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
기사입력: 2018/10/16 [06:51]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이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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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로 인해 가족에게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
    

저의 한 친구가 중학교 2학년 때에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친구는 그 해 여름밤 시골집 앞마당의 평상(平床)에서 잠을 자다가 새벽 3시경 깨었습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집안을 둘러보다가 외양간에 매여 놓은 소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친구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갈팡질팡하며 자고 있던 아버지를 깨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농촌에서 소는 집안의 전 재산입니다. 식구들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그런데 그 소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진 것입니다. 아버지는 신 새벽 황급히 면 소재지에 있는 경찰지서로 달려가 소를 도둑맞았다고 신고하였습니다. 날이 밝고 한참 후에야 소의 행방을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 집에서 조금 떨어진 동네 입구 정자나무에 매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는 이미 팔려서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간 뒤였습니다.    

기독교 계통의 한 신흥교단에 다니던 그의 형님의 소행이었습니다. 소를 판 돈은 교회에 바쳤다고 합니다. 1960년대 가난한 농촌의 일꾼이자 전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소를 부모님 몰래 팔아 교회에 바쳤으니, 부모님과 형제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겠습니까. 아버지는 그 일로 인해 친구에게 ‘너는 절대로 그런 교회에 다니면 안 된다’고 다짐을 받곤 하셨다고 합니다.     

친구는 가슴속에 있던 응어리를 모두 털어놓았습니다. 친구 형님은 소뿐만 아니라, 친구의 학자금까지 훔쳐 교회에 바쳐서 친구는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독학을 해야 했다고 합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모형제보다 교회를 더 중시했던 친구 형님의 근황이 궁금했습니다. 지금도 그 교회에 다니고 있는지, 그 때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는지, 아니면 지금도 잘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친구 형님의 신앙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합니다. ‘그때 하나님께 소를 제물로 바쳤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복 받고 사는 것이다’며 자신의 행위를 옳은 것으로 말하면서도 믿음이 산만해 있다는 것입니다. 친구는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말합니다.    

헌금 많이 거둘 생각 말고 진정한 ‘복 받는 법’ 가르쳐야    

친구 형님이 그런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친구 형님은 같이 교회에 다니는 교인들과 이런 말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세상이 오면 너는 도지사가 되고, 너는 군수가 된다.”고. 친구 형님은 종말론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득 예수 당시 예수 제자들이 생각났습니다. 예수의 제자들도 예수를 유대인의 왕으로 인식하고 예수를 따랐던 정황이 보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는 예수에게 두 아들의 장래를 부탁했고, 베드로는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았사오니 무엇을 얻으리이까.” 하며 남다른 욕망을 보였습니다. 예수에 대한 기대심리를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일부 종교인들이 염불에는 뜻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목적이 출세하고 복 받고 죽어서는 천당 극락가기 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그릇된 믿음은 종교지도자들의 잘못된 가르침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종교에 기복신앙이 만연해 있습니다.     

개신교 일부 목회자들은 예수 믿으면 복 받고, 성공하며, 천국에 간다고 설교합니다. 헌금하는 것이 곧 투자임을 강조하는 목회자도 있습니다. 하나님에게 헌금하면 하늘이 상을 잊지 않는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헌금을 신앙과 연계시키고 있습니다. 종단의 보여주기식 이벤트와 치장을 위해 신도들의 사정과 형편을 고려치 않고 과도한 헌금 독려는 가정에 고통을 주고 사회의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종교지도자들은 예배당이나 법당을 크게 짓고 교인수를 늘리는 것이 종교의 근본목적이 아님을 잘 알 것입니다. 복은 하나님이나 교조에게 헌금하고, 기도한다고 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인에 의해 결과가 생기는 것은 영원불변의 천리의 법칙입니다. 바른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종교지도자는 신도들에게 헌금을 많이 거둘 생각만 하지 말고, 진정한 복을 받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할 것입니다. (매일종교신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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