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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성폭력 실태 보고서 낸 HRW “교황 방북 안된다”
“독재정권 미화에 악용”
기사입력: 2018/11/02 [18:36]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매일종교 뉴스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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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화면캡쳐    

"北 장마당 단속원들이 뇌물과 성폭행 강요“ 실태보고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성폭력 실태 보고서 내용을 공개한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독재 정권을 미화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로스 총장은 또 북한의 인권문제를 잘 거론하지 않으려는 현 정부의 태도도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HRW는 인권수호에 앞장선 노력을 인정받아 199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함께 가장 권위 있는 국제적 인권단체로 꼽힌다.     

로스 총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북한 내 교회와 종교적 자유를 축복할 수 있다면 가는 게 좋다. 하지만 그저 독재 정권을 축복하는 데에 그친다면 옳지 않다. 현재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으니 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HRW가 발간한 북한 성폭력 실태 보고서 ‘이유 없이 밤에 눈물이 나요’에는 2015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3년 6개월 간 2011년 이후 탈북한 57명 등 북한 밖의 북한인 106명과 진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된 성폭력 사례들이 실렸다.     

이 실태 보고서는 “북한에는 정부 관리들에 의한 여성 성폭력이 만연해 있지만 사회적 낙인과 두려움, 구제책의 부재 탓에 신고ㆍ처벌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계획경제 체제인 북한에서는 장사가 불법이지만 1990년대 대기근이 닥친 뒤 생계가 어려워진 주민들이 장사에 나섰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영 작업장에 나갈 필요가 없는 기혼 여성이었다.     

2002년 북한 정부가 장마당을 허용하면서 북한의 마을ㆍ도시에 식품ㆍ공산품을 파는 장마당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법적 경계가 모호하다. 뭐가 허용되는지 여부가 특정 상황이나 담당 관리의 판단에 따라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고, 이런 규칙ㆍ규정 부재가 여성들을 폭력ㆍ착취에 노출시킨다.     

보고서는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이들 대부분이 여성인 반면 관리자ㆍ단속원은 대부분 남자”라며 “장사꾼들이 장사를 하려면 정부 관리와 시장 간부들에게 뇌물을 줘야 할 때가 많은데 여성의 경우에는 뇌물에 성폭행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HRW의 인터뷰 대상 중 북한에서 장사를 한 경험이 있는 여성 21명은 보안원 등 관리들로부터 성폭행ㆍ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관리들은 장마당의 위협적인 환경과 처벌의 부재, 수치심과 처벌에 대한 피해자의 두려움을 악용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성폭력 가해자로는 고위 당 간부, 구금 시설의 감시원ㆍ심문관, 보안성ㆍ보위성(비밀경찰) 관리, 검사, 군인 등이 꼽혔다.     

HRW는 사회적 낙인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 구제책의 부재 등 탓에 피해를 신고하는 여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뿌리 깊은 남녀 불평등과 성교육 및 성폭력에 대한 인식 부재가 은폐를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탈북민 출신 북한 인권 활동가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는 “장마당 여성을 따로 불러 편하게 장사하도록 해주겠다며 성상납을 요구하는 보안원 등 관리가 북한에 흔하지만, 행정ㆍ정치ㆍ사법 부문 곳곳에 포진돼 권력을 갖고 있는 남성 간부들이 조직 이름으로 공포감을 먼저 주기 때문에 여성들은 체념 속에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고 마음 편히 하고 싶은 일 하자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북한에서 군생활을 할 당시 부대에 재판관이라는 사람이 나와 여군 30여명을 조사했고, 그 중 3명이 군 간부들과 ‘놀아났다’는 죄목으로 불명예 제대하는 일이 있었다”며 “가해자가 아닌 성폭력 피해 여성들만 처벌을 받은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내가 북한에서 나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런 여성 인권 침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북한 당국이 의지를 갖고 대책을 세우기 전에는 절대 근절될 수 없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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