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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에 멍드는 대한민국…대부분 지인에 속아 '가슴앓이'
깊어지는 사회불신…강력범죄보다 가볍게 봐선 안돼…타인·국가신뢰도 OECD하위권
기사입력: 2018/04/13 [14:21]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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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을 꿈꾸던 L(59)씨는 2012년 2월 평소 잘 아는 A씨한테서 돈을 뜯어내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국방성에 자금을 조달하던 외국인 사업 파트너 제프리가 병원 치료를 받으려고 한국에 왔다”며 “병원비를 대신 내주면 (높은 이자까지 쳐) 갚아주겠다”고 꼬드겼다. 이 말을 철석같이 믿은 A씨는 6차례에 걸쳐 1940여만원을 선뜻 건넸다.

L씨는 두 달 뒤 다시 A씨에게 접근해 “제프리의 호텔 숙박비가 필요한데 우리가 사용하는 계좌가 세계은행에서 보증하는 특수계좌라 인출이 쉽지 않다”며 1420여만원을 받아 갔다.

사기라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 A씨는 “미국 CIA(중앙정보국)가 테러집단인 알카에다 자금으로 의심해 묶어둔 자금을 풀려면 돈이 필요한데 다시한번 빌려주면 그간의 빚을 다 갚아주겠다”는 이씨의 말에 속아 3870만원을 더 뜯겼다. 이러한 사기행각을 펼치다 수사기관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L씨는 지난 3월29일 벌금형(1000만원)을 받았다.    

4월8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2년 사기범죄 피해 추정 사례는 33만8519건에서 2014년 34만7781건, 2016년 51만5256건으로 껑충 뛰었다. 2016년 기준 사기 피해 추정 총액만 2조3804억여원에 달한다. 사기 피해자가 뜯긴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비율은 2014년 91.44%에서 2016년 83.34%로 하락세이나 여전히 피해자 대부분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평소 잘 알거나 믿을 만한 사람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의 경우 마음의 상처가 깊고 세상 자체를 불신하기도 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최수형 박사는 “지인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다른 범죄 피해자와 달리 ‘내가 그 사람에게 속았다’는 자책감이 커서 정신적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나 비난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기범죄를 강력범죄보다 결코 가볍다고 여겨선 안 된다는 것이다. 사기 피해자가 자책감이 지나치면 우울증에 따른 극단적 선택과 심지어 강력범죄에 손을 댈 수도 있어서다. 전문가들이 개인끼리나 국민과 국가 간 불신이 팽배한 우리 사회의 고질병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6년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상’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통합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타인 신뢰도’에서 우리나라는 35개 회원국 중 23위에, ‘정부 신뢰도’는 33개국 중 29위로 최하 수준이었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 세상… 58%가 ‘사탕발림’에 속았다    

불법 금융다단계에 빠지거나 계주가 달아나거나, 믿고 돈을 맡긴 사람이 ‘배 째라’ 식으로 나오거나….한국 사회에서 금전 문제로 속이고 속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금전 사기 피해자 10명 중 7명가량(66.2%)이 친구나 선후배, 친·인척 등 지인에게 당했다. 꼭 돈문제가 아니더라도 ‘관계의 신뢰’를 아무렇지 않게 무너뜨리는 사기 행각도 빈번하다.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게 예사인 정부나 정치권이 대표적이다.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방심하다 뒤통수 맞기 십상인 나라다. ‘사기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결국 가까운 사람조차 함부로 믿지 못하는 ‘불신의 시대’를 조성한다. 그만큼 사기 방지를 위한 이중 삼중의 각종 잠금장치를 만드느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치솟게 된다. 전문가들은 사적 영역의 경우 ‘인정’에 의존한 거래 관행에서 탈피하고, 공적 영역은 리더십의 신뢰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아는 사람의 그럴듯한 말솜씨에 주의하세요”

4월8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사기 피해(추정) 건수는 2012년 33만8000여건에서 2016년 51만500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피해 총액(추정)은 같은 기간 3조9291억원에서 2조3804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소액 피해자가 많았다는 뜻으로 저소득층과 서민들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2016년 기준으로 사기수법을 보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의 비율은 33.8%에 불과했다. 반면 친구와 선후배 등 지인에게 당했다는 피해자가 57.1%로 가장 많았고, 친·인척에게 속았다는 피해자도 9.1%였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이들 피해자 중 상당수(58.3%)는 특히 ‘그럴듯한 말솜씨’에 속아 넘어갔다. 이 수법에 당한 사람의 비율은 2012년 43.3%에서 4년 만에 15.5%포인트나 높아졌다. 반면 한때 기승을 부린 보이스피싱 사기범죄에 당한 사람의 비율은 같은 기간 16.6%에서 8.2%로 반토막 났다. 

보이스피싱 등 신종 사기수법에는 나름 경계를 하면서 평소 아는 사람의 그럴듯한 제안에는 솔깃한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게다가 상대방을 믿고 차용증 등 법적 효력이 있는 증빙서도 없이 돈을 꾸어줬다가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규정이나 원칙에 따른 계약 대신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관계기반 계약문화’를 원인으로 꼽는다.고려대 김윤태 교수(공공사회학)는 “서양은 법률적 문서를 통한 ‘형식적 계약’을 하지만 우리는 인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적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기적·경제적 이익을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관이 확산된 지금은 장기적 인간관계를 추구하던 과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즉 개인 간 사회적 관계의 깊이와 수준이 갈수록 얕고 낮아지는 ‘저(低)신뢰 사회’에선 사람들이 입으로 한 약속을 무겁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풍토 속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사기 범죄자 수도 2000년 5만275명에서 지난해 6만8000명선으로 급증했다. 한 전직 대법관도 “금전 거래를 함에 있어 교과서대로 하지 않고 이른바 ‘유도리’(융통성) 있게 하자며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는 문화가 결국 사기 범죄를 양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어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대통령 등 지도층과 공적 영역의 신뢰 위기부터 극복돼야

지난 4월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 대법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판결 선고 장면은 박 전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혐의에 대해 철저히 거짓말로 일관해왔음을 확인시켜줬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권력 상층부에서 붕괴된 신뢰는 온 국민을 자괴감에 빠뜨렸다. 이는 경우에 따라 사회에 도덕적 해이 현상을 부추기기도 한다. 서강대 전상진 교수(사회학)는 “아는 사람에게 사기를 당하면 결국 세상에 대한 신뢰를 더욱 잃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사람에 대한 신뢰와 제도에 대한 신뢰 중 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것은 결국 후자”라고 강조했다.전 교수는 “수사와 재판을 받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야말로 사회적 신뢰 파괴의 전형”이라며 “권력자가 점점 더 커지는 힘에 비례해 책임지지 않는 상황, 책임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상황이야말로 개인 간 신뢰 회복에 앞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찬희 서울변호사협회장도 “사기 범죄자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중형을 선고받아 마땅하지만 사기로 가로챈 돈으로 전관 출신 등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해 집행유예로 나오는 모습을 종종 본다”면서 “결국 국민도 반감을 갖고 좌절하다가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사기도 중형 선고 내려 발 못 딛게 해야”    

사기 범죄는 사회 각 구성원 간 믿음을 토대로 형성되는 무형재산인 ‘사회적 자본’을 저해하고 각종 불필요한 점검 절차를 늘린다. 사회 체제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신이 팽배한 ‘저신뢰 사회’가 조성된다. 이를 해결하려면 사기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요행을 바라는 사회 풍조가 사라지도록 공권력과 언론 등 사회의 각 기능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기 범죄를 근절하고 신뢰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선 사회의 각 주체가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우선 사기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개선해야 한다. 이찬희 서울변호사협회장은 “남의 돈을 뜯어내 부(富)를 축적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법원이 중형을 선고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국가가 정당하게 벌어들인 근로소득으로 충분히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사기 범죄가 발 딛지 못하는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민생과 사기 사건을 해결해주는 검사가 주목받고 존중받아야 하는데 정작 그들은 좋은 대접을 못 받고 화려한 사건을 다루는 특수부만 주목받는 현실이 개선돼야 한다”며 공권력의 ‘제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경제적 신분제도가 고착화하면서 건전하지 못한 경제 환경이 조성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무리를 하게 된다”며 “이 틈을 타 사기꾼이 끼어드는 것인 만큼 요행을 바라는 풍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서강대 전상진 교수(사회학)는 “입법·사법·행정 등 공권력과 학계, 언론이 제 기능을 해야 사회적 자본이 고갈돼 일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걸 줄일 수 있다”며 “법과 제도, 공권력의 신뢰를 높인 뒤 서로 믿으라고 해야지, 무작정 믿으라는 건 종교인의 방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려대 김윤태 교수(공공사회학)는 “국가 주도 투자뿐 아니라 시민 각자의 노력도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시민사회단체(NGO) 등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동체를 구성하고 제도나 문화를 고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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