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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② 한국불교와 전법륜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3/01/09 [06:18]
불국정토구현을 위한 전법교화 1700년, 위기와 도전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② 한국불교와 전법륜

불국정토구현을 위한 전법교화 1700년, 위기와 도전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3/01/09 [06:18]

불법(佛法)은 돌고 돈다. 그러므로 전법륜(轉法輪)이라고 표현한다. 법륜(法輪)은 법의 수레바퀴이다. 진리의 수레바퀴인 것이다. 법륜은 구르게 해야 한다. 불교의 가르침은 일방적인 전교(傳敎)보다는 법륜을 구르게 한다.’는 데에 방점이 있다. 고타마 붓다가 성도(成道)한 다음, 법륜을 굴린 곳이 바로 녹야원(사르나트)이다.

▲ 인도 산치 대탑 서쪽 기둥 남면 숭배자들과 다르마차크라(법륜).

 

최초 다섯 사문 유행승(遊行僧)에게 네 가지 진리를 설파했다. 네 가지 진리를 사성제(四聖諦)라고 중국에서는 한역(漢譯)했다.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란 뜻이다. ()(살피다)’라고 읽기 보다는 진실’, 또는 깨달음의 뜻으로 ()’로 읽는다. 고타마 붓다는 세 번에 걸쳐서 시전(示轉), 교전(教轉) 증전(證轉)이라는 초전(初轉), 이전(二轉)삼전(三轉)을 굴린 것이다. 세 번에 걸쳐서 다섯 비구들에게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렸다는 뜻이 되겠다. 이것을 중국에서는 삼차선설(三次宣說), 또는 삼전법륜(三轉法輪)이라 한다. 삼전사제(三轉四諦)나 삼전12행상(三轉十二行相)도 같은 말이다. 12행상이란 12인연법을 말한다.

 

전법륜의 경전적 근거는 전법륜경(轉法輪經)에서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다르마차크라 프라와르타나 수트라(Dharmacakra Pravartana Sūtra)이며, 빨리어로는 담마착카파마와따나 수따(Dhammacakkappavattana Sutta)이다. 이 경의 내용은 사성제와 중도(中道)이며, 전법륜경은 한역에서 잡아함경(雜阿含經)에 속하며, 남전 빨리 대장경에는 상응부(相應部)와 율장(律藏五比丘說)에 근거한다.

 

중국 사람들은 비교적 정확하다. 처음 불교를 받아들일 때, 불교란 종교의 종지(宗旨)나 교의(敎義)를 적확(的確)하게 이해하고자 했다. 막연하게 불법을 전하고 편다는 것이 아니라,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이해하여 중국식으로 번역하고 의역해서 표현했다.

 

그러므로 법륜이란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의 상징이다. 사제팔정도(四諦八正道)12인연 중도(中道)와 법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이런 법(진리)이나 교리를 구르게 하는데 그 상징성이 바로 법륜인 것이다. 법륜은 현재 불교의 상징이 되었지만, 불교만의 독점물이 아니었다. 힌두교 자이나교에서도 사용되는 상징이다. 그렇지만 불교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지금은 불교의 상징처럼 되어버렸다.

 

산스크리트어 명사 다르마(dharma)'받치다, 유지하다,'라는 어근 다르(dhṛ)’에서 파생된 것으로 '확립된 것 또는 확고한 것'이란 뜻으로서 ''을 의미한다. ‘르타(Ṛta)’의 한 측면으로 생각되는 역사적 베다 종교에서 전달자, 지지자를 의미하는 베다 산스크리트어에서 파생된 말이다.

 

베다 종교에서 르타(Ṛta)질서, 규칙, 진실, 로고스를 말한다. 르타는 우주와 그 안의 모든 것의 작동을 규제하고 조정하는 자연 질서의 원리이다. 힌두교에서는 힌두교 신자들이 추구해야 할 네 가지 가치를 푸루샤르타라고 해서, 까르마(사랑), 아르타(재물, 권력, 명예), 다르마(종교적 도덕), 모크샤(해탈)를 말한다. 그러므로 불교적 관점에서의 법륜은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이 되며, 그 상징으로서 법륜이 붓다의 말씀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 아스타망갈라는 팔길상(八吉祥) 또는 팔보(八(寶)라고 하는데, ① 법라(法螺)② 길상독(吉祥犢), 반장(盘长) ③ 쌍어(双鱼) ④연화(莲花)⑤보병(宝瓶)⑥산개(伞盖)⑦법륜(法轮)⑧법당(法幢)을 말하며 불교에서 사용되는 도상(圖像)이다.

 

불교에서 다르마 차크라는 초기 불교 시대부터 부처님의 법(붓다의 가르침과 보편적 도덕 질서), 고타마 붓다 자신과 깨달음의 길을 걷는 것을 나타내는 데 널리 사용되었다. 이 상징은 때때로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 연기(緣起)와 연결되기도 한다. 불교 이전의 다르마차크라는 힌두교와 불교의 아스타망갈라(상서로운 표시) 중 하나로 간주되며 종종 두 신앙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법륜은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상징 중 하나이다. 인도 예술에서 발견되며, 불교도 왕 아소카 시대에 인더스 문명 이후 최초의 인도 도상학(圖像學)이 남아 있는 것이다.

 

고타마 붓다는 전법륜경(Dhammacakkappavattana Sutta)에 의하면 첫 번째 설법을 하였을 때 법의 바퀴를 움직이게 하셨다고 한다. 바퀴를 돌리는 것은 특별한 사람이 보편적인 진리를 가져오는 위대하고 혁명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불교에서는 차크라바르틴(‘바퀴를 돌리는 사람또는 보편적인 군주’)이라고 불리는 이상적인 왕에 대한 인도의 신화적 관념에서 상징으로 바퀴를 채택했다. ‘라타나 차카(Ratana cakka)’라고 해서 이상적인 바퀴를 말한다. 디가니까야(Digha Nikaya, 장아함경)<마하 사다사나 숫따(Mahā Sudassana Sutta)>는 이 바퀴에 본당, 천 개의 살이 있으며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고 설명한다. 싯다르타 고타마는 전륜성왕이 되기로 선택되었지만, 대신 현자가 되었다.

▲ 고타마 붓다의 최초의 설법장면.

 

법의 바퀴를 돌리다라는 용어에 대한 설명에서 테라와다(Theravada)주석가인 붓다고사(Buddhaghosa)는 부처님이 돌린 이 바퀴가 주로 지혜, 지식 및 통찰력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지혜는 두 가지 측면, 즉 진리를 스스로 깨닫는 지혜인과 진리를 선포하는 지혜인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다르마 차크라(법륜)’다르마는 인도의 중심 개념을 가리키며, 이 용어는 영원한 우주 법칙, 보편적인 도덕 질서 및 불교에서 붓다에 의해 설명된 바로 그 가르침과 길을 가리키는 복잡하고 다원적인 용어이다.

 

한국불교는 1700여 년 간 법륜을 굴려오면서 연꽃 위에서 꽃길을 걸어오기도 하였으나, 조선시대에는 숱한 질곡과 역경을 감내해야 했다. 현대에 이르러서 광복이후, 승단재건 과정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고 내분에 휩싸여서 그 후유증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신자 수가 감소하고 출가를 희망하는 젊은 사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떤 형태로든지 법륜을 굴리려는 불교도는 있지만, 승가나 교단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이마저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위기라면 위기인데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도전이 필요하다. 승가나 교단의 내부 체제를 개혁하는 도전이 절실한 것이다. 고타마 붓다의 진정한 가르침이 무엇이며 승가와 재가는 어떻게 고타마 붓다의 법(진리)을 펼 것인가를 원점에서 재고해야 한다. 불교는 전법륜(轉法輪)의 종교이다. 깊은 산속에 은둔하여 울타리를 치고 스스로를 가두는 종교가 아니다. 법륜을 굴리려면 사회와 대중 속에서 실행해야 하고 구체화 되어야 한다.

▲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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