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사회와 대중 친화적인 불교를 지향해야

보검 이치란 스님 | 기사입력 2024/02/19 [08:21]
부처님의 가르침은 시대 상황에 적응하는 유연성과 포용성 풍부

사회와 대중 친화적인 불교를 지향해야

부처님의 가르침은 시대 상황에 적응하는 유연성과 포용성 풍부

보검 이치란 스님 | 입력 : 2024/02/19 [08:21]

종횡무진 한국불교의 원류를 찾아서(60)

 

불교의 오랜 역사에서 불교 그 자체는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공간상의 지역 불교는 항상 변화의 연속이다. 어느 한 지역에서 불교가 왕성하게 발전했다고 해서 불교가 영원히 한 지역의 주류 종교로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종교도 흥망성쇠가 있음을 말해 주는데, 불교에 있어서는 다른 종교보다도 부침이 심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 2024년 1월 31일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 푸르나 시에서 개최된 대법회에서 불교기 게양을 위한 행사에 참석한 인도 비구승가.  © CRS NEWS

 

인도불교는 26백여 년이 되었지만, 그동안 부침이 많았다. 사실은 인도불교가 1천 년 정도 지난 기원후 5세기 경, 훈족의 침입을 받으면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5세기부터 8세기 사이에 인도를 순례했던 법현(法顯), 현장(玄奘)과 의정(義淨), 송운(宋雲) 등이 불교 승가의 쇠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인도 구법순례자 중 가장 유명한 현장은 인도 북서부에서 훈족에 의해 폐허로 변해버린 수백만 개의 사원을 발견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 싱가포르 박물관에 세워진 법현(法顯 337∼ 422)법사 동상.  © CRS NEWS

 

▲ 14세기 일본 가마쿠라 시대의 현장(玄奘 602∼664)법사 그림.  © CRS NEWS

 

▲ 당나라 시대 인도 구법 순례 유학승 의정(義淨635∼713) 법사 인물화.  © CRS NEWS

 

이밖에도 구법 순례 승려들은 북부 인도의 불교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인도 아 대륙에서 불교가 그렇게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몇 세기 동안 불교는 그대로 지속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도 아 대륙에 대한 무슬림의 정복이 8세기부터 시작됐다. 특히 인도 북서부에서 사원과 사리탑이 타격을 입은 성상 파괴 침략이 시작됐다. 인도 땅에서 12세기 말에 불교는 대부분 사라졌다.

 

▲ 신드와 주변 왕국(700년).  © CRS NEWS

 

8세기 전반에 인도 아대륙에서 우마이야 왕조 군대와 인더스 강 동쪽에 위치한 인도 왕국 사이에 일련의 전투가 벌어졌다. 아랍인들이 신드를 정복한 이후 현재의 파키스탄은 서기 711년에 아랍 군대가 인더스 강 동쪽의 왕국들과 교전했다. 서기 724년에서 810년 사이에 아랍인과 인도 왕국 사이에 일련의 전투가 벌어졌다. 인도 아 대륙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중세 인도의 북서부 지역, 히말라야 지역 및 중앙아시아와 접경하는 지역에서 불교는 무역 관계를 촉진했다. 그런데 이슬람의 침입과 확장,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이슬람교 수용으로 인해 불교의 생존과 성장의 기반이 되었던 불교사원의 경제적 기반과 무역로에 따른 재정지원이 쇠퇴하였다. 이슬람교의 도래로 불교 수도원 전통에 대한 왕실 후원이 사라졌고, 장거리 무역에서 불교도가 무슬림으로 대체되면서 관련 후원의 원천도 잠식되었다.

 

▲ 날란다 사원대학 유적.  © CRS NEWS

 

이 무렵 세계 최고의 불교사원 대학인 날란다 대학이 파괴됐다. 파괴자는 이흐티야르 알딘 무함마드 바흐티야르 할지(바흐티야르 할지)이다. 그는 고르 제국의 통치자 무함마드의 투르크-아프간군 장군으로, 동인도의 벵골과 비하르 지역의 이슬람 정복을 이끌고 통치자로 자리잡았다. 그는 1203년부터 1227년까지 짧은 기간 동안 벵골을 통치했던 벵골 할지 왕조의 창시자였다.

 

▲ 불교의 승려를 학살하는 무함마드.  © CRS NEWS

 

많은 인도 불교도들이 남쪽으로 도망갔다. 그렇지만 벵골지역에서 저작된 문헌인 차이탄야 차리탐리타(Chaitanya Charitamrita)등의 문헌을 보면 14세기 이후에도 인도에는 불교도들이 계속 존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이 텍스트는 타밀나두(Tamil Nadu)의 불교도들과 논쟁을 벌였다고 전해지는 바이슈나바(Vaishnava) 성자 차이타냐 마하프라부(Chaitanya Mahaprabhu, 14861533)의 삶의 일화를 개괄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 1956년 10월 14일 마하라슈트라 주 나그푸르에서 B.R. 암베드까르 박사가 불교로의 개종연설을 하고 있다.  © CRS NEWS

 

인도에서 일부 지역에 따라서 불교가 남아 있기는 했지만 사실상 인도 아 대륙에서 불교가 12세기 말이면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수세기 동안 인도 땅에서 불교는 없었다. 인도에 신불교를 일으킨 분은 바로 B.R. 암베드까르 박사였다. 그는 1956101450만 명과 함께 불교로의 개종을 선언하면서 신 불교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사회와 대중 친화적인 불교를 지향하고 있다.

보검<세계불교네트워크 코리아 대표>

▲ 인도 현지에서 필자 보검스님의 불교강연을 알리는 현수막.  © CRS NEWS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