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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형 범종교시각
덤덤함이 주는 편안함과 즐거움
하늘소풍길 단상
기사입력: 2020/09/11 [21:32]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신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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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손녀 봤을 때는 '손녀 바보' 아닌 척 하면서 은근히 즐겼는데 손자손녀 셋으로 늘어나니 덤덤하다. 그러나 '덤덤하다'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무 감흥 없는 듯 편안하게 즐긴다는 것일게다.

 

당황스럽던 주변의 죽음에도 이제는 덤덤해졌다. 안타깝고 슬프고 아프기까지했던 모든 죽음을 이제는 '영면'이라며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모든 일에 감흥이 일지 않고 그저 예사로운 '덤덤함'이 편안함과 즐거움을 준다는 걸 배운다

-6년전 첫 손녀 볼 때와 세 손주 둔 현재의 마음 비교 

 

<딸바보 손녀바보>

추석연휴 내내 손녀 사진과 동영상을 마구 보내는 아들과 며느리를 아내는 '고슴도치'라고 한다. 그러나 아기와 금방 헤어지고서도 아내는 카톡방에 들어가 그 사진과 동영상에 몰입해 애들과 똑같이 '손녀바보'가 되어 넋을 잃는다.

 

나는 '손녀바보'가 아닌듯 연일 수리산 수리봉,태을봉, 관모봉, 수암봉과 임도오거리 곳곳의 사찰과 계곡, 호수와 명소들을 찾아 즐겼다. 참으로 여유롭고 행복한 자연 속 휴식이었다. 그러나 산속에서도 흘낏흘낏 사진과 동영상을 보는 즐거움이 컸다. 그래서 자연은 더 아름답고 풍성했을게다.

 

아내가 사용하는 겔럭시탭 바탕화면에 슬쩍 손녀 안고 있는 아내 사진을 올리고 가족 카톡방에 띄웠다. 아내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계곡에 발담그고 숲의 향기를 음미하는 것만큼 좋다. 나도 '아내바보' '손녀바보'가 될 자격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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