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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岩 칼럼
“新북방정책, 러시아 극동개발과 접목해 외교안보 활로 열어야”
문재인정부, 냉전 잔재 극복에 초점… 주변국에 밀리지 않을 전략 필요
기사입력: 2017/09/23 [09:54]  최종편집: ⓒ 매일종교신문
문윤홍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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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구상’은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동북아 평화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긴요하다.

9월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극동러시아 개발과 동북아 평화구상’을 주제로 세계일보가 주최하고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2017 세계평화포럼’에서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의 신(新)북방정책과 러시아의 극동 개발 정책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장차 한국의 외교안보 활로(活路)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김석환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는 “과거 북방정책이 막혀있는 장벽을 뚫고 냉전을 극복하는 것이었다면, 문재인정부의 신북방정책은 냉전의 잔재물이 21세기 발전과 통합을 가로막는 문제를 극복해나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심은 러시아 극동과 한반도 동북부, 북한이지만 여기에 초점을 맞추기에는 현재 안보적 상황에서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중간 단계의 우회로를 여럿 만들 필요가 있다”며 “우회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중시해야 할 지역이 바로 러시아극동, 시베리아, 북극, 유라시아 공간”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앙일보 모스크바 특파원과 국제부장, 국무총리실 공보수석,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등을 역임했다.

▲ 기조발제를 하는 김석환 한국외대 초빙교수     

김 교수는 “한국이 신북방정책을 통해 유라시아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동성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도록 유라시아 지역 주변의 변화 흐름을 타고 주변국의 유라시아 전략에 밀리지 않도록 우리의 전략을 좀 더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기 임기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동방 중시 정책에 대해 국내 연구자들은 신동방정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러시아의 극동 개발은 최근 5년간 내부동력만이 아닌 대외협력을 전제로 하고, 연방법에 근거해 연방 차원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훨씬 강한 강도와 넓은 범위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극동 지역에서의 신동방정책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실크로드) 전략과 연계하는 한편 영토분쟁이 있는 일본과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유라시아 지역과 한국의 상호 의존성을 크게 증대시켜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무역 볼륨(규모), 인프라 투자에 있어 한국의 역량은 (중·일에 비해) 한계가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역사와 기술, 지식, 문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힘이 바로 우리가 주변 국가인 중국이나 인도, 일본의 유라시아 전략과 비교할 때 아주 강력한 강점”이라며 “이 부분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정토론자인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전 주러시아 대사)은 “대한민국 외교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이 노태우정부의 북방정책”이라며 “이 정책을 통해 옛 소련과 수교함으로써 비로소 우리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냉전 시대에는 한국이 글로벌 국가가 되는 데 제약이 있었는데, 북방외교의 성공으로 중·러의 문이 열려 세계화를 추진했고 이는 대한민국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김 교수의 발제와 관련해 △박근혜정부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문재인정부의 신북방정책의 비교 △북방경제협력위원회 활동에 대한 전망 △러시아의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한 평가를 주문했다.

▲ 지정토론자로 나선 정태익 전 주러시아 대사    
                                                                 
김 교수는 이에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의 정책은 동일 공간을 정책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나 계획의 실천 의지에서는 차이가 있다”며 “현정부의 신북방정책 추진 의지는 이전 정부보다 굉장히 강하고 특히 최종 결정권자(박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의지 차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 대해서는 “중·러, 러·일과 비교할 때 한·러 간에는 그동안 특별한 정례 조직이 없었다는 점에서 위원회 출범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며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출범으로 격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북핵 접근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설계자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 체제의 절대 수혜자여서 북한 핵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며 “다만 북한 붕괴로 러시아 인접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익 계산에 따라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駐韓) 러시아 대사도 이날 막심 볼코프 부대사가 대독(代讀)한 축사를 통해 북핵 불용 원칙을 밝히면서도 제재·압박 일변도 해법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티모닌 대사는 “감정적으로 북한을 코너로 몰아붙이기만 할 게 아니라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더 침착하게 행동하고 긴장이 고조되는 단계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현섭 한양대 교수 “중소·중견기업 진출시켜 극동개발 성과 내자”
‘한·러 경협’ 활성화 전략- 의료·관광 등 단기성과 기대… 농수산물 가공도 잠재력 주목


“중견·중소기업이 진출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에는 ‘기회와 협력의 땅’, 러시아에는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지역’이 될 극동러시아 개발의 성공 전략은 무엇일까.  한국·러시아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의 진출을 적극 지원해 결국 동북아 평화 구상으로 이어질 극동러시아 개발에서 성과를 확보하자는 지적이 나왔다. 

▲ 세계일보가 9월20일 ‘극동러시아 개발과 동북아 평화구상’을 주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2017 세계평화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변현섭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교수, 이무용 이안R&D 회장, 황규철 에코넷홀딩스 상무, 나희승 한국유라시아학회 회장, 김석환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전 주 러시아 대사).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변현섭 연구교수는 9월20일 세계일보 주최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2017세계평화포럼’에서 한·러 간 중장기 경제협력 로드맵 등 7개 정책 제언과 함께 4개 협력 가능 분야를 제시했다. 극동지역 진출은 한국보다 늦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 중국의 경협 사례도 소개됐다. 두 나라의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건설 및 투자 진출과 연계할 수 있는 중간재 분야, 이 중에서도 단기 성과를 기대할 만한 분야로 4가지가 꼽혔다. 먼저 의료 분야의 경우 “극동지역은 러시아에서도 벽촌”(김석환 한국외대 초빙교수)이기 때문에 한국행 의료관광이 활발한 상황이고, 이는 결국 의료 소모품의 현지 제조 및 의료기기 생산 등 연관 산업으로 투자와 수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진단됐다. 일본 JGC사는 최근 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극동개발공사와 4400만루블(약 8억5000만원) 규모의 재활센터 건설 협정을 체결했다.

특히 농산물 생산·가공은 양국 간 경협이 절실한 분야이다. 변 교수는 “한국의 식량안보 차원, 러시아의 곡물 수출 확대 정책을 고려할 때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2020년까지 연간 곡물 수출을 3500만∼4000만t으로 두 배 확대할 계획이다. 연해주 및 하바롭스크의 경우 우유 자급률은 22%와 10%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산물 가공·양식업은 잠재력이 주목된다. 극동 해안의 경우 원시시대의 청정함을 유지하는 최적지가 200만㏊에 이르며, 이 중 양식장으로 사용 중인 면적은 1%(2만㏊)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올해 이 면적의 30%를 경매 형식으로 투자가들에게 배분했으며, 나머지는 2018∼2019년 배분할 예정이다. 변 교수는 “한국은 수산물 가공품 매출 비중은 높지만 자급률이 낮다”면서 “명태, 새우, 연어 등의 가공 생산 투자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 분야에서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극동지역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관광법 개정안이 지난 7월 상·하원을 통과했다. 2016년 기준 중국 관광객이 40% 이상 증가했지만, 호텔 객실 부족분은 1만실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네스코 선정 ‘러시아 10대 자연관광지’ 4곳이 극동지역에 위치한다. 변 교수는 “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중국은 총 1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투융자펀드에 합의했고, 일본도 우리보다 40개 많은 56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면서 “중소·중견기업 진출을 위한 정부 지원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이무용 이안R&D 회장 “러시아, 자원개발 인력 부족…기회의 나라”
 
“러시아는 그야말로 기회의 나라이다. 그 많은 자원을 개발할 인력이 부족하다.”

자원개발기업 이안R&D의 이무용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러시아에서 광산을 개발하며 느낀 점을 소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장은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중국 민족을 극히 꺼린다. 자국에 진출하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거꾸로 우리에겐 러시아와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 부랴티아 공화국 사람들이 끈끈하게 밀어줬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 주제발표를 하는 이무용 이안R&D 회장  

이안R&D는 1999년 바이칼 호수 약 68%를 포함하고 있는 부랴티아 공화국 무이스키 주정부와 함께 현지 법인 ‘비치나’를 설립하며 현지 사업을 시작했다. 2001년에는 러시아 중앙정부에서 진행한 백옥 채굴 입찰에서 러시아와 중국 기업을 제치고 2021년 3월까지 백옥을 채취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했다.  이 회장은 “러시아 사업은 대자연과의 사투로 요약할 수 있지만, 법과 관습을 잘 이해하고 언어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확보해 현지화하면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규철 에코넷홀딩스 상무 “목표 확실히 세워 끈기있게 밀고 나가야”

“모스크바에는 두 개 중요한 건물이 있다. 크렘린궁전과 성(聖)바실리 대성당이다. 러시아 사업의 힘든 점을 표현할 때 이 두 가지를 든다.”  건강식품기업 유니베라의 농장을 관리하는 에코넷홀딩스의 황규철 상무는 이날 포럼에서 이같은 표현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속을 모르겠다고 할 때 쓰는 표현이 크렘린 궁이고 성 바실리 성당은 지붕이 양파처럼 생겼는데 까도 까도 잘 모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우리 영농기업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연해주에 진출했다. 지금은 에코넷홀딩스 등 7개 기업이 2만2000㏊를 경작하면서 콩과 귀리, 옥수수를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유니베라의 전신인 남양알로에는 1999년 연해주 하롤지역에 진출해 특용작물과 콩 등 일반작물을 재배했다.
▲ 기조발표를 하는 황규철 에코넷홀딩스 상무  
 
황 상무는 러시아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해 ‘러시아엔 길이 없다, 방향만 있다’는 러시아 속담과 함께 “러시아엔 잘 닦인 길은 없지만 인내심과 끈기를 갖고 나아가면 길은 만들어진다”면서 “러시아의 잠재력 속에서 어떤 사업이 우리에게 적합한지 목표를 확실히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에 대한 러시아의 시각은 매우 현실적”이라며 “철도, 송유관, 가스관 등 남·북·러 협력사업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문윤홍·시사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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