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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의 和而不同과 중도정론지의 ‘공존·통합·사람’ 정신은 일치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06/23 [18:36]
한국과 일본의 보혁언론의 차이와 정론지가 선택할 방향

종교계의 和而不同과 중도정론지의 ‘공존·통합·사람’ 정신은 일치

한국과 일본의 보혁언론의 차이와 정론지가 선택할 방향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06/23 [18:36]
이 기사는 이념과 진영을 앞세우는 보혁언론의 현실을 다룬 미디어비평입니다. 매일종교신문이 추구하는 종교간 화합,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과 같은 지향점으로 근래 중도정론지로 재창간해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한국일보를 읽으면서 종교계와 빗대 정리한 기사입니다. ‘공존, 통합, 사람’을 지향한다는 한국일보의 취지가 매일종교신문의 ‘화이부동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편집자 주)
 
▲ 신민형 발행인     © 매일종교신문
메르스가 잦아들기 시작한 22일부터 때마침 한일수교 50주년 행사가 이슈로 등장하자 각 신문들은 1면 톱을 비롯해 관련지면을 한일문제로 방향을 돌렸다.
 
22일 ‘한일정상이 수교 50주년 행사에 교차참석’ 예고기사에 이어 23일엔 일제히 행사에서의 두 정상 발언과 행사의 의미를 다뤘다.
 
한국 1면 톱 ‘한일 해빙 물꼬는 텄다’(박석원 특파원, 최문선 기자) 기사의 제목에서 느끼는 바와 같이 모든 신문들이 ‘물꼬는 텄지만 갈 길이 멀다’는 일치된 논조였다.
 
한국: 한일 해빙 물꼬는 텄다
조선: 박 “과거사 무거운 짐, 상생으로 내려놓자” 아베 “다음 세대 한일관계 발전을”
중앙: “한일 신뢰 중요 올해가 역사적 기회” “ 50년을 위해 손잡고 새 시대 열자”
동아: 한일 미래로 한발씩 내딛다
경향: 박 대통령 “과거사 짐 내려놓게 만들자”.. 아베 “새 시대 열자”
한겨레 :박 “과거사의 짐 내려놓도록 만들자” 아베 “미래를 내다보며 협력 강화하자”
국민: “한일 새로운 50년 열자”
세계: 박 “과거사 짐 내려놓을 수 있도록” 아베 “앞으로 50년 손잡고 새 시대 열자”
 
큰 틀에서의 논조는 보혁언론이 따로 없었다.
 
다만 보수언론은 한일 해빙을 환영하면서 ‘양국의 입장차가 커서 한일관계 개선에 험로가 있다’고 전망했으며 진보언론은 미국의 압박과 외교고립 탈피를 위한 고육책이라며 과거사 등 현안에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데 논조의 비중을 두었다.
 
* 단순한 일본의 보혁 갈등
-‘대일본제국에 대한 향수' vs ‘세계화시대에 발맞추는 세력'

 
일본의 보혁언론은 어떤가? 한국 4면 박석원 특파원의 기사는 흥미롭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 했다.
 
이 기사에서 박 특파원은 일본언론도 한국언론과 같이 이 사안을 대서특필했다고 전한다.
 
또한 교차참석의 주요현안이었던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에 얽힌 외교회담 이야기를 일본 니혼 게이자이 신문을 통해 소개했다. 이 신문은 양국정부의 관계개선을 환영하는 한편 세계유산 등재시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어떻게 적시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이 비중있게 보도한 바와 같이 ‘강제징용자’라고 쓸지 ‘한국 출신 노동자’라고 할 지 정해지지 않아 논의를 계속해야한다는 것이다.
 
도쿄신문은 ‘위안부 문제의 인도적 해결을 위한 일본정부의 재검토’를 권고했으며 마이니치는 ‘한일양국이 비정규직, 고령화 등 공통과제를 안고 있어 서로의 경험을 참고할 수 있다’는 한일관계 개선의 발전적 전망도 했다. 일례로 장애인 문제나 외국인노동자 정책은 한국이 앞서 있다는 것이다. 한발 앞선 분석과 대응은 보도의 규범으로 삼을 만하다.
 
한편 일본 보수언론의 한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보여주었다. 요미우리신문의 “한국의 대일강경자세 배경엔 민주화의 부작용이라 볼 수 있는 반일민족주의와 정부의 대중영합이 있다”며 “일본대사관 위안부 소녀상은 대사관 보호 등을 규정한 비엔나협약에 저촉된다” 는 등의 지적이 그것이다. 일본 보수언론으로선 예리하고 논리적인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보혁언론은 공히 나름대로 국익차원에서 논리적인 이론을 펼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베를 공격하는 진보언론도 있으나 그들 나라의 상식선, 그리고 진영간·개인간 감정을 넘어선 차원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보혁언론은 ‘대일본제국’에 대해 향수를 가진 세력과 세계화시대에 발맞추는 세력 간의 단순한 보혁갈등이라 할 수 있다.
 
* 복잡다기한 한국의 보혁갈등
-민주화 과정의 특정인물과 특정정당·지역에 대한 선불호도,
친북·반북과 반미·친미의 대립 극렬
 
반면 한국 보혁갈등은 복잡, 다기하다. 요미우리가 지적한 바와 같이 민주화의 부작용이라 볼 수 있는 반일민족주의와 정부의 대중영합이 그런 갈등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에서 파생된 특정인물과 특정정당·지역에 대한 선불호도가 극렬하다. 남북 분단으로 친북·반북, 반미·친미의 대립도 있다. 일본과는 다른 차원의 다종교국가에서 세력이 강한 개신교, 가톨릭, 불교 간의 물밑 경쟁도 갈등의 한 몫을 하고 있다. 정치권력과 계속 밀착, 소외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교 안에서도 친미·반미 등 보혁갈등이 생겨나 전반적인 사회의 진영갈등을 부추기는 셈이다.
 
이러한 복잡다기한 진영다툼에는 감정적·비논리적 생각과 행동이 만연되어 있다. 각 진영 당사자들은 민주화·산업화에서 치열하고 극단적인 과정을 겪었기에 자신들이 가장 논리적, 합리적이며 옳다는 생각이 깊이 잠재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과 논쟁이 발전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말로는 각자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진영의 이익이 우선이다. 발전적 갈등과 논쟁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진영을 앞세울 때는 상대 진영에 대한 비논리적,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게 마련이다. 마치 일본을 공동의 적으로 만들 때 동원하는 무조건적이고 감정적인 공감대 형성과 같은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발전적 논쟁과 갈등을 위한 처방이 필요할 때이다. 현 대한민국 상황에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복잡다기한 보혁, 진영, 이념을 규합할 국가적 지도자가 등장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시민의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그러한 지도자와 시민의식이 대두되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진영의 이념과 이익에 앞장서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언론으로선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그런 행태로 생존해 왔다. 언론은 자기 진영의 이념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는 확신을 견지하기보다 국가와 사회, 국민의 분열· 갈등해소를 우선으로 해야한다. 그것이 정론지의 역할이다.
 
그리고 과거와는 달리 그런 정론지의 등장을 요구하고 있고 언론풍토도 생존을 보혁 양자 택일의 시대로 결정해야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시민의식이 어느 정도 성숙되고 사회분위기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치, 종교, 사회의 극단적인 진영다툼엔 이제 국민들이 넌더리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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